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이재명에 '강성 팬덤 결별' 한 달 시한 제시
[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더불어민주당 내 비주류 세력인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이 당내 정치 모임 '원칙과 상식'을 공식 출범했다. 이들은 당 지도부에 강성 지지층과의 결별 등을 요구하며 '한 달'이라는 시간을 제시했다. 한 달 내 뚜렷한 변화가 없을 경우 거취 문제를 생각해보겠다며 탈당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민주당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은 1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비명계' 프레임을 벗어 던지겠다"며 "누구를 반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민주당의 무너진 원칙을 되살리고, 국민이 요구하는 상식의 정치를 세우겠다"며 '원칙과 상식' 출범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 당 내 토론 모임인 '반성과 혁신', '민주당의 길' 등을 통해 강성 지지층 중심의 당 운영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해왔다. 단순 의견 교류 활동에서 나아가 '원칙과 상식'을 통해 정치 세력으로 조직화한 것이다.
네 의원은 "민주당의 정풍운동을 지향한다"며 "당내 패권주의 대신 정당 민주주의를, 내로남불과 온정주의 대신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팬덤정치 대신 당심과 민심의 조화를 추구한다"고 모임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권의 독선, 독주, 검찰 독재를 막아야 한다. 그럴려면 강한 야당이 되어야 한다. 민주당이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도덕성 회복, △당내 민주주의 회복, △비전 정치 회복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재명) 대표 개인의 사법 방어에 당을 동원하는 방탄 정당, 이제 그만해야 한다. 돈봉투 사건, 코인 사건 등 민주당의 도덕성을 훼손한 사건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따라 조사하고 단호하게 조치해야 한다"라고 했다.
특히 "친명(親이재명) 일색의 지도부, 강성 지지층, 외부의 유튜브 언론 등이 지배하는 획일적, 전체주의적 목소리로는 국민의 민주당으로 갈 수 없다"라며 "강성 팬덤 정치와 과감하게 결별하고 당내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라고 당내 민주주의 회복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들은 끝으로 "'원칙과 상식'은 흩어져 있는 의견들을 모으고, 민주적 토론을 만들고, 패권주의로부터 개인과 소수의 의견을 보호할 것"이라며 "작은 목소리로 시작하지만 많은 지지와 응원이 이어져 큰 물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당 내에 '원칙과 상식' 취지에 공감하는 의원들이 다수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김종민 의원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네 명 의원뿐 아니라 뜻 같이하는 4~50명이 있다. 이름 공개하고 함께 못해도 뜻 같이 하는 의원들 모여서 당 바꾸는 데 전력할 때"라고 했다. 당초 같은 당 이상민 의원이 원칙과 상식 출범에 함께할 예정이었으나, 의견 차이로 결국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내 민주주의 관련 구체적인 요구사항에 대해 이원욱 의원은 "가짜뉴스 만들고 수박 몰아내자고 하는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 사퇴. (이 대표가) 지금 순간이라도 할 수 있다"며, 이어 "강성 유튜버가 주도하는 유튜브 출연 금지, 거기에 출연하면 앞으로 총선 경선 공천 과정에서 불이익을 주겠다고 하면 출연을 안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지도부 응답이 없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에 김 의원은 "내년 1월부턴 본격 선거 운동 체제라 지금 우리 당이 한 달 정도 시간이 있다고 본다"며 "그 한 달 동안 최선의 노력의 결과로 당이 바뀔 것이라 기대하고, 그리 되지 않았을 땐 그 때 가서 어떤 결단 내릴지 (정하겠다)"고 했다.
윤영찬 의원은 다만 "탈당에 대해 네 명이 이야기해 본 적은 없다.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과거 친문(親문재인) 팬덤에 대한 반성도 함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김 의원은 "저는 이른바 친문 팬덤 수혜자 중 하나다. 그 덕에 최고위원도 했는데, 최고위원 당선되고 나서 '이대로 가면 정상 정치가 안 되겠다' 해서 유튜브에 안 나가고 안 보고 했더니, 그 이후에 돌아온 것은 '수박'이었다"며 "지도부가 이것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응천 의원은 "제가 친문·친명 팬덤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공격받은 사람으로서 매운 맛이 다르다"며 "이번에는(친명 팬덤은) 같이 갈 수 없다는 걸 전제로 한다. 같은 정치 이념을 가진 사람으로 대접하는 게 아니"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정치적 동력으로 강성 팬덤 지지를 삼고 있는 것 같다"며 "팬덤에 기대어 자신의 자양분으로 삼고자 하는 분들도 사실은 민주주의 왜곡에, 민주주의 추락에 굉장히 기여를 하고 계신 것이다. 우리 당을 망치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조 의원은 '총선 공천을 위해 모인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정말 어이가 없다"며 "(공천 받는) 가장 쉬운 방법이 있다.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총선 승리하자' 이 자리에서 얘기하면 된다. (공천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을 바로 세우기 위해 그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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