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만으론 한계" 무신사, 오프라인 참전 '포화 속으로'
온·오프라인 동일 혜택 차별화
"2025년까지는 IPO 계획 없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본격적인 오프라인 점포망 확대를 선언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시너지를 통해 미래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온라인과 동일한 고객 혜택을 제공하는 등 차별화도 내세웠다.
목표는 소비자 경험·접점 확대다. 패션은 직접 입어봐야 하는 특수성이 크다. 앞으로 자체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와 '플래그십 스토어(편집숍)' 두 축으로 매장을 늘려간다. 당장은 기반을 닦는데 집중하고 기업공개(IPO)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오프라인으로 영토 확장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을 내년 30개까지 늘리는 등 공격적인 오프라인 확장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 무신사 스탠다드는 오프라인 매장을 5개까지 열 계획으로 편집숍 역시 내년 3~4월 성수에 세 번째 개점이 예정돼 있습니다."
한문일 무신사 대표는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무신사 테라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성장하는 의류 브랜드는 오프라인에서 고객 접점과 경험을 확장하려는 수요가 많은데 이를 무신사가 해결해 가려는 것"이라며 "무신사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온라인에 머물지 않고 신성장 동력을 계속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신사는 지난 2021년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를 통해 오프라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2022년 강남, 2023년 동성로·성수를 잇따라 선보여왔다. 무신사 플래그십 스토어(편집숍)도 늘리고 있다. 지난 10월 대구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었고, 오는 17일 홍대입구역 '무신사 홍대'도 문을 연다. 내년 3∼4월께는 성수동에 세 번째 매장이 들어선다.
한 대표는 온·오프라인의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이젠 '무신사=온라인'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낸다는 목표다. 한 대표는 "고객이 오프라인에서 쇼핑을 한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무신사는 더 나은 서비스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동시에 신규 고객을 무신사앱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유입시킬 수 있겠다는 효과를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동일 혜택
실제로 이날 방문한 무신사 홍대 역시 이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곳은 1∼3층 총면적 463평 규모로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한 150여개 브랜드 상품을 직접 입어보고 구매할 수 있다. 홍대는 MZ세대 등 젊은 고객층이 밀집한 곳이다. 특히 관광특구에 자리잡고 있는 만큼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등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도 많다.
무신사는 오프라인에서도 온라인과 동일한 혜택을 제공한다. 고객은 매장 내 상품마다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온라인 기준 실시간 가격과 할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일반 매장들이 임대료 등 이유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격이 다른데 무신사 회원이라면 온·오프라인에서 동일한 가격에 상품을 살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무신사는 무신사 홍대를 기점으로 오프라인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온라인 쇼핑에서 제공하기 힘들었던 핏, 소재 등의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복안이다. 한 대표는 "그동안 다양한 패션 브랜드를 한곳에 모아서 볼 수 있는 오프라인 편집숍이 없었는데 이는 오프라인 진출을 추진하게 된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집중하는 '이유'
무신사가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확대하려는 배경은 온라인에 비해 더 큰 시장 규모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패션 카테고리 소매 판매액은 약 133조원으로 온라인 쇼핑 판매액 52조원에 비해 2배 이상 크다. 무신사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한 패션 브랜드들이 오프라인 진출에 대한 니즈가 크다는 점도 고려했다.
오프라인 확대는 무신사가 내부적으로 목표한 IPO와도 연관이 깊다. 시장에서 높은 몸값을 책정받기 위해선 여러 채널을 보유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거래액과 마진 등 실적을 개선시키는 것도 용이하다. 패션 업체들은 보통 PB 브랜드를 자체 플랫폼에서 팔 때 마진율이 가장 높아진다. 원가율을 낮춰 수익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특히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한 매출 수수료도 중요하다. 입점 브랜드 매출이 늘어날수록 무신사의 수수료 수입이 높아진다. 무신사가 오프라인 편집숍 확대를 외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무신사의 온라인 점유율은 50%가 넘어선 상황이다. 이미 사실상 과점이라는 의견이 많다. 온라인에선 더 이상 큰 성장세를 기대하기 힘들다.
다만 무신사는 당장 IPO를 추진하기보다는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는 "IPO는 기존 주주들의 투자금 회수 얘기를 빼놓기 힘든데, 현재 기존 주주들과 투자금 회수에 대한 이야기가 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2025년까진 IPO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로선 오프라인 공간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