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大 ‘윤심’ 앞세웠던 김기현, 혁신위엔 “윤심 언급말라” 반격

박국희 기자 2023. 11. 1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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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55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윤석열 대통령 측에서 소신껏 일하라는 신호가 왔다”며 ‘윤핵관’ 희생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인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겨냥해 “대통령을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정면 반격했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영남 중진·친윤 험지 출마’ 권고안에 대해 “지도부가 공식 기구와 당내 구성원들과 잘 협의해 총선 준비를 하고 당내 문제를 해결해가는 시스템이 잘 작동되고 있다”며 “혁신위원회는 당 공식 기구 중의 하나”라고 했다. 혁신위를 여러 당내 조직 중 하나라고 강조한 것이다. 김 대표는 15일에는 ‘조기 해체론’ 등을 들고 나온 혁신위에 대해 “정제 되지 않은 발언이 보도되고 그게 번복되거나 혼선을 일으키는 모습은 당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 데 이어 이날도 혁신위 견제에 나섰다.

특히 김 대표는 전날 인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측으로부터 “소신껏 맡은 임무를 거침없이 하라는 신호가 왔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며 ‘윤심’이 뒤에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에 대해, 이날 “당무에 개입하지 않고 있는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인 위원장을 직접 비판했다.

김 대표 주변에서는 그간 혁신위가 ‘윤심’을 내세워 지도부 거취를 거칠게 압박하는 것에 대한 불편한 기류가 있었다. 김 대표는 이날 자신의 거취에 대한 질문에 “당 대표의 처신은 당 대표가 알아서 결단할 것”이라며 “여러분이 관심 가져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고 했다. 최근 이준석 전 대표가 “김기현 대표가 1~2주 안에 쫓겨날 것”이라고 하는 등 일각에서 제기된 지도부 흔들기에 대해 김 대표가 반격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지난 3월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 때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로 누구보다 ‘윤심(尹心)’을 앞세웠던 김 대표가 이제와서 혁신위를 놓고 ‘윤심’을 언급하지 말라고 한 것은 스스로 모순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김 대표가 여러 차례 혁신위에 ‘전권을 주겠다’고 해놓고 이제와서 혁신위를 견제하면 명분 싸움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김 대표의 어제 발언은 본인 약속을 스스로 깨는 것이다. 김 대표는 전권을 주겠다고 한 약속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며 “인요한 혁신위가 무너지면 김기현 체제도 같이 무너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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