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가 그 대단한 X세대라며? ‘90년대 신세대 리포트’ [옛날잡지]
요즘 MZ세대를 타이틀로 내건 기사에는 ‘제발 그만 좀 하라’는 댓글이 달립니다. 하지만 구세대는 늘 신세대를 신기해하고, 또 알고 싶어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년 전, 신세대을 맞닥뜨린 구세대들도 그랬습니다. X세대를 알기 위한 그들의 노력이 담긴 1994년의 레이디경향을 들여다 봅니다. 이름하여 ‘90년대 신세대 리포트.’
“넌 뭐든지 자기 중심적이야. 넌 간섭이 딱 질색이지. 내 인생은 나의 것. 네가 입버릇처럼 읊어대는 소리야. 그것 때문에 때로 네 친구들은 상처를 받아. 신경쓰지 말라구? 이거 어제 새로 산 청바진데 어때? 색깔 끝내주지? 나한테 어울리니? 립스틱 바꿨어. 내 입술 섹시해 보이지 않아? 간섭하지 말라며? 넌 고집불통이기도 해.”
당시 발랄한 신세대의 현주소를 그들의 언어로 담아낸 기사입니다. 90년대 감성이 흥건한 기사를 끄덕끄덕 하며 읽어내려가다가 그만 “난 피자 같은 남자가 좋아. 애인이란 말은 좀 촌티나잖아”에서 저항 없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끈적끈적한 남자는 밥맛 없기 때문”이라는데요. 신세대의 사랑법은 어땠을까요? 대체 피자 같은 남자는 어떤 남자일까요? 친절한 해설도 이어집니다.
직접 읽기 힘드시겠다고요? 낭랑한 목소리의 쫑알이 친절하게 읽어드릴게요.
“결혼은 한 남자와 하는 거지만, 그전까지는 ○○○○○로 여러 남자 만나보고 골라야 당연한 거 아니니? 시장에서 당근 하나를 사도 좋은 건가 나쁜 건가 고르는 마당에.”
신세대 리포트가 내밀한 결혼관까지 파헤칩니다. 과연 90년대 X세대들이 결혼 전 여러 남자를 만나보는 과정을 일컫는 그 시절 용어는 무엇일까요? 영상에 정답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시 ‘잘 나가는 신세대’는 어디서 데이트를 했을까요? X세대라면 단연 ‘로바다야끼’를 꼽았습니다. 우리 쫑알은 그 용어를 처음 들어봤다는데요. 일본어 능통자 뉘진스가 로바다야끼의 개념부터 설명해줍니다. 그렇게 로바다야끼를 다녔어도 그 뜻은 처음 알았습니다. “요것조것 조금씩 맛보면서 깔끔한 곳”으로 소개된 로바다야끼의 인기 메뉴는 체리소주, 레몬소주, 오이소주였습니다. 여기에 생선초밥, 통감자구이까지 즐기셨다는데요. 아, 뭔가 아련한 숙취와 함께 그 시절의 흑역사가 스멀스멀 떠오르신다고요?
그 밖에 철판요리 전문점, 칵테일바, 포켓볼클럽 등 신세대들의 아지트도 함께 소개합니다.
그리고 X세대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그곳 ‘압구정’의 당시 스트리트 패션도 공개합니다. 당시 압구정엔 이렇게 멋드러진 언니들이 가득했습니다. MZ가 즐겨 입는 ‘크롭트 티셔츠’, 왕년에 X세대 언니들이 이미 압구정에서 선보였던 ‘배꼽티’만 할까요. 메가 트렌드는 있지만, 개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던 시절, 멋쟁이 언니들의 패션 센스를 공개할게요.
“구세대들은 스트레스가 쌓이면 줄담배에 술이나 음식을 무식하게 먹든지 자든지 아니면, 기껏해야 오락실이나 실내야구장을 찾아가 한 판 하는 것으로 풀었다. 하지만 신세대들은 다르다. 독특하다.”
신세대라고 어디 구세대와의 사회생활이 마냥 즐거웠을까요? 신세대들은 스트레스가 쌓이면 어떻게 해소했는지, 소개합니다. 나홀로 노래방파, 통신파, 서바이벌 게임파 외에 지금 시대에도 응용가능한 해법이 있는지 살펴보세요. 아니 근데, 음란전화파도 있었다고요??
“어케? 글쿤. 암튼 갈쳐줘.”
‘별다줄?’ 딱히 귀엽지도 않은데, 요상한 줄임말을 쓰는 부장의 정체불명 ‘카톡’ 말버릇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재미난 X세대의 PC 통신 언어’ 기사를 보면 그 의문이 풀립니다. PC 통신 초창기 시절의 추억도 새록새록 짚어봅니다.
1818, 1092, 102, 4848, 97976…
왕년에 이런 삐삐 받아봤거나, 보낸 적 있으신 분. 혹은 그 의미가 몹시도 궁금하신 분, 언어유희 아니 숫자유희를 즐기시는 분…모두 지금 유튜브 옛날잡지로 들어오세요.
장회정 기자 longcu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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