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률 “‘몸값’ 이어 ‘정신아’ 촬영, 살 빠진 모습에 걱정도 했지만‥”[EN:인터뷰]

박수인 2023. 11. 1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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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지먼트mmm 제공
매니지먼트mmm 제공

[뉴스엔 박수인 기자]

배우 장률이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의 황여환을 그려내기까지 과정을 공개했다.

장률은 11월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극본 이남규 오보현 김다희/연출 이재규 김남수) 인터뷰에서 황여환을 연기하는 데 있어서 중점을 둔 부분을 짚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다은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장률은 "정신의학과 의사이기 때문에 관객 분들에게 의사로서의 신뢰감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드라마 팀에서 병원에 자문을 구할 수 있도록 연결을 시켜주시고 짧게 나마 의사 선생님이 어떻게 일하고 계신지 환자 분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참관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의사 선생님과 친해져서 연락처도 주고 받았고 태도, 애티튜드 궁금한 점이 있으면 자문을 구했다. 여환의 개인적인 면들에서는 들레를 향한 서툴고 부족한 모습을 순수하게 다가가면 좋지 않을까 해서 양면의 모습에 차이를 두려고 했다. 또 작품 속 인물이 성장이라는 주제 안에 있다고 생각했다. 일단 기본적으로 황여환은 사려깊고 프로페셔널하고 의학적 지식을 많이 알고 있고 동료들에게 든든한 존재로 비춰지는데 환자들을 만나면서 정신과 의사, 사람으로서 성장하는 순간들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참관하면서 느낀 부분으로는 "의사 분들이 정말 힘드시구나, 하루하루를 정말 바쁘게 보내시구나 느꼈던 게 가장 컸다. 어떻게 의사가 되어가는지가 궁금했다. 어떤 과정들을 밟아가는지, 여환은 정신과 펠로우 3년차로 설정돼있었는데 레지던트 생활은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고 얼마나 바쁜지 궁금했다. 병원에서 걸음걸이 속도만 봐도 경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보인다고 하시더라. 어떻게 걸을까, 어떤 템포일까, 어떤 리듬일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정신질환이라는 것이 환자와 보내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그런 시간을 통해서 환자의 마음, 상태를 돌아봐야 하고 그 안에서 발견해야 하는 게 많이 와닿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대본의 첫 인상을 떠올리면서는 "너무 좋았다. 대본을 보면서 많이 울고 웃기도 했다. 감정적으로 많이 요동쳤던 순간들이 있었다. 사랑하는 아이, 아내를 잃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온 최준기(김대건)님 에피소드를 읽어나갈때 눈물이 멈추지 않아서 의사로서 연기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요동쳐서 의사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다. '제가 환자를 상대하면서 눈물을 흘려도 되나요?' 했는데 선생님이 '마음이 아프시면 우셔도 된다'고 하셨다. 그게 저한테 큰 힘이 됐던 것 같다. 환자에 대한 마음을 잘 써봐야겠다, 의사로서 잘 존재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했던 것 같다. 이 의사도 환자들을 대하면서 성장해가고 있지 않나. 적절한 순간들을 찾아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찍을 당시 33세였다. 오픈되고 나서 제 모습을 봤을 때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지만 33세의 장률이 생각한 인물을 담아냈다고 생각한다. 인물의 무게, 직업적인 무게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견디면서 해나가려고 했다. 객관화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다고. 장률은 "다른 표현을 했으면 어떨까 하면서 끊임없이 채찍질을 하는 편이다. 최준기 환자를 대할 때 시선, 눈빛이 감정적으로 가장 어렵게 다가왔다. 33살의 장률이 저렇게 연기했구나, 받아들이면서 배우 생활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면서도 "저에게도 칭찬하고 잘했다 얘기해주는 순간들이 요즘 많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공감된 부분 또한 최준기 환자 에피소드였다. 장률은 "아담 샌들러가 나오는 영화 '레인 오버 미'를 좋아한다. 그 영화를 보면서 많은 감정들을 느꼈던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의 아픔이라는 게 많이 와닿았던 것 같다. 내가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그런 마음에 빠져들게 될 것 같더라. 그런 상처와 아픔을 견디면서 살아가는 분들이 많으실거고. 그러다 보니까 그 에피소드가 이입이 많이 됐다. 할머니 생각도 많이 났다. 어렸을 때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20대 후반쯤 됐을 때 돌아가셨는데 내가 더 잘했으면 어땠을까, 내가 더 찾아갔으면 어땠을까, 카스테라 빵을 좋아하셨는데 사다드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그런 마음들이 생겨나더라"며 울컥하기도 했다.

여환과 싱크로율에 대해서는 "실제로 집에서 막내아들이다. 철이 없고 개인의 삶에 있어 서툴고 누나, 형, 부모님 포함해서 저를 다 놀린다. 놀림을 많이 받는다. 막내로 자라다 보니까 엄마 아빠한테 애교도 많은 편이다. 주변에서 그렇게 얘기해주더라. 그런 면모들을 여환과 맞닿아서 표현해보면 어떨까 하면서 인물을 만들어갔다"고 전했다.

외형적인 변화도 있었다. 장률은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촬영할 때는 이전 작품이 '몸값'이었다 보니까 살이 좀 빠졌다. 바로 이어서 촬영하다 보니까 살이 빠진 상태로 촬영했다. 중간 중간 열심히 먹으려고 했는데 심혈을 기울여서 작품에 임하다 보니 중간에 살이 오르지는 않았던 것 같다. 현장에 밥차가 있었는데 다같이 나오는 신에 동료들이 그렇게 챙겨주셨다"며 "평소 몸무게보다는 5kg 정도 빠진 상태였다. '마이네임' 때는 체중도 많이 감량했지만 몸도 좋아야 해서 운동도 많이 했는데 '몸값'할 때는 운동을 열심히 하지는 않았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는 너무 살이 빠진 모습이 나오면 보기 안 좋지 않을까 했는데 더 여환스러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률은 '마이네임', '몸값',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등을 통해 매 작품 다른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많은 분들이 알아보셔야 하는데 고민"이라는 장률은 "새롭게 봐주시는 게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의 숙제가 많은 것 같다. 인물에 집중하는 것 말고는 특별히 하는 건 없는 것 같다. 비결은 딱히 없다. 인물과 정서, 감정 상대 배역들과의 관계, 분위기에 집중하는 타입"이라고 말했다.

데뷔 10주년 소감을 전하기도. 장률은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다. 배우로서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게 어려운데 그런 순간들을 좋은 감독님, 제작진, 작품을 만나서 시청자 분들께 저라는 배우가 이런 모습을 갖고 있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순간들이라 너무나 감사하고 기쁘고 좋다"고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사진=매니지먼트mmm 제공)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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