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尹대통령, 신임 헌법재판관에 정형식 대전고법원장 지명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신임 헌법재판관에 정형식(사진) 대전고등법원장을 지명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유남석 전 헌법재판소장의 후임으로 정 법원장을 인선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정 지명자는 1988년 수원지법 성남지원 판사로 임관한 이래 35년 동안 서울고법·수원고법 부장판사로 재직하면서 해박한 법리와 공정한 재판 진행으로 정평이 나 있는 법관"이라며 "대전고등법원장, 서울회생법원장을 거치면서 법원 행정에 있어서 원칙에 충실한 업무를 해왔다"고 인선 이유를 밝혔다.

김 실장은 또 "헌법재판관으로서 지녀야 할 자질과 덕목, 또 법조계의 신망을 두루 갖추고 있어서 헌법재판소 본연의 직무를 수행하는 재판관으로서 더 없는 적임자라고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정 지명자는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제27회 사법시험에 합격, 제17기로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서울회생법원장, 수원고등법원 부장판사, 대전고등법원장을 역임했다

정 지명자는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에서 해임된 정연주 전 KBS 사장의 해임결정 효력정지 행정소송을 기각한 바 있다. 정 전 사장은 4년 뒤인 2012년 대법원에서 해임 무효 판결을 받아 승소했다. 정 지명자는 또 국정농단 게이트와 관련한 이재용 삼성 회장의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바 있다. 정 지명자는 당시 삼성 측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마필과 차량 등을 무상으로 이용하게 한 부분은 뇌물로 인정되나 소유권을 넘기지 않아 구매 대금 등은 뇌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추후 박근혜 전 대통령의 2심 판결에서 이 회장의 뇌물수수 규모는 36억원에서 86억원으로 늘어났고, 대법원 선고에서 정 지명자의 2심 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환송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판결 논란과 관련해 "정 지명자의 세평 등을 꼼꼼히 봤다.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15일) 순방을 떠나기 전에 인선을 발표하려고 했는데 한 번 더 세밀히 본다고 미뤘다"며 "저희가 듣기로는 법과 원칙에 충실한 분일 뿐, (정치적) 성향 등에 따라서 좌고우면하는 법관은 아니라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이 있으니, 국회나 국민 앞에서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저희가 판단한 것은 성향에 따라 판결하는 법관은 아닌 걸로 안다"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