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이건 국산” 車 자랑에... 바이든 “내 캐딜락과 비슷하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15일(현지 시각) 정상회담을 마치고 떠나면서 자신이 타고 온 중국산(産) 의전 차량을 소개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중국 자동차의 품질을 자랑하며 미국의 기술 봉쇄가 자국의 산업 발전을 막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중국 CCTV가 공개한 영상에서 시진핑은 회담장 앞으로 배웅 나온 바이든에게 “나는 우리의 이런 관계가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바이든은 “나는 동의한다”고 짧게 대답했다. 바이든은 이어 시진핑의 의전 차량을 보며 “차가 멋지다(It’s a beautiful vehicle)”라고 칭찬했다. 시진핑은 “이건 내 훙치(紅旗) 차, 국산이다”라고 대답하며 수행원에게 차 문을 열어 바이든에게 보여주라고 지시했다. 바이든은 차량 내부를 들여다본 뒤 감탄하며 “이 차는 저기 있는 내 캐딜락(미국 1위 완성차 업체인 GM의 자동차 브랜드)과 비슷하네”라고 말했다. 또 시진핑과 악수하며 “내 차의 이름이 뭔지 아느냐. 야수(beast)라고 불린다”라고 말했다. 이후 두 정상은 서로에게 “고맙다 내일 (APEC 정상회의에서) 보자”라고 인사하며 헤어졌다.
시진핑이 바이든에게 소개한 의전 차량은 ‘중국의 롤스로이스’라고 불리는 훙치의 최고급 모델 ‘N701′이다. 훙치는 중국의 국영 자동차업체인 이치(一汽)자동차가 생산하는 브랜드다. 이름의 뜻은 ‘붉은 깃발’이고, 로고의 한자는 마오쩌둥이 직접 썼다. 1958년 마오쩌둥의 지시로 구소련의 기술 지원을 받아 처음 생산됐고, 이후 중국 권력자들이 애용하는 국산차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무겁고 연료 소비가 많다는 단점이 있지만, 중국 내에서는 외국 브랜드가 점령한 고급차 시장을 공략할 카드로 각광 받고 있다.
특히 이날 시진핑이 소개한 ‘N701′ 모델은 중국에서 매년 단 5대만 생산되는 최고급 모델이다. 5억7000만위안(약 1100억원)을 들여 방탄·방포 차량으로 개발됐다. 시진핑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20국(G20) 정상회의에서도 이 차를 이용했다.
한편 중국의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의 성공으로 빠르게 세계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2021년 한국을 제치고 처음 세계 3위를 차지했고, 지난해엔 독일을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섰다. 올해는 부동의 자동차 수출 1위였던 일본마저 제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집계에 따르면, 1~8월 중국 자동차 수출은 약 321만대로, 작년 1·3위였던 일본(277만대)·독일(207만대)을 압도적인 격차로 따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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