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내년 총선 1월7일 확정”…임금 인상 시위에 기름 붓나
의류 노동자 시위 더욱 거세질 듯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인상 요구 시위가 2주 넘게 계속되는 가운데 방글라데시 당국이 차기 총선일을 내년 1월7일로 확정했다. 현 정부 퇴진과 중립 정부 구성을 주장해온 야권은 크게 반발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카지 하비불 아왈 방글라데시 선거관리위원장은 전날 대국민 TV 연설을 통해 “제12대 총선이 내년 1월7일 하루 동안 전국 약 300개 선거구에서 치러진다”고 밝혔다. 하비불 위원장은 “모든 정당이 갈등과 폭력을 피하는 원만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 아와미연맹(AL)은 반색했다. 이들은 현 정부가 물러나지 않은 채 총선을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지난해 말부터 셰이크 하시나 총리 퇴진과 선거 관리용 중립 정부 구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온 제1야당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 등은 총선 보이콧 의사를 밝혔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등에선 지난달 28일부터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의류 부문 노동자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노조 측은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 현재 월 최저임금 8000타카(약 9만6000원)를 약 3배인 2만3000타카(27만5000원)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권은 노동자들과 함께 집회에 참여했는데,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로 지금까지 경찰관 1명을 포함해 4명이 사망했다. 야권 유력 지도자 다수도 경찰에 체포됐다.
야권과 시민단체는 사망자 시신에서 산탄총에 맞은 흔적이 발견됐다며 경찰의 과잉 진압을 문제 삼고 있다. 여기에 주요 의류 산업 지역인 가지푸르에 있는 공장 150곳이 가동을 중단하는 등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혼란 속에 방글라데시 당국이 일방적으로 총선일을 발표하면서 유혈 충돌 사태가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 선거관리위원인 사카와트 호사인은 방글라데시 일간 더데일리스타에 “모든 정당에 평평한 운동장을 보장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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