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 비 때문···FA-2차 드래프트 동시개장, 숨 돌릴 새 없는 KBO 시계
비 때문에 일정이 밀리고 밀렸던 2023년 KBO리그는 마무리 역시 숨가쁘다. 역대 가장 늦어졌던 한국시리즈를 마치자마자 숨 돌릴 새도 없이 스토브리그가 바로 문을 열었다. 구단들은 이미 바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5일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규약상 ‘한국시리즈 종료 뒤 5일 이내’ 공시하지만 이번에는 13일 한국시리즈를 마치고 이틀 만에 바로 공시했다. 22일 열리는 2차 드래프트 때문이다.
2차 드래프트는 리그 상향 평준화와 선수들의 기회 보장을 목표로 2011년부터 2019년까지 격년제로 진행됐다. 이후 퓨처스 FA 제도가 도입되며 폐지됐으나 KBO는 다시 퓨처스 FA 제도를 폐지하고 4년 만에 2차 드래프트를 부활해 올해 실시한다.
2차 드래프트는 각 구단이 지정한 보호 선수 35명 외의 선수를 나머지 구단들이 3라운드에 걸쳐 뽑는 방식이다. 하위 순위 3개 구단은 최대 2명을 추가 지명할 수 있고 한 구단에서 최대 4명까지 뽑을 수 있다.
그런데 이 보호선수 35명에 넣지 않더라도 1~3년차 선수와 함께 당해 연도 FA는 자동 보호된다. 보호선수 명단은 2차 드래프트 실시 열흘 전 제출한다는 규정에 따라 10개 구단은 지난 12일 KBO에 명단을 모두 넘겼다. 이로 인해 KBO의 FA 자격 공시 일정도 매우 앞당겨졌다. 13일 타 구단 명단을 받아본 구단들은 영입할 수 있는 선수를 놓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2차 드래프트 자체가 ‘보호’ 규모가 꽤 크다보니 1군 즉시전력 자원을 선발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현재 각 구단이 받아본 보호선수 명단에서는 베테랑 선수들이 상당수 제외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타 구단에서 ‘1군 즉시전력감’으로 선발해올 수 있는 베테랑 선수가 꽤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FA 시장에 전에 비해 대어급이 많지 않고 샐러리캡 제한도 있어 구단들은 2차 드래프트에서 ‘수확’ 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각 구단은 2차 드래프트 계산기를 돌리면서 FA 협상 테이블도 ‘세팅’하고 있다. 대부분 내부 FA 잔류가 우선이다. 특히 한국시리즈를 이제 마친 터라 내부 FA 선수들과 아직 교감 과정을 거치지 못한 LG와 KT도 본격적으로 일정을 잡고 협상을 시작하고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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