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AI칩 `X330` 출격… SK 미래기술 탄력붙었다

류수정 사피온 대표가 AI 반도체 'X300'을 공개하고 있다. 사피온 제공

사피온 AI 반도체 'X330'. 사피온 제공

글로벌 AI(인공지능)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 사피온의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X330'이 베일을 벗었다. '글로벌 AI 컴퍼니'로 전환에 나선 SK텔레콤과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IDC(인터넷데이터센터)와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다.

사피온은 전작 대비 속도가 4배 향상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X330'을 출시한다고 16일 밝혔다. 사피온은 SKT, SK하이닉스, SK스퀘어 등 SK ICT(정보통신기술) 연합 3사 협력의 첫 결과물로, 지난해 SKT에서 스핀오프한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이다.

대만 TSMC의 7나노(㎚) 공정을 통해 생산된 X330은 검증 작업을 거쳐 내년 상반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X330은 추론용 NPU(신경망처리장치)로 전작 'X220'에 비해 응용 범위가 확대됐다. 이는 지난 2020년 11월 국내 첫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인 X220을 내놓은 지 3년 만이다.

구체적으로 X330은 전작 대비 4배 이상의 연산 성능, 2배 이상의 전력 효율을 확보했다. 마이클 쉐바노우 사피온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내부 분석 결과 동급 GPU(그래픽처리장치)보다 전력 효율이 1.3배에서 최대 1.9배 뛰어나다"며 "경쟁사 GPU를 X330으로 교체하면 소나무 1130만 그루를 심는 탄소저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사피온은 X330을 통해 LLM(거대언어모델) 지원을 추가해 전반적인 TCO(총소유비용)을 개선해 AI 서비스 모델 개발 기업과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나선다. 대화형 AI 챗GPT의 원천 기술인 '트랜스포머' 기반 LLM도 실행할 수 있다. 사피온은 X330 반도체 HW(하드웨어)와 함께 서버 장착 시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는 ONNX(개방형 신경망 교환) 기반의 SW(소프트웨어) 스택을 지원한다. AI 추론 플랫폼 소프트웨어 및 SDK(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도 제공한다. 이와 함께 X330은 동영상 프로그램 처리 속도 향상을 위해 비디오 코덱과 비디오 후처리 IP를 내장해 4채널 4K 60fps 동영상 입력 처리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의 AI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사피온은 지난해 12월 SK브로드밴드 가산 IDC 내에 사피온 AI반도체 X220 장착 서버를 사용해 7.6Peta OPS 처리량에 달하는 대규모 NPU 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실제 데이터센터 환경에서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운영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기존에도 소규모 서버나 카드로 AI 모델을 연산 처리하는 실증과제는 있었지만, 실제 서비스 상용화를 목표로 대규모 NPU 팜을 구축한 것은 국내 최초다.

사피온은 X330을 'SKT AI 피라미드' 전략의 AI 인프라 영역에 적용해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한다. SKT는 AI 반도체를 활용해 AI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보이스피싱 방어와 스팸·스미싱 방지 시스템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사피온은 향후 자율주행차용 IP(반도체 설계자산), CCTV 등 고성능 엣지 디바이스용 AI NPU도 선보일 계획이다. 류수정 대표는 "산업 전 분야에서 AI 반도체 활용도를 높여 고도의 AI 기술을 누구나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