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자문위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50%, 고갈시점 7년 연장"
조규홍 "민간자문위와 정부 생각 좀 달라"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여야는 16일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국민연금의 보험료율(내는 돈)을 4~6%포인트(p) 올리는 안을 논의했다. 보험료율을 13%로 하고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하면, 기금 고갈 시점이 2055년에서 2062년으로 7년 늦춰진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부의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에 대해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추상적' '맹탕'이라는 질타가 쏟아졌고, 정부와 특위 산하 민간자문위 사이에 이견이 노출되기도 했다.
연금특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보건복지부와 연금특위 산하 민간자문위원회로부터 국민연금 개혁안을 보고 받았다. 활동 기한이 내년 5월로 연장된 후 처음으로 열린 회의다.
민간자문위 보고서에는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받는 돈) 50%' '보험료율 15%, 소득대체율 40%' 두 가지 모수 개혁안이 담겼다. 현행 국민연금은 보험료율 9%, 소득대체율은 42.5%이다. 이를 유지할 경우 기금 고갈 시점은 2055년으로 추정된다.
김연명 공동위원장은 "보험료율을 13%로 하고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하면, 기금 고갈 시점이 7년 정도 연장된다"고 말했다. 또 "보험료율을 15% 인상하고 소득대체율을 40%로 그냥 유지하면 기금 고갈 시점이 2055년에서 2071년으로 16년 정도 연장된다"고 했다.
이를 두고 쟁점을 좁힌 것은 평가할만 하지만, 모수 개혁(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개선)에 집중하느라 정작 핵심인 구조 개혁을 뒤로 미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연금특위 여당 간사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민간자문위 보고서에 대해 "13% 보험료율-50% 소득대체율 안은 문재인 정부에서 낸 사안으로 이미 시기가 지고, 보험료율 9%와 소득대체율 40%를 유지하면서 기초노령연금은 30만원에서 10만원 인상하는 것은 이미 윤석열 정부에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실 이것보다는 발전된 안을 기대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연금특위 야당 간사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접근 가능한 안이 되리라 생각한다"며 "쟁점별로 정리를 잘 해줬기 때문에 이해당사자들의 요구를 수렴해서 좁혀 보고 그중에 몇 가지 중요한 쟁점들을 골라서 국민들에게 묻는 과정을 거치면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이용우 의원은 큰 틀에서 연금 개혁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구조 개혁에 좀 더 천착해 들어가야 한다"며 "내용상 보면 수급 연령, 납입 연령과 수급 불일치에 따른 혼선, 정년 연장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연금 개혁은 연금 개혁으로 풀 문제가 아니고 노동개혁과 함께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개혁 방향 우선순위를 놓고 정부와 연금특위 산하 민간자문위원회 사이에 입장차가 드러나기도 했다.
정부는 구조개혁에 해당하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해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간자문위는 최종보고서에서 "구조개혁 큰 틀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모수 개혁을 우선 추진해 연금 개혁의 지속적 동력을 확보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대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민간자문위와 정부의 생각이 좀 다른 것은 사실"이라며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이 노후소득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소득원이기 때문에 이것을 어느 하나 먼저 논의할 게 아니라 같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정부가 발표한 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놓고는 여야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제시한 출산 크레딧 군 복무 크레딧도 사실상 앞으로 그 보장을 늘려준다는 것이지 실제 그게 내 삶의 앞으로 어떤 체감을 갖다 줄 수 있다는 것인지는 굉장히 추상적"이라고 했다.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보험료율, 소득대체율을) 어떤 식으로 조합할 것이고 목표를 뭘로 할 것인지 등이 명확지 않으니까 일각에서 '맹탕 계획'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정부가 연금 개혁에 대해서 의지가 있느냐 그런 의문을 자꾸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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