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의 기적 ‘골든걸스’, KBS 예능이 꿈틀댄다[스경연예연구소]
한 해 방송사들의 ‘예능 농사’가 막바지에 들어서는 11월 중순, KBS 예능이 꿈틀대기 시작한다. 그 주인공은 예능을 전업으로 하는 방송인들도, 생기 넘치는 아이돌 그룹도 아니다. 평균 나이 59.2세, 경력을 합치면 155년에 달하는 ‘신(神)인 걸그룹’ 골든걸스 때문이다.
‘골든걸스’의 하반기 위력이 심상치 않다. K팝 가수로서, 프로듀서로서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박진영의 조련 아래 가수 인순이, 박미경, 신효범, 이은미가 뭉친 ‘골든걸스’는 시청률과 화제성의 각종 지표에서 두드러지는 성과를 내고 있다.
■ 뜨거운 지표
지난달 27일 첫 방송 된 KBS2 ‘골든걸스’는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코리아 집계에서 첫 회 전국 기준 시청률이 4%를 기록한 후 2회에서는 5%의 시청률로 1%포인트 상승한 수치를 보였다. 이는 올해 KBS 금요일 동시간대 예능 중 최고 수치다.
5%의 시청률 의미를 간단히 부연하자면, 주말 예능을 포함한 모든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10위권에 진입할 수 있는 수치라는 의미다. 게다가 꾸준히 방송해 팬덤을 모은 프로그램이 아닌 갓 2주 방송한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봤을 때 더욱 고무적인 수치다.
‘골든걸스’의 위력은 시청률로 잡히지 않는 화제성 수치를 봐도 알 수 있다. 한국기업평판 연구소가 발표하는 ‘2023년 11월 예능 프로그램 브랜드 평판’에서 18위에 올랐으며, 같은 곳에서 조사한 레전드 가수 브랜드 평판에서 박진영이 1위, 인순이, 이은미가 3, 4위에 올랐다.
또한 예능 출연자 남자 순위(이하 라코이 10월 4주 기준 집계)에서 박진영이 1위, 여자 순위에서 인순이가 2위, 신효범 3위, 박미경 4위, 이은미가 5위에 올랐다. OTT 플랫폼 웨이브에서는 2주 차 시청자 수가 전주의 120% 증가했으며, 클립 VOD 기준 지상파 3사 예능 프로그램 및 네이버 TV 예능 프로그램 재생수 1위, 네이버TV 전체 프로그램 2위(10월28일부터 11월5일까지 집계) 등 많은 지표에서 뜨거움을 과시 중이다.
지난주 한국시리즈 3차전 중계 여파로 결방을 했음에도 유튜브에 올라온 이들의 클립이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시청자 게시판의 여파는 여전하다. 이 와중에 이들은 오는 23일 데뷔 쇼케이스도 확정했다. 본격적인 걸그룹 트레이닝 이후로 베일을 벗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 발상의 반전
프로그램은 2013년 KBS2 ‘우리동네 예체능’의 농구 편으로 인연을 맺은 박진영과 양혁PD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늘 1980년대 소울음악에 대한 향수가 있었지만, 육성하는 팀을 통해서는 진한 ‘소울’의 향내를 내기에 아쉬움이 많았던 박진영이 그룹 결성을 결심하고, 그 과정을 프로그램화하기 위해 양PD를 만났다.
이후 섭외과정을 프로그램 편성 여부와 관계없이 무작정 찍기로 하고 인순이, 박미경, 신효범, 이은미 등의 가수를 찾아 나섰다. 이들은 이 네 가수의 K팝 커버무대나 듀엣무대 심지어는 주 5일 합숙까지 끌어내며, 이들의 평소 루틴을 아는 가요 관계자들까지 놀라게 하는 데 성공했다.
평균 나이 환갑에 이르는 이들의 걸그룹 도전기가 바로 예능의 기본은 ‘발상의 전환’이었다. 낯선 사람들이 익숙한 환경에서 트레이닝에 나서는 모습에 이들의 원래 팬들뿐 아니라 K팝 육성 시스템에 익숙한 젊은 시청자들도 호응했다.
게다가 이들이 방송에서 트와이스의 ‘필 스페셜(Feel Special)’(신효범), 아이브의 ‘아이 엠(I AM)’(박미경), 뉴진스의 ‘하입 보이(Hype Boy)’(인순이), 청하의 ‘벌써 12시’(이은미) 등을 커버하는 모습은 클립 형태로 퍼져나갔다. 지상파 방송과는 별개로 클립이 대거 소비되는 최근 시청자들의 흐름을 반영한 전략이었다.
무엇보다 이들 네 명의 디바가 지금까지 30년이 넘게 쌓아온 공력과 고집이 있음에도 새로운 도전을 위해 기꺼이 나서는 모습은 많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맏이인 인순이는 지난달 26일 제작발표회에서“연습을 하면서 땀이 물처럼 나오는 경우는 46년 만에 처음이었다”며 “초심으로 돌아간 것 같다. 이번 프로그램을 하면서 처음 가수를 시작한 마음을 떠올렸다”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거듭된 기존 프로그램의 부침으로 침체기에 빠진 KBS의 예능, 이는 지상파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다르지 않다. 발상의 전환으로 연말 방송가를 달구기 시작한 ‘골든걸스’의 열기는 예능의 기본 ‘반전’을 떠올리게 하는 유쾌한 도전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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