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마스, ‘인질 50명 석방·3일간 교전 중지’ 두고 막판 줄다리기···‘교전 중지 기간’이 최대 쟁점
40일째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3일간 교전을 중지하는 대신 인질 50명을 풀어주는 안을 놓고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 협상안에는 하마스가 인질 50명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이스라엘도 감옥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여성과 어린이를 비슷한 숫자로 석방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3일 간의 교전 중지 기간 동안 유엔의 감독 하에 트럭 200대 분량의 연료를 가자지구로 반입, 병원 등 민간시설에 공급하는 방안 등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의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가자지구의 주요 병원과 구급차, 식수 공급 시설 등이 모두 가동을 멈춘 상황이지만, 이스라엘은 연료를 반입하면 하마스가 군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며 이를 막아 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곧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중 정상회담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협상을 진행하는 데 깊이 관여했다”면서 “이스라엘이 (교전) 중지에 합의했다. 더는 말하지 않겠지만 나는 살짝 희망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유엔 안보리에서 교전 중지와 인질 석방을 요청하는 결의안이 찬성 12표, 기권 3표로 가결된 것도 협상 타결을 압박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안보리엔 양측의 군사 행위 일시 중지 또는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네 차례 제출됐지만,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해 연달아 부결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미국과 영국,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권으로 결의 내용에 대한 반대 입장만 표명함으로써,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안보리 결의안이 통과됐다.
다만 이스라엘 현지 매체 왈라 등에 따르면 현재 ‘교전 중지 기간’이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는 협상안에 대체로 동의했지만, 이스라엘 측이 이에 대한 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하마스는 ‘5일간 교전 중지’를 대가로 인질 70명 석방을 제안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 275명의 석방도 요구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3일 이상 교전을 중지할 수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이스라엘 측은 교전 중지 기간을 최대한 줄이면서 더 많은 인질 석방을 관찰시키려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협상이 최종 타결된다면, 이집트와 가자지구 접경 라파검문소에서 인질 맞교환이 이뤄질 수 있다고 NYT에 말했다. 양측은 석방 대상자 가운데 같은 가족 구성원은 분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는 등 협상이 상당히 구체적인 부분까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인질 교환이 이뤄지기까지 상황은 상당히 유동적이라고 NYT는 전했다. 이스라엘은 ‘테러리스트와 협상은 없다’는 기조에 따라 하마스와 직접 협상하지 않고 카타르 등의 중재 하에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현 정부 내 강경파에 의해 이 같은 인질 교환 방안 역시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스라엘군이 이날 알시파 병원을 급습한 것도 협상 타결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이스라엘은 현재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는 인질이 총 240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이후 하마스가 석방한 인질은 미국인 모녀와 이스라엘 여성 2명 등 총 4명이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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