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사 논란'에 가려진 김민재 '괴물 면모'... KIM, 유럽 5대리그 전진 패스 1위 "뮌헨의 비밀 플레이메이커"
[OSEN=노진주 기자] '혹사 논란' 중심에 있는 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이지만 현지에서 그의 능력을 의심하진 않는다. 기록이 말해주고 있다.
독일 'FCB 인사이드'는 15일(한국시간) "유럽 최고 기록! 김민재는 뮌헨의 '비밀 플레이메이커'"라며 그의 올 시즌 유럽 5대리그 최다 전진 패스 기록에 주목했다.
지난 시즌까지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뛰었던 김민재는 이번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독일 명문' 뮌헨으로 이적했다.
김민재의 이적료는 무려 5000만 유로(약 707억 원)에 달했다. 페네르바체(튀르키예)에서 나폴리로 이적하며 기록했던 2000만 유로(약 283억 원)에서 1년 만에 두 배 이상 뛰어올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파리 생제르맹,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 많은 팀이 김민재에게 러브콜을 보냈지만, 토마스 투헬 감독이 직접 움직인 뮌헨이 최후의 승자가 됐다.
나폴리 시절 김민재는 기복 없는 수비력으로 팀의 33년 만의 세리에A 우승에 크게 일조했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세리에A 35경기에 출전하며 나폴리의 리그 최소 실점(28골)을 이끌어냈다. 그는 리그에서 2골 2도움을 올렸으며 경기당 1.6회의 태클, 1.2회의 가로채기, 3.5회의 클리어링, 0.7회의 슈팅 블록을 기록했다.
김민재는 시즌 내내 보여온 꾸준한 활약으로 지난해 9월 세리에A 사무국 선정 이달의 선수상, 10월 이탈리아 축구선수협회 선정 이달의 선수상 영광을 안기도 했다.
또 그는 이러한 활약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지난 6월 이탈리아 세리에A는 2022-2023시즌 리그 최우수 수비수로 김민재를 선정했다. 2018-2019 시즌 처음 제정된 세리에A 최우수수비수 상이 우승팀 멤버에게 돌아간 첫 사례였다. 더불어 아시아 선수 최초로 김민재가 해당 상을 받았다.
김민재는 독일에서 적응기가 따로 필요없었다. 곧바로 뮌헨 핵심 수비수로 자리 잡았다. ‘파트너’ 다요 우파메카노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가 번갈아 쓰러져도 김민재만큼은 든든히 수비진을 이끌었다.
겹경사도 맞았다. 김민재는 프랑스 축구 잡지 '프랑스 풋볼'이 발표한 발롱도르 순위에서 22위에 올랐다. 최종 후보 30인 중 그는 전 세계 수비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축구계에서 김민재보다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수비수는 없단 뜻이다.
아시아 수비수가 발롱도르 최종 후보에 선정된 것만 해도 새로운 역사다. 역대 첫 사례다. 지금까지 발롱도르 후보에 올랐던 아시아 선수는 모두 공격수와 미드필더였다.
아울러 2002년 설기현, 2005년 박지성, 2019년과 2022년 손흥민에 이어 김민재는 4번째로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한국 선수가 됐다. 설기현과 박지성, 손흥민은 공격수 또는 미드필더로 현역 시절을 보냈다.
한국 외 1998, 1999년 일본의 나카타 히데토시와 2007년 이라크의 유니스 마흐무드도 발롱도르 후보로 이름을 올렸었는데, 두 선수의 포지션은 각각 미드필더, 공격수였다.
발롱도르는 2022년부터 시즌제로 바뀌었다. 평가 기준으로는 개인 성과가 가장 중요하며 소속팀 성과, 선수 클래스, 페어플레이가 그다음이다.
지난해 12월 김민재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서도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그는 부상으로 고생하기도 했지만, 단단한 수비로 후방을 지켰다. 그 덕분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했던 한국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포르투갈을 극적으로 잡아내고 16강에 오르며 '알 라얀의 기적'을 썼다.
뮌헨에서 김민재는 주전으로 뛰고 있다. 오히려 너무 많이 뛰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1’은 14일 "김민재는 중앙 수비수가 3명만으로 구성된 얇은 스쿼드를 가진 뮌헨에서 꾸준히 출전하는 유일한 선수”라고 현 상황을 꿰뚫었다.
그러면서 “(올여름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는 현재 분데스리가에서 990분 중 959분을 뛰었다. 챔피언스리그 4경기 전부 풀타임 출전했다”며 “(뮌헨으로 올 때) 김민재는 ‘안녕하세요. 민재입니다’라고 소개했지만 지금은 ‘안녕하세요. 저는 괜찮아요’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뮌헨이 치른 18번의 공식전 중 17경기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 중 라이프치히와의 슈퍼컵을 제외한 16경기에 전부 선발로 출격했다. 최근 14번의 경기는 전부 풀타임 소화했다.
체력적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김민재는 최근 실수를 연발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뮌헨과 FC 하이덴하임의 2023-2024 독일 분데스리가 11라운드 맞대결에서 김민재는 실점 빌미를 2차례나 제공했다.
하이덴하임과 경기에서 김민재는 집중력을 잃은 듯 보였다. 케인의 멀티골로 뮌헨이 2-0 앞서던 후반 22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하이덴하임의 에렌 딘키가 크로스를 올렸다. 이때 공은 김민재의 발 맞고 굴절, 박스 안쪽으로 흘러들어 갔다. 최종적으로 왼쪽으로 쇄도하던 팀 클라인디엔스트에게 연결돼 뮌헨은 추격골을 내줬다.
뮌헨의 두 번째 실점도 김민재의 실수가 빌미였다. 후반 25분 김민재는 수비 진영에서 판단 미스로 패스 실수를 저질렀다. 바로 앞에 있던 동료에게 빌드업 패스를 했는데 이를 상대팀 얀 니클라스 베스테가 가로챈 뒤 왼발 슈팅으로 뮌헨의 골망을 가른 것.
다행히 뮌헨은 이후 나온 하파엘 게레이로의 결승골과 에릭 막심 추포모팅의 쐐기골로 4-2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김민재 플레이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상당한 경기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김민재가 뮌헨 명성에 맞는 수비력을 보유하고 있단 사실엔 이견이 없다. 김민재는 부정할 수 없는 뮌헨 수비의 핵심이자 빌드업의 시발점이다. 공격 전개 시에도 그의 발을 거쳐 가지 않는 공은 많지 않다.
FCB 인사이드도 이 점을 무한 강조했다. 매체는 "뮌헨은 지난여름 김민재를 영입하면서 뤼카 에르난데스의 빈자리를 메꿨다. 그는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고, 뛰어난 클리어링 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젠 뮌헨의 '비밀 플레이메이커'로 발전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물론 김민재는 하이덴하임전에서 나쁜 패스로 동점골을 허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입생인 그는 최근 몇 달 동안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수비수임을 증명했다"며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 전문가들은 김민재가 올 시즌 들어 벌써 전진 패스 430회를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는 유럽 5대리그 소속 어떤 선수보다 많은 기록이다. 전진 패스는 공을 상대 골대 쪽으로 훨씬 더 가깝게 만드는 패스"라고 말했다. 혹사로 인한 실수가 최근 부각되고 있지만 김민재의 능력은 세계적인 수준임을 매체가 상기시켜 준 것이다. /jinju217@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SEN DB.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