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맨'이 전하는 자연과 인간의 이야기…유이치 히라코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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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몸에 얼굴 대신 크리스마스트리 같은 나무를 조합한 이른바 '트리맨' 캐릭터로 알려진 일본 작가 유이치 히라코(일본명 히라코 유이치·41)의 개인전이 서울 강서구 마곡동 스페이스K 서울에서 시작했다.
그림부터 조각, 설치 작업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인간과 자연의 이야기를 전하는 작가다.
작가가 이름 붙이지는 않았지만 흔히 '트리맨'으로 불리는 캐릭터는 이런 작가의 작업 주제를 전달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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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사람의 몸에 얼굴 대신 크리스마스트리 같은 나무를 조합한 이른바 '트리맨' 캐릭터로 알려진 일본 작가 유이치 히라코(일본명 히라코 유이치·41)의 개인전이 서울 강서구 마곡동 스페이스K 서울에서 시작했다.
그림부터 조각, 설치 작업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인간과 자연의 이야기를 전하는 작가다.
일본 오카야마(岡山)에서 주변의 자연을 가까이하며 자란 작가는 영국 런던 유학 때 가로수나 공원 같은 인공적인 자연에 감탄하는 이들을 보고 사람들이 자연을 대하는 태도, 사람과 자연의 관계 등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작가가 이름 붙이지는 않았지만 흔히 '트리맨'으로 불리는 캐릭터는 이런 작가의 작업 주제를 전달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일본 민속 설화의 나무 정령을 참고한 것으로, 작가의 자화상이자 자연과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이들의 초상이기도 하다.
캐릭터는 작품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변형되며 숨은 이야기를 상상하게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정면 초상화 형식으로 그려지기도 하고 배를 타고 어디론가 모험을 떠나기도 한다. 네 개 화면으로 구성된 '더 저니(트래블링 플랜츠)'는 길이 10m, 높이 3m의 대형 회화로, 식물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캐릭터는 3m가 넘는 나무 조각으로도 만들어졌다.
여러 차례 다양한 시도를 거쳐 현재의 단순한 형태가 완성되는 데는 자라면서 접했던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등도 영향을 끼쳤다.
작가는 "'이웃집 토토로'나 '천공의 성 라퓨타'는 자막을 외울 정도로 수백번 봤을 정도로 영향을 많이 받았다"면서 "캐릭터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잘 전달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캐릭터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고 (이야기) 전달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설치 작업 중에는 미술관 입구에 놓인 핀볼 기계도 있다. 관람객에게 지급되는 코인을 넣고 작동시키면 트리맨 모양의 기념품을 주는 작업으로, 작가는 "미술을 좀 더 많이 접하고 즐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든 장치"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내년 2월4일까지. 유료 관람.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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