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마라톤에서 '자동차 탄' 자크르제우스키, 1년 자격 정지

울트라 마라톤 대회에서 차를 타고 이동한 뒤 적발된 자크르제우스키 [자크르제우스키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울트라 마라톤(50마일·약 80.5㎞)에 출전해 3위에 올랐지만, 일부 구간에서 자동차를 탄 사실이 적발된 조아시아 자크르제우스키(47·영국)가 12개월 선수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영국 BBC와 로이터통신은 16일(한국시간) "영국육상연맹이 자크르제우스키의 선수 자격을 12개월 정지하는 징계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자크르제우스키는 지난 4월 7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리버풀까지 50마일을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에 출전해 여자부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주최 측이 선수 추적 시스템을 통해 자크르제우스키가 1마일(약 1.6㎞)을 1분40초 만에 달린 '비정상적인 기록'을 발견하고서 추가 조사에 나섰다.

1마일을 1분40초에 달리려면, 100ｍ를 6초25로 16번 반복해서 뛰어야 한다.

추가 조사에서 자크르제우스키는 약 4㎞를 자동차를 타고 이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자크르제우스키는 "나는 4월 대회에 '비경쟁 부문'에 출전했다. 몸에 이상이 있어서 차를 탔고, 경기 운영요원에게 보고했다"며 "경쟁 부문에 출전하지 않았으니 징계받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영국육상연맹은 "자크르제우스키가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트로피를 받았다. 트로피를 돌려주지도 않았다"며 "울트라 마라토너가 겪는 브레인 포그(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느낌이 지속되는 현상)를 앓았다고 해도, 일주일이면 회복된다. 일주일 뒤에도 자크르제우스키는 트로피 반납 의사를 표하지 않았다"고 징계를 확정했다.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나 현재 호주 시드니에 거주하는 자크르제우스키는 트랙 중장거리와 마라톤 선수로 뛰었다. 42.195㎞ 마라톤 풀코스 개인 최고 기록은 2시간39분22초다.

그는 20대 중반부터는 의사로 일하면서 마라톤과 울트라 마라톤 대회에 출전했다.

2020년에는 '호주 24시간 달리기'에서 236.561㎞를 달렸고, 올해 2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48시간 동안 255마일(약 411.5㎞)을 달려 이 부문 비공인 세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여러 이정표를 세우며 '스코틀랜드 철인'으로 불리던 자크르제우스키는 이번 '승차 마라톤' 촌극으로 명예도 땅에 떨어졌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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