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성장 다 잡나…美, 불가능할 것 같았던 연착륙 '눈앞'

박신영 2023. 11. 1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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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역사상 찾아보기 힘든 소프트랜딩(연착륙)이 미국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수석 미국 경제학자 낸시 반덴 호텐은 "지금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연착륙"이라며 "경제가 상당히 약화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국내총생산이 완전히 위축되는 것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의 지난 10월 물가가 전월보다 더 오르지 않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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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둔화하는 가운데 3분기 GDP 4.9% 추정
일자리도 증가 속도 느려졌지만 여전히 많아
내년 경기 침체 예상도
Fed, 내년부터 금리인하 시작한다는 전망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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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XINHUA


전 세계 역사상 찾아보기 힘든 소프트랜딩(연착륙)이 미국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비롯한 각종 물가는 둔화하고 있는 반면 경제 성장 속도는 오히려 빨라지고 있어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 고용과 소비 지출도 함께 둔화하면서 내년에 경기침체가 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미국 중앙은행(Fed)이 곧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중이다.

 고금리에도 경제성장

15일(현지시간) 월가 전문가들은 연이어 연착륙 전망을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수석 미국 경제학자 낸시 반덴 호텐은 “지금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연착륙”이라며 “경제가 상당히 약화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국내총생산이 완전히 위축되는 것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리서치업체 인플레이션 인사이츠의 오메어 샤리프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로 측정한 근원 인플레이션이 연말에는 당초 전망 3.7%보다 낮은 3.4%를 기록할 것으로 보기도 했다.

이같은 전망이 나오는 것은 최근 발표된 10월 CPI가 계절 조정 기준 전월과 같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지난 10월 물가가 전월보다 더 오르지 않았다는 뜻이다. CPI의 선행지표로 평가되는 미국의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5% 하락,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물가가 잡히는 와중에서도 일자리는 넘쳐난다. 미국은 8~10월 월 평균 20만 4000개의 일자리를 추가했다. 2019년의 평균 16만 3000개를 상회하는 수치다. 실업률은 3.9%까지 상승했지만 역사적 기준으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3분기 4.9%일 것으로 추정된다. 2021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침체 우려에 내년 금리인하 기대

하지만 일각에선 서서히 경기 침체 국면에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도 내놓고 있다.

일자리는 여전히 많지만 임금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어서다. 애틀랜타 연방 준비은행에 따르면 10월 전체 근로자의 임금 상승률은 6.3%에서 5.8%로 둔화했다. 특히 임금 분포의 하위 25%에 속하는 근로자의 임금 둔화 폭이 컸다. 이들 임금 상승률은 같은 기간 7.2%에서 5.9%로 줄었다.

소비자들이 점차 씀씀이를 줄이고 있는 조짐도 보인다. 전미소매협회는 11월부터 12월까지 소비자 지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에서 4%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22년에 기록한 5.4% 증가율과 2021년에 기록한 12.7% 증가율보다 낮은 수치다.

노무라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제레미 슈워츠는 “금리 상승으로 많은 기업과 가계가 예상치 못한 충격에 더 많이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내년엔 Fed가 더욱 적극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날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에서 Fed가 내년에 0.25%포인트씩 모두 4차례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현재 연준이 제시한 점도표(금리인상 예정표)보다 두 배 빠른 속도다.

다만 에릭 로젠그렌 전 보스턴 연준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방기금 선물에 이미 금리 인하가 반영되어 있더라도 지금이 금리 인하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할 때라는 신호를 보내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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