비명계 4인 ‘원칙과 상식’ 모임 출범···“이재명 방탄 그만·강성 팬덤 결별해야”
민주당 혁신을 위한 플랫폼 될까
비이재명계(비명계)로 분류되는 더불어민주당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이 4일 ‘원칙과 상식’이란 이름의 모임을 출범했다. 이들은 민주당이 강한 야당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이재명 대표 방탄 정당 탈피, 강성 팬덤 정치와의 결별 등을 꼽았다. 이 모임이 소수 비명계 의원들의 세력화란 평가를 넘어, 민주당 혁신을 요구하는 당 안팎의 목소리를 모아내는 ‘혁신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들은 당내 투쟁을 목표로 제시하며 탈당에는 선을 그었다. 다만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탈당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관측도 있다. ‘원칙과 상식’이 출범한 이날 곧바로 친이재명계(친명계)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네 명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는 대한민국 정치에 원칙과 상식을 다시 세우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민주당의 정풍운동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이 민생·미래·민주주의의 3대 위기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민심이 윤석열 정권을 떠났지만 민주당으로 모이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들은 “이렇게 가다가는 내년 총선도 비호감 총선으로 갈 것이고, 누가 이겼는지 모르는 무승부 총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면 결국 윤석열 정권 심판은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 지도부에 민주당 변화를 위한 3가지 방안으로 도덕성 회복, 당내 민주주의 회복, 비전 정치 회복을 제시했다. 도덕성 회복의 구체적 방법으로 “대표 개인의 사법 방어에 당을 동원하는 방탄 정당,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돈봉투 사건, 코인 사건 등 민주당의 도덕성을 훼손한 사건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따라 조사하고 단호하게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내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선 “강성 팬덤 정치와 과감하게 결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성 지지층과 강성 유튜브를 멀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원욱 의원은 “이 과제와 관련해선 이재명 대표가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며 이 대표의 ‘재명이네 마을’(이 대표 팬카페) 이장직 사퇴, 강성 유튜버 채널에 정치인 출연 금지 조치를 예로 들었다.
당 변화의 기간으로는 한 달을 제시했다. 김종민 의원은 “내년 1월부턴 총선 선거운동 체제로 돌입하기 때문에 한 달 정도 민주당에 시간이 더 있다”면서 “그 한 달 동안 우리가 변화를 결단해야 한다. 결단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 국민들이 결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당 변화를 추동하기 위한 본격적인 세력화도 예고했다. 이들은 “흩어져있는 의견들을 모으고, 민주적 토론을 만들고, 패권주의로부터 개인과 소수의 의견을 보호할 것”이라며 “작은 목소리로 시작하지만 많은 지지와 응원이 이어져 큰 물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종민 의원은 “우리 네 명 의원뿐 아니라 네 명의 의원들과 뜻을 같이하는 40~50명의 의원들이 있다”며 “이런 에너지들을 모아서 우리당을 바꿔내는 데 전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탈당 가능성에 대해 윤영찬 의원은 “탈당 부분에 대해서는 (넷이서) 얘기해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비명계 모임이 아닌 혁신계 모임이라고 강조했다. 불필요한 계파갈등만 야기하는 ‘친명 대 비명’ 프레임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이원욱 의원은 “우리들을 더이상 비명계라고 부르지 말아달라. 혁신계로 부러달라”면서 “개인 누구를 반대해서 발언하고 하는 것이 아니고 민주당의 혁신과 결합, 총선 승리의 동력 만들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 주류 측에서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친명계 우원식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친명, 비명이 따로 있을수 없고, 폭주하는 윤석열 정부와 맞서 싸우는데 친명, 비명이 따로 있을 수 없다”고 적었다. ‘원칙과 상식’을 비명계 모임으로 규정하고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공천을 얻기 위한 연대라는 시선도 있었다. 한 친명계 의원은 “일단 뭉치는 게 안전하다고 보는 심리다. 무조건 공천 달라고 생떼 쓰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향후)탈당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친명계 의원은 “당에 남아 있으면 경선에서 질 것 같은데 그냥 탈당하면 욕먹을 거 아니냐”며 “‘내가 민주당에서 입바른 소리하고 민주당의 개혁 원했는데 나 같은 사람 징계했다. 어쩔 수 없이 나왔다’라는 명분을 쌓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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