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영끌족, 빚 못갚아 아파트 팔았다는데…그들을 비난할 수 없는 이유 [기자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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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기자도 영끌족이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가계 빚이 급격한 내수 위축을 가져온 셈이다.
하지만 소비를 줄여서라도 감당할 수 있다면 빚내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감당할 수 없는 빚을 낸 건 잘못이지만 비난하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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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은 컸지만 월급으로 매달 원금과 이자를 갚기엔 문제가 없었다. 물론 외식, 여행 등 지출은 크게 줄었다. 지금도 어린 아들과 장난감 가게를 지날 때면 식은 땀이 난다. 괜히 아이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 말을 걸 때도 있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가계 빚이 급격한 내수 위축을 가져온 셈이다.
하지만 소비를 줄여서라도 감당할 수 있다면 빚내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100% 현금만으로 평균 12억원(KB부동산 통계 10월 기준) 하는 서울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갚을 능력이 있는 사람까지 은행 대출을 막는 건 횡포, 억지다. 가계 부채가 무섭다고 대출을 막기 시작하면 현금 부자들만 신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문제는 갚을 능력이다. 지난해 20~30대가 갚을 능력이 없어 집을 대거 처분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전국에 걸쳐 12만채를 던졌다. 집 값이 한창 떨어지는 시기에 벌어진 일이다. 손해를 보고 처분한 2030세대가 많을 것 같다. 주식이나 코인처럼 집을 사고 파는 2030이 많다는 얘기도 들린다.
원칙은 간단하다. 대출을 무서워하거나 금기시할 건 아니지만 영혼까지 끌어모으지 않는거다. 내 월급으로 감당할 정도만 빚을 내야 한다. 금리 상승기에 무턱대고 변동금리 대출을 받거나, 반대로 금리 하락기에 고정금리 대출을 받는 실수도 범하지 말아야 한다.
서울 살면서 월급만 받아서 내 집 마련하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숙, 자취 생활을 오래한 지방 출신 젊은이들의 내 집 마련 꿈은 더 절실하다. 감당할 수 없는 빚을 낸 건 잘못이지만 비난하지 말았으면 한다. 이들이 좌절하지 않게끔 주거사다리를 잘 만들어 주는게 기성세대와 정책당국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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