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얼마나 벌었나' 3분기 성적표 보니…"반등 대체 언제쯤?"
올해 3분기까지 상장기업들이 경기 침체로 인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위주의 한국 산업 특성상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원화 약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3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기전자와 건설, 유틸리티 기업들 실적이 전분기 대비 회복세를 나타내 실적이 바닥을 찍고 차츰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기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발표한 12월 결산법인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613사(분석제외법인 81사 제외)의 매출액은 2093조64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29%(5조9608억원)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4조69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98%(57조9909억원) 줄었고, 순이익도 70조1218억원으로 41.06%(48조8467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률은 4.52%로 전년 동기 대비 2.79%포인트 줄었고 순이익률도 3.35%로 같은 기간 2.35%포인트 축소됐다. 1000원 벌어 마진이 3.35원 남은 셈이다. 흑자기업도 472사(77%)로 전년동기(498사) 대비 26사 감소했다.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반기 대비 50% 이상 반토막난 여파가 3분기 누적 실적에도 그늘을 드리운 것이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매출액 비중 9.1%)을 제외한 연결 매출액은 2.5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9.95%, 30.03% 감소해 여전히 부진했다. 그러나 3분기 흑자전환한 한국전력공사(매출액 비중 3.14%) 제외 시에는 연결 매출액은 1.8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8.09%, 35.49% 큰 폭 감소했다.
누적 실적은 좋지 않지만 3분기 실적만을 떼어보면 전분기 대비 회복세가 나타난다. 코스피 상장사들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41조388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7.71%(13조3677억원) 증가했다. 순이익도 같은 기간 32조3906억원으로 73.51%(13조7231억원) 급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각각 0.58%, 10.74% 개선됐다.
이에 3분기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중)과 순이익률(매출액 대비 순이익 비중)은 각각 5.88%, 4.6%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 각각 4.03%, 2.69%에 그쳤던 것에서 나아졌다. 3분기말 기준 연결부채비율도 112.46%로 지난해 말보다 0.27%포인트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3분기 전기전자, 건설업, 전기가스업, 의약품, 음식료품 등 11개 업종의 수익성이 전분기 대비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이 2조4335억원으로 전분기(6685억원) 대비 크게 개선됐다. 순이익도 5조8441억원으로 같은기간 239% 개선됐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적자를 지속했지만 손실 규모가 2조9879억원에서 2조1846억원으로 축소됐다.
코스닥 상장사들은 수익과 재무상태 모두 악화됐다. 12월 결산 코스닥 상장사 1259사 중 비교가능한 법인 1112사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04조57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9% 늘었다.
그러나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8조5146억원으로 33.60% 감소했고 순이익은 6조1588억원으로 43.76% 급감했다. 고금리와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올해 상장사들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악화했다.
3분기 누적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4.16%로, 전년 동기 대비 2.33%포인트 감소했고 매출액 순이익률도 3.01%로 2.53%포인트 급감했다. 즉, 1000원 팔아 30원을 남긴 셈이다.
코스닥 기업들은 3분기만 따로 떼봐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어 영업환경의 어려움을 가늠케 했다. 3분기 연결 매출액은 68조7928억원, 영업이익은 2조883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각각 0.22%, 10.37% 줄었다.
코스닥 시장 우수기업들을 모아놓은 글로벌 세그먼트 편입기업도 외형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이들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1조62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1%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조8878억원으로 42.87% 줄었고, 순이익은 1조3591억원으로 50.63% 급감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대규모 적자를 냈던 반도체와 유틸리티가 2분기 대비 적자를 줄이거나 흑자전환하면서 실적이 개선된 측면이 있다"며 "경기가 바닥을 찍는 조짐들이 보이고 수출도 성장세로 돌아선 측면이 있어 4분기를 기점으로 기업들 이익 성장이 돌아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올해 대비 상대적으로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부작용도 완화될 것이고, 무엇보다 반도체가 4분기를 기점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어 상장사들의 실적 회복을 기대해볼만 하다"고 짚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상장사들이 올해까지 2년 연속 감익된 만큼 내년 실적은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 시대 비용이 늘면서 내년 상장사 순이익이 60% 증가할 것이라는 컨센서스는 좀 낮춰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센터장은 "상장사 실적이 큰 폭 개선되려면 P(가격)와 Q(판매량)이 동시에 늘어야 하는데 아직 우리에게 유리한 환경이 형성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실적에서 따로 집계된 금융업 41개사는 3분기 누적 연결 순이익이 30조18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2% 증가했다. 누적 영업이익도 39조7114억원을 벌어들이며 3.33% 늘었다. 특히 증권부문 누적 순이익이 2조5507억원으로 14.84% 증가해 금융업 부문 중 가장 크게 증가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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