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고생한 만큼 좋은 결과 얻길"

이루비 기자 2023. 11. 1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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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인천에서는 지난해보다 508명 늘어난 2만6686명의 수험생이 일반시험장 56곳에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있다.

이날 오전 7시께 인천시교육청 25지구 제7시험장이 마련된 부평구 산곡고등학교에는 해가 뜨지 않은 시간부터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분주한 발길이 이어졌다.

올해 수능 한파는 없었지만 쌀쌀한 아침 공기처럼 학부모들의 얼굴에는 수험생보다 더 긴장한 듯한 표정이 서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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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이동민(18)군을 응원하기 위해 16일 오전 인천 부평구 산곡고등학교를 찾은 이봄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3.11.16. ruby@newsis.com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16일 인천에서는 지난해보다 508명 늘어난 2만6686명의 수험생이 일반시험장 56곳에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있다.

이날 오전 7시께 인천시교육청 25지구 제7시험장이 마련된 부평구 산곡고등학교에는 해가 뜨지 않은 시간부터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분주한 발길이 이어졌다.

2년차에 접어든 '위드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수능 시험장 앞은 여전히 응원전 없이 조용한 분위기였다. 수험생들은 여느 해와 같이 교문 앞에서 학부모들의 응원을 받으며 시험장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올해 수능 한파는 없었지만 쌀쌀한 아침 공기처럼 학부모들의 얼굴에는 수험생보다 더 긴장한 듯한 표정이 서려 있었다.

학부모 김태린(44·여)씨는 "둘째 아이인데도 수능날 아침이 되니 여전히 떨린다"면서 "제가 수능볼 때도 떨리긴 했는데, 부모가 돼보니 '우리 부모님도 이런 기분이었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저희 어머니가 그랬듯 저도 오늘 아침 목욕재계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아들의 점심 도시락을 쌌다"며 "아들이 차근차근히 긴장하지 말고 수능을 치렀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지수(50·여)씨도 "어제 아이가 많이 긴장한 것 같았는데 그동안 고생한 만큼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 얻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이동민(18)군을 응원하기 위해 16일 오전 인천 부평구 산곡고등학교를 찾은 이봄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3.11.16. ruby@newsis.com


차량만 오가는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도 수능을 치르는 자녀이자 제자, 친구, 선배를 응원하기 위해 모인 이들이 눈에 띄었다.

10명에 달하는 든든한 '지원군'과 함께 등장한 이동민(18)군은 남동구 만수동에 있는 대안교육기관 이봄학교에 다니고 있다. 그는 "어머니, 학교 선생님들, 후배들과 함께 왔다"면서 "이렇게 많이 와주셔서 그런지 떨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군의 어머니 강영수(49·여)씨는 "수능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준비한 기량을 남김없이 펼치고 왔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이봄학교 후배인 이성재(13)군 또한 "동민이형의 표정이 밝아 보여 다행"이라면서 "제가 수능 볼 때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아와 함께 응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16일 오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입실 마감 시간을 3분 앞두고 싸이카(경찰 오토바이)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도착한 수험생 탑승 택시(왼쪽). 택시에서 내려 고사장까지 함께 달리는 수험생과 인천경찰청 교통순찰대 여성규 경위. 2023.11.16. ruby@newsis.com


입실 마감 시간을 3분 앞둔 오전 8시7분께 아슬아슬한 상황도 연출됐다.

싸이카(경찰 오토바이) 2대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나타난 택시 한대가 산곡고 교문 앞에 멈춰 섰다. 택시 뒷좌석에는 수험생 A군이 타고 있었다.

인천경찰청 교통순찰대 여성규 경위는 싸이카를 급히 주차한 뒤, 택시에서 내린 A군을 이끌고 고사장 건물까지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이어 A군을 건물 안으로 들여보낸 여 경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여 경위는 "산곡동 신촌사거리에서 경광등을 켜놓고 대기하고 있으니 택시기사가 수송 지원을 요청했다"며 "승객이 수험표를 집에 두고 와 다시 돌아가야 한다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싸이카에 수험생을 태울 수 없으니 택시를 에스코트하게 됐는데 다행히 늦지 않고 도착했다"면서 "고사장을 안내하는 분들이 다 입실한 상황이라 제가 수험생과 함께 뛰며 입구 쪽으로 안내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산곡고교 주변에는 해당 지역 관할서인 부평경찰서 경찰관과 모범운전자 등이 배치돼 도로 혼잡을 막는 등 교통 정리를 실시했다. 이정수 부평경찰서장도 함께 현장에 나와 교통 관리를 지휘하고, 고생하는 직원들을 격려했다.

부평경찰서 관계자는 "학부모와 주민들의 협조로 고사장 주변 교통 정리가 잘 이뤄졌다"며 "그동안 고생한 수험생들이 특별한 사건·사고 없이 무사히 수능을 치르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ub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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