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에 나타난 엔씨 김택진 “새로운 장르 도전” [지스타 2023]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송경은 기자(kyungeun@mk.co.kr) 2023. 11. 16. 1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스타 2023 현장 리포트
‘리니지 라이크’ 일변도 탈피 나선 게임 업계
콘솔 등 플랫폼 다변화, 다양성이 韓게임의 힘

16일 오전 개막한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G-STAR) 현장을 찾은 엔씨소프트 창업주 김택진 대표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아니라, 새롭게 도전하는 장르로 플레이어를 만나러 왔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지스타 개막식이 끝난 뒤 엔씨소프트 부스를 방문해 즉석에서 현장 간담회를 열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인사말에서 “8년 만에 지스타에 출전한 거라 혹시 부족한 게 없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며 “어젯밤 늦게도 있었고, 새벽에도 직접 나와 하나하나 살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엔씨소프트가 그간 해온 노력에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무척이나 궁금하다”고 말했다.

지스타 현장에서는 2015년 이후 8년만에 지스타 무대에 돌아온 엔씨소프트에 관심이 집중됐다. 김 대표는 “게임이 발전 중인데, 여기서 엔씨가 역할을 할 수 있는 장르를 찾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16일 오전 지스타 엔씨소프트 부스를 찾아 발언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8년만에 지스타에 돌아온 엔씨
엔씨는 올해 참가사 중 최대인 200부스 규모로 게임 사용자들과 스킨십에 나섰다. 특히 그간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장르를 포함해 신작을 7개나 들고 나왔다.

MMORPG와 슈팅게임을 혼합한 게임 장르인 ‘루트 슈터’ 장르의 게임 ‘LLL’을 비롯해 처음 선보이는 실시간전략시뮬레이션(RTS)게임 ‘프로젝트G’, 퍼즐 장르인 ‘퍼즈업 아미토미’, 난투형 대전액션 게임 ‘배틀 크러쉬’,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BSS’ 등이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LLL 등 콘솔 시장을 중심으로 MMORPG가 아닌 MMO 슈팅에서 어떻게 보여드릴 수 있을지 찾아보고 있고, 배틀크러쉬, BSS 통해서는 무겁지 않고 캐주얼한 장르로 다가가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 이용자도 새로운 세대가 뜬다
엔씨가 출시하는 게임들의 목표 연령층에 대해 김 대표는 “게임 고객은 새로운 제너레이션이 들어오는 것 같다”면서 “서브컬처 등 소외되었던 장르가 메인으로 바뀌어오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플레이어가 원하는 바가 바뀌고 있기 때문에, 우리 개발도 그런 방식으로 바뀌고있고, 그 부분을 새롭게 선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유저들의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키는 것이 전체 게임산업을 풍성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16일 오전 지스타 엔씨소프트 부스를 찾아 발언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일례로 일본 애니메이션풍의 소녀 캐릭터를 내세워 세계관을 만든 ‘서브컬처’ 장르의 게임은 올해 행사에서 완전히 주류로 떠올랐다. 서브컬처는 특정 마니아층만을 타깃으로 했지만 최근엔 동아시아에서 가장 인기있는 게임 장르로 주목받고 있다.

넷마블은 콘솔과 PC를 기반으로 한 오픈월드 게임인 ‘일곱 개의 대죄:오리진’ 등 신작 출품 라인업 3종 중 2종을 서브컬처 작품으로 꾸렸다. 또 7년 만에 지스타에 참가한 웹젠은 서브컬처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스타 조직위는 서브컬처 열풍에 ‘지스타 서브컬처 게임 페스티벌’을 올해 처음 열었다.

벡스코 컨벤션홀 그랜드볼룸을 전용 무대로 각종 서브컬처 게임 관련 전시가 가득 채워졌다.

‘다양성’ 강화된 지스타2023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에서는 내년도 세계 게임 시장 트렌드를 미리 읽을 수 있는 장소다. 한국 최대 규모의 게임쇼이지만 ‘국내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지스타는 올해 행사 외연과 출품작 등 콘텐츠 다양성에서 크게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실적 악화에 직면한 국내 게임사들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와 같은 특정 장르와 모바일 플랫폼 일변도에서 탈피를 선언하는 무대로 지스타를 택하면서 일어난 변화다.

