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반납' 독려했던 임종룡, 이번에도 깃발 들까

박은경 2023. 11. 1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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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금융위원장 시절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봉 반납을 바람직한 일로 평가했다.

당시 임 위원장의 청년 일자리 복지 당부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그 해 연봉의 30%를 자진 반납했다.

이어 농협금융지주와 BNK·DGB·JB금융지주 회장들도 줄줄이 연봉의 10~20%를 반납하고, 임원들도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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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장 시절 금융그룹 회장에 "바람직" 독려
은행들 "이자감면·원금삭감…남은 건 임금 반납뿐"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그간 금융회사들에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를 해왔는데 금융지주 회장 등이 자율적으로 연봉을 반납해 청년 일자리 마련 등의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2015년 9월 7일, 임종룡 금융위원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금융위원장 시절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봉 반납을 바람직한 일로 평가했다. 자발적으로 이뤄진 선행이라고 포장했지만, 당국의 당부는 곧 금융회사가 따라야 할 규제와 같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 요구는 법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당시 임 위원장의 청년 일자리 복지 당부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그 해 연봉의 30%를 자진 반납했다. 이어 농협금융지주와 BNK·DGB·JB금융지주 회장들도 줄줄이 연봉의 10~20%를 반납하고, 임원들도 뒤를 따랐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청년 일자리 창출과 상생금융은 사회 환원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비슷하다. 금융당국에서 사회 환원을 당부하는 모습도 판박이다. 금융당국과 금융지주회사에선 오는 20일 상생금융안 발표를 앞두고 함구령이 내려질 정도로 중대한 사안으로 취급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소비자보호처를 전면 개편해 힘을 실어준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통령께서도 신경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감독 당국도 상생금융 차원에서 소비자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각각 내놓은 1000억원 규모의 상생 금융안에 "정말 이 정도면 최대로 좋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며 "국민들이 썩 만족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노력)했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융권에선 이미 연초에 '돈 잔치' 비판에 임원과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연봉을 자진 반납하거나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1년 내내 정부와 정치권으로부터 두들겨 맞은 금융회사들은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들의 '통 큰 결단'이 필요한 시기라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거론된 단계는 아니지만, 상생금융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려면 (연봉 반납과 같은) 추가 액션이 필요한 것 같다"며 "이자 감면과 원금삭감마저 나온 마당에 연봉 반납 말고 무슨 카드가 남았느냐"고 말했다.

업계에선 상생금융에 가장 적극적인 우리금융이 깃발을 들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금융은 금융그룹에서 유일하게 상생금융을 위한 TF를 결성하는 등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다른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원금 삭감까지 했는데 연봉 반납은 못 하겠느냐"며 "임 회장이 9년 전 했던 것, 두 번 못 할 것 없다"고 촌평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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