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당 아냐”…비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 출범

최규진 기자 2023. 11. 1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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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기자회견
“도덕성·당내 민주주의·비전정치 회복해야”
"개딸·강성 팬덤과 결별 시급"
“비명계 아닌 혁신계로 불러 달라”·
더불어민주당 이원욱(왼쪽부터), 김종민, 윤영찬, 조응천 의원이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원칙과 상식'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11.16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 비이재명계로 불리는 김종민, 윤영찬, 이원욱, 조응천 의원(가나다순)이 결성한 '원칙과 상식' 모임이 오늘(16일) 출범했습니다. 이들은 "비명계 프레임을 벗겠다"며 "윤석열 정권의 독선과 독주, 검찰 독재를 막기 위해 민주당이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오늘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무너진 원칙을 되살리고 국민이 요구하는 상식의 정치를 세우겠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출범 선언문에는 “원칙과 상식은 민주당의 정풍운동을 지향한다. 당내 패권주의 대신 정당 민주주의를, '내로남불'과 온정주의 대신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팬덤정치 대신 당심과 민심의 조화를 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의 독선, 독주, 검찰 독재를 막기 위해 강한 야당이 돼야 한다"면서 올해 안에 민주당이 변화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을 더 이상 비명계가 아닌 '혁신계'로 불러 달라며 민주당의 도덕성·당내 민주주의·비전 정치의 회복 등 세 가지를 요구사항으로 제시했습니다.

특히 이들은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대표 개인의 사법 방어에 당을 동원하는 방탄 정당, 이제 그만해야 한다"며 방탄 정당, 돈 봉투 정당, 코인 정당이라는 국민 불신을 그대로 놔두고는 검찰 독재를 압도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돈 봉투 사건, 코인 사건 등 민주당의 도덕성을 훼손한 사건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따라 조사하고 단호하게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민주당은 이재명당도, 강성 지지층의 당도 아닌 국민의 민주당"이라며 "친명 일색의 지도부, 강성 지지층, 외부의 유튜브, 언론 등이 지배하는 획일적, 전체주의적 목소리로는 국민의 민주당으로 갈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왼쪽부터), 이원욱, 윤영찬, 조응천 의원이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원칙과 상식'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11.16 〈사진=연합뉴스〉
기자회견 후 기자들을 만난 네 의원은 앞으로 비슷한 의견을 지닌 당 안팎의 인사들을 모아 공동행동에 나설 뜻도 밝혔습니다. 윤영찬 의원은 “일단 출범을 먼저 하는 것이 의미 있겠다고 생각해 마음이 맞고 의사소통을 했던 분들끼리 발차를 했다”며 “비슷한 고민을 하는 의원이 많이 있다는 걸 늘 확인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 의원은 “내년 1월부터는 본격 선거운동 체제로 돌입하기 때문에 한 달이란 시간이 주어졌는데 그 한 달 동안 네 명의 의원뿐 아니라 뜻을 같이하는 40~50명이 함께 있을 것”이라며 “이름을 공개하고 함께하지 못하더라도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의 에너지를 모아서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조 의원은 '내년 공천을 받기 위해 모임을 만든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정말 어이가 없다 싶다. 가장 쉬운 방법이 있다.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총선에서 승리하자'고 지금 이 자리에서 이야기하면 공천을 줄 것 같다. 그런데 굳이 안 한다"라며 "당을 바로 세우기 위해 그런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들은 특히 강성 팬덤 정치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윤 의원은 "당내 지도부를 포함해 많은 의원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당의 분열 행위를 놔둬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 하에 단호히 조치하고 경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조 의원은 "제가 친문 팬덤, 친명 팬덤으로부터 꾸준히, 지속적으로 공격 받아온 사람으로서 (개딸들은) 매운 맛이 다르다"라며 "이번에는 같이 갈 수 없다는 전제로, 제가 당해왔던 것들 중 가장 세다. 같은 당, 같은 정치 이념을 가진 사람으로 대접을 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손쉽게 정당 내 민주정치를 회복할 방법이 있다. 수박들 몰아내자고 하는 카페 진원지,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 사퇴"라며 "강성 팬덤 주도하는 유튜브에는 정치인들을 출연 금지하고, 출연하면 총선 경선 공천 과정에서 불이익 주겠다는 간단한 방법으로도 개딸 유튜버와 단절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윤 의원은 "탈당과 관련해 4명이 이야기해본 적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다만 김 의원은 "내년 1월부터 본격 총선 운동 체제에 돌입하기 때문에 민주당에 한 달가량의 시간이 있다"며 "한 달의 노력의 결과로 당이 바뀔지 기대하고, 그렇지 않을 때 우리가 어떤 결단을 내릴지 (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중진에 대한 험지 출마론 요구와 관련해 김 의원은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 중진 의원이 선당후사를 위해 앞장선다면 여기 있는 네 사람도 개인적 유불리를 떠나 당이 요구하는 선당후사에 가장 먼저 앞장서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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