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생활 12년에 경기하는 게 무섭기는 처음”
“감독을 12년째 하고 있는데, 이렇게 개막 한 두 경기 만에 선수들이 다쳐서 떨어져 나가는 건 처음이에요. 이제는 경기하기가 겁이 날 정도입니다.”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은 15일 청주 KB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베테랑 가드 박혜진은 시즌 전부터 발바닥이 아팠고, 이번 시즌 이적해 온 유승희는 개막전에서 십자인대가 파열돼 사실상 시즌이 끝났다. 여기에 부상 선수 공백을 잘 메워줬던 나윤정마저 직전 경기에서 어깨를 다쳐 KB전에 나서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 나선 고아라도 무릎이 성치 않다. 극적인 버저비터로 KB전 승리를 안긴 이명관도 발바닥 골 멍 부상을 안고 뛰었다. 위 감독은 여차하면 지난 9월 신인드래프트로 뽑는 변하정을 뛰게 할 수도 있다며 선수 운용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특히 이번 시즌 가장 활약이 기대되는 이적생으로 꼽혔던 유승희의 이탈이 아쉽다. 위 감독은 “박신자컵에서 봤겠지만, 슛도 쏠 줄 알고 수비와 리바운드도 된다”며 다방면으로 활용도가 높아 선수 운용에 여유를 줄 수 있는 선수였다고 설명했다. 위 감독의 말대로 유승희가 있었다면 지난 시즌 통합 MVP 김단비, 박지현 등 팀의 주축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가능했겠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 실제로 김단비와 박지현은 연장까지 간 개막전부터 시작해 KB전까지 거의 풀타임을 소화했다. 긴 리그 일정을 고려하면 당장 승리에도 기뻐할 수만은 없다.
통합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쉼 없이 달렸던 지난 시즌의 여파일까. 위 감독은 “시즌 중에 재활하든 운동량이 부족했던 선수들이 많이 다친다고 믿는다. 그런데 다들 열심히 준비했는데 이런 상황이 오니까 원인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잘 판단을 못 하겠다”고 말했다.
위 감독은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도 투혼을 발휘해주면서 선전하고 있지만, 욕심은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기대하면 선수가 부담을 느끼고, 무리하다 다시 다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욕심을 내기보다는 선수들이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 KB전 본인 한 경기 최다 득점(23점)을 올리며 수훈선수로 뽑힌 최이샘은 동료들의 줄줄이 부상으로 한때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면서 “위축된 상태에서 경기하면 더 다치는 상황이 많다. 선수들끼리는 부상자 생각하지 말고 오히려 저돌적으로 하자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적장 KB의 김완수 감독은 돌아온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가 지난 시즌처럼 언제 또 공황장애 증상이 나타날지 몰라 안심할 수 없다. 공황장애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대항작용 체계에 문제가 생기면서 과호흡 등 증상이 나타나는데 전조 증상이 없어 계속해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김 감독은 “비시즌에 열심히 준비하고 다 잘 관리해서 여기까지 왔다”면서 “운동을 하는 것보다 다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매일 선수들의 부상 여부를 점검할 때 불안감이 있다”고 밝혔다.
KB는 지난 시즌 박지수의 전력 이탈로 12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시즌에 특별한 전력 보강은 없었지만, 박지수의 복귀만으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김 감독으로서는 박지수를 비롯해 부상 선수 없이 시즌을 치르는 게 제일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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