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이준석 신당서 유턴한다면 신뢰 상실…젠더 이견 토론 기대"

"李 신당 후 유턴? 가능성 별로 없어…그럴 것 같았으면 만나지도 않았다" 재회 일정은 아직
"젠더문제 각자 강한 의견, 달라서 토론하는 게 의미…여가부 폐지공약 옳았나 토론 가능"

지난 10월23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의희망 2차 시국토론회에서 금태섭 전 의원이 발제하고 있다.<연합뉴스>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금태섭 전 의원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신당에 함께했다가도 여당으로 유턴할 가능성에 관해 "별로 없다고 본다"면서도 "만약 그런 걸 위해서 저렇게 하고 있다면 신뢰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 동행을 '확신'하는 단계에 이르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금태섭 전 의원은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전 대표와의 지난 10일 오찬회동 후기로 "우리 정치가 보수정당 또는 진보정당 내에서 어떻게 해서 될 문제가 아니고 구조적 문제를 어떻게 해야하느냐는 의논을 많이했다. 만나서 진지하게 대화를 나눈 적이 별로 없어서 그날은 서로 생각을 얘기하고 듣는 자리였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만나게 되지 않을까"라고 언급했다.

진행자가 단도직입적으로 '같이 하자는 얘기가 그날 나왔나'라고 묻자 금 전 의원은 즉답 대신 "이 전 대표나 저나 선택하는 문제"라고 운을 뗐다. 그는 "저는 지금의 (거대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 진영을 깨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거니까 목표가 같으면 같이할 수 있다"며 "기존 세력을 깨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비슷한 목표를 가진 사람들은 같이 모여서 해야 한다는 면에서 얘기했다"고 했다.

소속당 개혁을 위한 신당론이라면 "자기 할일을 하는 것"에 그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전 대표가 신당 얘기를 많이 하지만 결국 국민의힘으로 유턴할 것'이란 소문에 관해선 "만약에 그렇다면 같이 할 수도 없는 것인데, 정치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게 일관성과 신뢰다. 만약 지금 저렇게 얘기하고 나서 유턴을 한다면 글쎄요, 그렇게 할 것 같진 않다.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본다"고 추측했다.

금 전 의원은 "정치인이 결국은 자기가 처한 조건에 따라서 움직이는 건데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의 직전 대표를 한 분이고, 당에 대해 많은 애정과 또 '좀 고쳐서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을텐데 지금은 도저히 어렵지 않나"라며 "저도 굉장히 오랫동안 지지했고 애정은 있지만 지금 민주당은 과거의 민주당과 완전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어 돌아가서 뭐가 달라질 거란 생각은 안 한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지금 여러 가지 논란이 있는데 이재명 대표가 소위 반명(反이재명) 의원에게 공천 준다고 민주당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윤석열 대통령이 좀 태도를 바꾼다거나 김기현 대표가 혁신위 말을 듣는다거나 해서 국민의힘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고 주장했다. 친(親)이준석 성향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이준석 신당은 혁신에너지를 만들고 컴백하는 것'이라고 풀이한 것에도 반박했다.

금 전 의원은 "하태경 의원 입장에선 국민의힘에 계속 계시는 분이니까 그런 얘기를 할텐데 만약에 그런 걸 위해 저렇게 하고 있다면 신뢰가 없어지는 것"이라면서도 "저는 그렇게 생각은 안 한다. 그랬으면 만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국민의힘으로 돌아가거나 하는 거면 이 전 대표도 저를 만나거나 그러진 않았을 거다. 저는 4월부터 신당을 만들어야 된다고 얘기했는데 굳이 저를 만나서 얘기했을까 싶다"고 했다.

한편 금 전 의원은 자신은 '페미니즘', 이 전 대표 쪽은 '안티페미니즘'으로 시각차가 크단 지적에 "저와 이 전 대표는 굉장히 생각이 다른 지점이 많다"고 인정했다. 다만 "정말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대화하고 함께 토론하는 게 좋은 정치다. 지금 민주당은 별 차이 안 나는데도 '수박'이니 국민의힘도 '내부 총질'이니 한다"며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더라도 참고 뒤로 물리고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국민들이 납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전 대표는 젠더 이슈에 명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물음엔 "원래 그런 데 대해 생각이 강한 분이고 저도 그에 못지않게 생각이 강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그런데 이 전 대표와 제가 모여 예를 들어 '지난 대선 때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한 게 맞느냐(옳으냐)' 토론을 할 수 있겠다. 매우 흥미진진한 토론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어떤 생각이든지 놓고 대화할 수 있고 토론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