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뉴스는 사장의 스케치북이 아니다” 들끓는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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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한국방송(KBS) 사장 취임 직후 단행된 프로그램 편성 삭제, 출연자 교체, '불공정 보도' 대국민 사과 등을 두고 한국방송 기자·피디들의 집단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박 사장의 일방적 대국민 사과에 이어 9시 뉴스에서도 같은 내용의 앵커리포트가 나오자, 한국방송 기자들은 구성원을 내팽개친 "사장의 보도개입"이라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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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한국방송(KBS) 사장 취임 직후 단행된 프로그램 편성 삭제, 출연자 교체, ‘불공정 보도’ 대국민 사과 등을 두고 한국방송 기자·피디들의 집단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보도본부와 라디오센터에서 새 수뇌부를 겨냥한 비판 성명이 게재됐고, 기수 성명도 등장했다.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지회는 16일 사내 게시판에 성명을 내어 ‘그간 한국방송의 공정성 훼손 보도’를 공개 사과한 ‘뉴스9’ 앵커 브리핑에 대해 “박 사장의 사과를 받아쓰기한 ‘주문 보도’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지회는 “내부 구성원과 협의 한번 없이 9시 뉴스를 사유화했다”면서 사쪽에 △앵커리포트 작성 경위 공개 △절차상 문제에 대한 사과 및 재발 방지대책 등을 요구했다.
앞서 박장범 뉴스9 앵커는 14일 앵커리포트에서 ‘고 장자연씨 사건 관련 윤지오 인터뷰’(2019) ‘채널에이(A) 검·언 유착 녹취록 보도’(2020) ‘오세훈 서울시장 내곡동 토지 보상 보도’(2021)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녹취파일 인용 보도’(2022)를 “한국방송의 보도 공정성을 훼손한 대표 사례”라고 소개하며 사과했다. 모두 이날 오전 박 사장이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불공정 편파 보도’ 사례로 거론한 기사들이다.
박 사장의 일방적 대국민 사과에 이어 9시 뉴스에서도 같은 내용의 앵커리포트가 나오자, 한국방송 기자들은 구성원을 내팽개친 “사장의 보도개입”이라며 반발했다. 한국방송지회가 수렴한 내부 의견을 보면 “해당 리포트의 기자나 데스크의 반론 기회가 상실됐다” “9시 뉴스는 사장의 스케치북이 아니다” 등 성토가 빗발쳤다. “새 사장에 대한 일말의 기대가 있었다”는 한 기자는 “시청자에게 무엇을 사과하는 방송인가, 쓰레기 같은 기자들 갈아치웠으니 걱정하지 말고 우리 뉴스 보라는 의미인가”라고 썼다.
15일에는 한국방송 38기(2011년 입사) 기자 14명이 ‘정파성은 누가 판단합니까’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이들은 성명에서 “‘대국민 사과’를 할 정도라면, 새 수뇌부가 보도본부 구성원에게 납득할 만한 이유를 먼저 제시해야 한다”며 “(보도의) 어떤 부분이 정파적이었는지, 그 근거와 판단 기준은 무엇이고, 누가 어떻게 정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박 사장 취임식 전후 이뤄진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교체에 대해서도 제작진들이 항의 목소리를 모았다. 한국방송 피디(PD)협회 소속 라디오피디 76명은 15일 비상총회를 열고 “신임 김병진 라디오센터장은 라디오 구성원들에게 폭압적 프로그램 변경에 대해 해명하고 책임지고 사퇴하라”라고 결의했다. 이들은 김 센터장이 제작 책임자와 실무자 간 협의를 명시한 한국방송 편성규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김 센터장은 정식 인사 발령이 나기도 전인 지난 12일 저녁 ‘주진우 라이브’ 제작진에게 주진우씨 하차를 통보하고 특집 프로그램 제작을 지시했으며, 13일 오전에는 ‘최강시사’ 진행자 교체(김기화 기자→전종철 기자)를 지시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1라디오 대표 프로그램 두 편을 삭제하면서 어떤 명분도 제시되지 않았고, 라디오 구성원들은 씻을 수 없는 상처와 모멸감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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