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서 한국 탈락 시켰던 호주, APBC 첫 경기도 벼랑 끝까지 몰았다 [APBC]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3. 11. 16. 16: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WBC서 한국을 탈락시켰던 호주 야구 대표팀이 APBC 첫 경기서도 우리 대표팀을 벼랑 끝까지 몰았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APBC 2023 첫 경기에서 호주를 3-2로 눌렀다. 이로써 한국은 첫 승을 신고하며 기분 좋게 대회를 시작하게 됐다.

동시에 WBC 탈락의 아픔도 설욕했다. 올해 3월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차전 경기서 한국은 호주에 난타전 끝에 7-8, 1점 차로 석패를 당하면서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사진=WBCI
당시 호주전 패배는 치열한 승부 끝에 아쉽게 패했지만 결과적으로 1패 이상으로 치명적인 의미를 지닌 1패였다. 한국은 이후 조별리그 경기서 객관적 전력에서 약세였던 일본에게도 패하면서 2승 2패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반면 호주는 3승 1패로 4전 전승의 일본과 함께 2라운드에 진출했다.

당시 야구 역사상 첫 WBC 2라운드 진출이란 쾌거를 이끈 호주의 돌풍은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처음 맞붙은 APBC 1라운드 호주전에서 그 아픔이 다시 재현되는 듯 보였다.

한국은 투수 문동주(한화 이글스)와 더불어 김혜성(키움 히어로즈·2루수)-최지훈(SSG랜더스·중견수)-윤동희(롯데 자이언츠·우익수)-노시환(한화·1루수)-문현빈(한화·좌익수)-김도영(KIA 타이거즈·3루수)-나승엽(롯데·지명타자)-김형준(NC 다이노스·포수)-김주원(NC·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호주는 이에 맞서 리암 스펜스(유격수)-애론 화이트필드(중견수)-릭슨 윙그로브(1루수)-알렉스 홀(포수)-클레이튼 캠벨(3루수)-크리스토퍼 버크(우익수)-제스 윌리엄스(2루수)-미첼 에드워즈(지명타자)-브라일리 나이트(좌익수)로 타선을 구축했다. 선발투수는 우완 브로디 쿠퍼-바살라키스가 출격했다.

그리고 호주가 1회초 제구가 흔들린 문동주를 상대로 선취점을 냈다. 스펜스가 볼넷을 골라내며 물꼬를 텄다. 이어 화이트필드는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폭투를 틈타 스펜스는 3루에 안착했다. 이후 윙그로브의 볼넷과 홀의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연결된 2사 1, 3루에서 캠벨이 1타점 중전 적시타를 쳤다.

호주는 2회 초에도 나이트와 스펜스의 안타로 한국을 거칠게 압박했다. 하지만 윤동희의 훌륭한 3루 송구로 주자를 잡아내고 위기를 넘겼다. 오히려 초반 분위기를 호주가 주도하는 형국.

하지만 WBC와는 달랐다. 한국은 2회말 문현빈의 2루수 방면 내야 안타와 김도영의 유격수 땅볼에 이은 문현빈의 포스아웃, 나승엽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1, 2루에서 김형준이 1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다만 김주원의 볼넷으로 계속된 1사 만루에서는 김혜성(1루수 땅볼)과 최지훈(2루수 땅볼)이 모두 침묵하며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3회 말에도 무사 1,2루 찬스를 놓친 한국은 여러 차례 찾아온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서 1-1 동점 상황에서 어려운 경기를 끌고 갔다.

사진=AFPBBNews=News1
그러다 패배 위기까지 몰렸다. 6회 초 호주의 선두타자 홀이 문동주의 실투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남아가는 솔로아치를 그렸다. 다시 호주의 1-2 리드 상황이 되면서 자칫 또 한 번 석패를 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업습했다.

7회 말 1사 1,2루 기회서 문현빈이 병살타를 치면서 한국의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았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한국은 8회 말 김도영의 2루타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어 대타 박승규(상무)와 김형준이 각각 삼진, 유격수 땅볼로 돌아섰지만, 김주원이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리며 3루에 있던 김도영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그러나 곧바로 김주원이 견제사를 당하면서 이닝이 종료됐다.

2-2로 정규이닝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한 경기는 승부치기로 이어졌다. 그리고 연장 10회 초 정해영이 삼진과 행운의 병살타로 이닝을 막아냈고, 10회 말 노시환이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승부에 방점을 찍었다.

경기 내용 자체는 한국이 더 많은 기회를 잡은 게 사실이었지만 호주 역시 득점 기회가 적지 않았다. 호주의 일부 야수들의 실책이 자주 나오긴 했지만 계투작전을 쓴 호주의 마운드는 탄탄했고, 특히 공격력은 굉장히 매서웠다.

WBC에서도 주축 타자로 출전했던 선수들이 다수 APBC에서 출전하면서 순조로운 세대교체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을 다시 한 번 증명한 호주였다.

결국 승리가 중요했다. 호주전 승리로 1차전 패배 징크스를 이겨낸 한국의 입장에선 첫 단추를 잘 꿰고 17일 일본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호주라는 새로운 아시아의 라이벌이 등장했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1차전이기도 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