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승인 '반쪽' 아킬레스건 이식하고선…건보공단 속여 100억 편취

/사진제공=서울경찰청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승인이 안 된 반쪽짜리 아킬레스건을 완전한 아킬레스건으로 속여 수입,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국제범죄수사계는 2012년 3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약 7년 동안 식약처 승인을 받지 않은 반쪽 아킬레스건 6770개를 수입해 병·의원 400곳에 납품한 일당 85명을 검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기존에 승인받은 완전한 아킬레스건을 납품한 것처럼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속여 요양급여 약 100억원을 편취한 혐의도 받는다.

이들 일당은 식약처의 승인을 받은 상품명 '완전한 아킬레스건'으로 반쪽 아킬레스건을 들여왔다. 냉동포장 상태에서는 육안으로 완전한 아킬레스건과 반쪽 아킬레스건의 구별이 힘든 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지난해 2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의뢰로 수사에 착수했다. 인체조직 수입업체 2곳을 압수수색해 반쪽 아킬레스건이 사용된 조직 이식 결과 기록서를 압수했고 휴대폰 포렌식을 통해 의료정보 유출 사실, 영업사원이 수술실에 들어가 아킬레스건을 환자 지수에 맞게 다듬는 등의 의료법 위반 사실을 적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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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 중 영업사원은 아킬레스건을 의료기관에 납품하는 과정에 병원, 의사에게 회식비 명목으로 현금을 제공하거나 납품업체 선정에 대한 대가로 의자 등 사무집기, 고가의 수술 도구 등을 무상으로 제공한 사실도 드러났다.

아킬레스건은 스포츠 활동 중 발생하는 전방 십자인대 파열 수술에 쓰인다. 기증된 아킬레스건 일부를 잘라 십자인대 역할을 대신하게 하는데 국내에는 기증자가 적어 대부분 허가받은 인체조직은행이 미국에서 수입한다. 반쪽 아킬레스건은 굵기나 강도가 충분한지 검증되지 않아 제 역할을 못 할 가능성이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반쪽 아킬레스건 수입·납품 업체와 의사 등을 추가로 확인해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승인받지 않은 인체 조직을 수입, 납품하거나 업체 선정을 위해 경제적 이익을 요구하는 행위를 목격하면 적극적인 신고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