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더 사고 ‘초통령 이것’ 다 팔았다…국민연금 옥석 가리기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3. 11. 1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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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주식 22% 늘려 625억달러 최대
올해 50% 오른 애플이 비중 6.6%
메타버스 대표 로블록스 모두 처분
전기차 리비안·코인베이스 새로 담아
국민연금공단.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민연금공단이 올해 3분기 미국 증시에서 빅테크 비중을 추가로 늘렸다. 국민연금의 미국 주식 직접 투자 포트폴리오 연중 수익률은 20% 이상으로 자산규모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월가의 큰손들은 공격적으로 신규 종목을 편입하기보다 비중 조절에 나서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시키고 현금을 확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16일 국민연금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3F(1억달러 이상 기관투자자 보유 지분 공시) 문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민연금의 미국 주식 직접 투자 포트폴리오 자산 규모는 624억9270만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수치인 508억3600만달러 대비 22% 증가한 것이다.

국민연금의 미국 증시 직접 투자 포트폴리오 가치는 지난 2022년 3분기(479억2414만달러) 바닥을 찍은 후 4개 분기 연속 증가 추이다. 팬데믹 발발 이후 유동성 장세였던 지난 2021년 4분기(573억243만달러) 기록도 훌쩍 뛰어넘었다.

국민연금이 소위 ‘매그니피센트 7’으로 불리는 미국 주요 빅테크 종목들의 비중을 추가로 늘린 점이 양호한 수익률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국민연금의 미국 증시 포트폴리오는 대부분 전통적인 빅테크 종목 위주로 구성돼 있다.

올해 미국 증시는 인공지능(AI), 전기차, 테마를 중심으로 상승 모멘텀이 발생했다.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 속 실적의 하방이 탄탄한 빅테크에 집중함으로써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올해 3분기 국민연금은 글로벌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애플의 주식을 25만주 추가 매입했다. 현재 국민연금의 직접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애플 비중은 6.62%로 가장 높다. 올해 애플 주가는 50% 상승했다.

[사진 출처 = 로블록스]
애플 외에도 국민연금은 마이크로소프트 주식도 많이 샀다. 국민연금 포트폴리오에서 마이크로소프트 비중은 5.43%로 두 번째로 높다. ‘챗GPT’ 출시 이후 인공지능(AI) 상승 모멘텀이 주목받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연중 54% 올랐다. 그 밖에 아마존, 엔비디아, 알파벳(구글), 메타 플랫폼(페이스북), 테슬라 주식도 대거 사들였다.

국민연금은 자동으로 분산 투자 효과가 있는 지수형 상장지수펀드(ETF) 비중도 크게 늘렸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미국 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MSCI 미국(PBUS)’ ETF와 미국의 대표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추종하는 ‘아이셰어스 코어 S&P500(IVV)’ ETF를 사들였다.

이번 분기 국민연금은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전기차 관련주인 리비안 오토모티브와 미국의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글로벌 주식을 각각 28만주, 107만주 신규 편입해 눈길을 끈다. 반면 그동안 보유 중이던 메타버스 관련주 로블록스 주식 72만주를 모두 팔았다. 크루즈 운영사인 카니발, 배달대행업체인 도어대시 주식도 팔아치웠다.

한편 월가의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보유 종목 옥석 가리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수익이 발생한 종목은 차익 실현하고, 향후 성장여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종목들은 보유 목록에서 제외하며 현금 비중을 확대했다.

대표적으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운영하는 투자전문회사인 버크셔해서웨이는 미국의 자동차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 주식을 2200만주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 기업인 셰브론 주식도 1287만주 매도했다. 버핏은 보유 비중 1위 애플의 주식 수는 유지하면서도 아마존 주식은 55만주 팔았다. 버크셔해서웨이 포트폴리오에서 애플 비중은 50%에 달한다.

‘돈나무 누나’로 알려진 캐시우드가 운영하는 아크인베스트는 이번 분기 로블록스와 소프트웨어 업체인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 비중을 높였다. 눈길을 끄는 건 캐시우드의 테슬라 매도다. 아크인베스트는 3분기 테슬라 주식을 76만주 매도했다.

그동안 캐시우드는 “가장 큰 AI 기회는 테슬라”라며 전형적인 테슬라 강세론자로 평가돼 왔다. 일각에선 캐시우드의 테슬라 보유 비중 축소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일환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헤지펀드의 전설’ 조지 소로스가 운영하는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는 게임 업체인 액티비전블리자드 주식을 300만주 매수했다. 최근 영국의 반독점규제당국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블리자드 인수를 승인했고, 시너지 효과 기대감에 블리자드 주가는 상승 동력이 발생했다. 그 밖에 소로스는 비만 치료제로 주목받은 노보노르디스크와 반도체 설계회사인 암 홀딩스 주식도 각각 152만주, 38만주 매입했다.

세계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뱅크오브아메리카 주식을 1236만주 대거 매수했다. 그동안 미국의 은행들은 장기채권 가격 급락에 따른 평가손실로 투심이 위축됐는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전망에 수급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한편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마이클 버리가 이끄는 사이언자산운용은 올해 3분기 미국 S&P500 및 나스닥100지수에 대한 숏 포지션을 청산했다. 그동안 버리는 증시 하락에 베팅했는데, 오히려 증시가 상승하면서 큰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버리는 여전히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에 대한 숏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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