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헌법재판관 후보로 정형식 대전고법원장 지명

“35년간 서울고법·수원고법 부장판사 재직
대전고등법원장·서울회생법원장 두루 거쳐
해박한 법리와 공정한 재판 진행으로 정평”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정형식 대전고등법원장(62·사법연수원 17기·사진)을 내정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후임 헌법재판관으로 정형식 대전고법원장을 지명한다”고 밝혔다. 유 헌재소장은 지난 10일 퇴임했다.

김 실장은 “정 지명자는 1988년 수원지법 성남지원 판사로 임관 이래 35년간 서울고법, 수원고법 부장판사로 재직하며 해박한 법리와 공정한 재판 진행으로 정평 난 법관”이라며 “대전고등법원장, 서울회생법원장을 거치며 법원 행정에 있어서도 원칙에 충실한 업무를 해왔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어 “지명자는 헌법재판관으로 지녀야 할 자질과 법조계 신망을 두루 갖춰서 헌재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재판관으로서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내정 이유를 밝혔다.

정 내정자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회생법원장, 수원고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정 내정자는 서울고법 부장판사 때인 2018년 2월, 국정농단 사건 관련 뇌물 협의를 받던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의 1심을 깨고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해 대기업 총수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그는 지난 2013년에는 정치자금 9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받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 2심에서 1심 무죄를 뒤집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 부회장 2심 판결 당시 집유 논란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세평이라든지 꼼꼼히 봤다”며 “저희가 듣기론 법과 원칙에 충실한 분이고 성향이라든지 그런 것에 따라 좌고우면하시는 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러 가지 청문회 과정 있으니 국회와 국민 앞에서 말할 기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내정자는 헌법상 대통령 몫의 지명이다. 따라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면 인준 표결없이 윤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정 후보자가 윤석열 정권의 사법 보수화에 일조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며 “민주당은 청문회 과정에서 정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으로서 자질을 갖추었는지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