지난 수년간 행사 참여에 소극적이었던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올해 작심한듯 다양한 장르의 신규 지식재산권(IP)을 무더기로 쏟아내며 ‘신작 쇼케이스’를 벌였다. 특히 신작 출시에 앞서 보안 유지에 철저했던 게임사들은 그간의 기조를 버리고 사용자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였다.

다변화가 살길, 콘솔 플랫폼 강화
게임사들은 지스타를 반전 무대로 삼고 있다. 그간 한국 게임업계는 특히 사실상 내수 시장에 초점을 맞춘 MMORPG 장르와 북미와 유럽 등 ‘빅마켓’ 시장이 작은 모바일 플랫폼에 매몰돼 글로벌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리니지라이크’ 게임들에 대한 이용자들의 피로도가 쌓이면서 게임산업 자체가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는 상황까지 왔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번 지스타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해외 메이저 게임쇼처럼 콘솔 플랫폼 게임이 대폭 늘어났다는 것이다.

콘솔게임은 그간 한국에서 ‘불모지’로 여겨졌는데 이제 옛말이 됐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전체 출품작 중 4개의 게임이 모바일이 아니라 콘솔을 메인 플랫폼으로 개발됐다.

엔씨소프트는 ‘배틀크러쉬’를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으로 시연했다. 라인게임즈는 에픽게임즈 부스를 통해 개발 중인 신작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을 닌텐도 스위치로 선보였다. 9년 만에 지스타 무대에 복귀한 스마일게이트는 흥행작인 ‘로스트아크’의 모바일 버전을 최초로 공개하고 현장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연대를 마련해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지스타, 세계적 게임쇼 성장 토대 마련할까
지스타 조직위는 올해 슬로건을 ‘시야를 넓혀라(Expand your Horizons)’로 정했다. 실제로 올해 행사는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의 신작이 공개돼 예년에 비해 볼거리가 훨씬 풍성해졌다.

게임사 뿐 아니라, 네이버, LG유플러스 등 정보기술(IT)업체들까지 지스타에 참여하면서 외연도 확장됐다.

지스타2023로고.지스타조직위
지스타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지스타에는 총 42개국에서 1037개 기업이 참가했다. 벡스코 제1전시장 전관과, 제2전시장, 야외 공간 등을 사용한 행사장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3328개 부스가 빼곡히 들어섰다. 지난해 일시적으로 축소됐던 야외 전시 또한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이미 규모 측면에서는 독일 ‘게임스컴’과 미국 ‘E3’, 일본 ‘도쿄 게임쇼’ 등 세계 3대 게임쇼에 버금가는 수준까지 성장했고, 주요 게임사들이 대거 참가하면서 콘텐츠 측면에서도 발전을 이뤘다는 분석이다.

해외 업체들이 한국 시장 진출 교두보로 지스타를 택한 사례도 나왔다. 일본 유명 출판사의 게임 부분 자회사인 슈에이샤 게임즈는 올해 처음으로 지스타에 참석해 한국 사용자들과 만났다. 구글플레이는 네이버웹툰의 IP(지식재산권) 기반으로 개발 중인 게임 3종을 공개했다.

지스타, 역대 최대 방문자 기록깰까
개막 첫날인 16일 오전 부산 벡스코는 ‘지스타 2022’를 보기 위해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도 문전성시를 이뤘다. KTX 부산역·벡스코는 물론 둘을 잇는 대중교통과 택시 모두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게임 사용자들로 북새통이었다.

지난해 지스타에는 18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다. 올해는 그 이상의 인원이 행사장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약 24만명이 찾았던 도쿄 게임쇼의 방문자 수를 뛰어넘을지도 관심사다.

한편 이날 개막 행사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영상 축사를 통해 깜짝 등장했다. 윤 대통령은 “지스타는 전세계인으로부터 사랑받는 국제 게임 엑스포로 거듭나고 있고, 우리나라 콘텐츠 수출의 70%를 차지하는 게임 산업은 디지털 산업에 미치는 전후방 연관효과가 크다”면서 “정부는 게임산업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제작 지원부터 제도 개선까지 든든히 뒷받침하겠다 ”고 강조했다.

부산=황순민·송경은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