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긴축 끝난다는데···‘주담대’ 고정금리할까 변동금리할까

최희진 기자 2023. 11. 1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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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이 서울의 어느 은행 대출 창구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야 하는 금융소비자들이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 현재는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고정(혼합형) 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지만, 향후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고정금리가 되레 이자 부담이 클 수 있어서다.

15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4.03~6.04%, 변동금리(신규 코픽스)는 4.67~6.29%다. 고정금리 하단이 변동금리 하단보다 0.64%포인트 낮다.

고정금리 하단은 금융채 5년물 금리보다도 낮다. 은행이 고정금리를 정할 때 지표가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지난 16일 4.323%로 집계됐다. 일부 은행은 자금 조달 원가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 상품을 판매 중인 셈이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이 정도까지 내린 것은 금융당국이 은행에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높일 것을 강력히 주문했기 때문이다. 고정금리 차주가 대다수인 미국과 달리 한국은 변동금리 차주(대출받은 사람)가 많아 최근 1~2년과 같은 금리 상승기에 이자 부담이 급격히 늘어난다.

은행이 고정금리 상품의 가산금리(대출금리 중 은행 이익에 해당하는 부분)를 인하하는 등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선 결과,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가계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 비율은 지난해 9월 50.1%에서 올해 9월 75.2%로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둔화한 것이 확인되자 시장에선 연준이 긴축을 종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내려올 가능성이 커진다.

아파트 입주를 앞둔 한모씨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내년부터 금리가 내릴 수 있다고 해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두고 고민 중”이라며 “향후 금리가 떨어진다면 지금 고정금리 대출을 받는 게 변동금리보다 더 불리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중 무엇을 선택하는 게 더 현명한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렸다. A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 끝나가는 분위기이므로 개인적으로는 변동금리 상품을 선택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차주들은 당장 금리가 더 저렴한 쪽을 선호하기 때문에 고정금리 대출을 받는 경우가 아직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일단은 변동금리보다 저렴한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고, 추후 금리 수준이 낮아졌을 때 다른 대출상품으로 갈아타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금융당국은 중도상환 수수료를 한시 면제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B은행 관계자는 “1~2년 안에 기준금리가 인하될 수 있겠지만, 어떤 변수로 인해 다시 오를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라며 “금리 상승기의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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