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KB스타즈의 운명을 바꾼 심판의 볼 데드 판정

현승섭 객원 2023. 11. 1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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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현승섭 객원기자]우리은행의 기적 같은 역전극의 이면에 심판의 볼 데드 판정이 있었다.


아산 우리은행은 15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청주 KB스타즈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72-71로 역전승을 거뒀다. 우리은행은 주축 박혜진의 부재에도 수비 집중력을 한껏 발휘해 KB스타즈(턴오버 19개)를 물고 늘어졌다. 결국 4쿼터 종료 3.6초 전, 마지막 공격에서 이적생 이명관의 천금같은 버저비터로 승리했다.

마법 같은 역전 드라마였다. 그러나 짚고 넘어갈 점은 있었다. 바로 우리은행의 마지막 공격전 KB스타즈의 공격 상황이다.

허예은의 레이업이 최이샘에게 가로막히며 KB스타즈는 4쿼터 종료 5.2초전 샷 클락은 0.6초 남은 상황에서 인바운드 패스로 마지막 공격을 시도했다. 강이슬의 인바운드 패스를 받은 박지수는 샷 클락이 울리기 전에 곧장 슛을 시도했지만, 공은 링을 스치지도 않고 빗나갔다. 골밑에 있던 최이샘이 박지수의 에어볼을 잡았다.

이때 정도영 심판이 휘슬을 불어 볼 데드를 선언했다. 심판이 휘슬을 분 이유는 잔여 시간 확인이었다. 강민호 판독관은 장내 방송으로 잔여 시간을 확인한다고 말한 뒤 심판들과 함께 리플레이를 봤다. 판독 결과, 남은 시간은 2.1초에서 최이샘을 공을 소유한 시점인 3.6초로 바뀌었다. 그 사이에 우리은행은 타임아웃을 불러 마지막 작전을 구상했다.

언뜻 보면 문제없어 보이는 장면이지만, 볼 데드 판단 근거와 판독 대상을 곱씹어보면 의문이 생긴다. 

박지수의 슛은 리플레이로 따질 필요가 없을 정도로 명백한 에어볼이었다. 최이샘이 이 에어볼을 바운드도 없이 잡았으므로 공격권은 우리은행으로 넘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WKBL 경기 규칙을 한 번 들여다보자. WKBL 경기 규칙 제29조 24초 룰(Twenty-four seconds)의 세부항목인 29.1.2엔 다음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29.1.2 샷클락 시간이 거의 끝날 무렵 필드골을 위해 슛한 볼이 선수의 손을 떠나 공중에 있는 동안, 샷 클락 신호가 울렸을 때 :
 - 볼이 링에 터치되지 않았다면, 바이얼레이션으로 처리된다. 다만 슛을 한 반대 팀이 즉시 볼을 컨트롤하게 되었다면, 신호는 무시되고 경기를 계속한다.

위 항목을 미루어보면 최이샘이 볼을 컨트롤이 이루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볼 데드 선언 자체가 불필요해 보인다.

심판이 볼데드를 선언하자 위성우 감독은 곧바로 작전타임을 불렀고 우리은행은 남은 시간 공격을 세팅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NBA에서는 라이브 볼 상황에서도 선수 또는 감독이 타임아웃을 부를 수 있다. 그래서 NBA 팬들은 종종 선수들이 사이드 라인 바로 앞에서 공을 건저내고 허우적대다가 가까스로 타임아웃을 요청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FIBA 룰을 기반으로 삼은 로컬룰을 적용하는 WKBL에서는 인정되지 않는 장면이다.

WKBL은 이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WKBL은 오심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WKBL 경기규칙 46.17 규칙의 적용 룰에 따르면 심판은 쿼터 혹은 연장전의 종료 전 '얼마의 잔여 시간이 남아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비디오판독을 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WKBL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확한 판정 확인 차원에서 멈춘 것이기 때문에 판정이 오심이라고는 볼 수 없다. 또한 비디오 판독도 데드볼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은행이 작전타임을 부른 것도 규정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다만 공격권이 우리은행으로 넘어가 24초 바이얼레이션이 불리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경기를 멈추고 잔여시간을 확인한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스포츠에 '만약'이라는 것은 없다고 한다. 그렇지만 만약 최이샘이 리바운드를 잡았을 때 라이브 볼 상황으로 경기가 진행됐다면, 남은 시간을 고려했을때 우리은행이 마지막 공격에서 보여준 환상적인 작전은 나오기 어려웠다. 볼 데드 선언은 심판의 재량이었지만 KB스타즈 입장에서는 아쉬운 판정일 수 밖에 없었다.

 

#사진제공=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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