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 "주요인물만 68명, 촬영보다 캐스팅과 오디션 과정이 더 힘들어" [인터뷰M]

김경희 2023. 11. 1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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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으로 전작 '아수라' 이후 7년 만에 관객과 만나는 김성수 감독을 만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서울의 봄'은 10.26 대통령 시해 사건 당일에서 시작된다. 보안사령관인 전두광이 계엄법에 따라 합동수사본부장에 임명되는 것에서 시작해 12.12 군사반란 당일까지 9시간여의 공방을 드라마틱하고 역동적으로 그려냈다.

영화 '서울의 봄'은 1979년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가져온 듯 인물들의 의상, 세트, 소품, 거리까지 완벽하게 표현해 놀라움을 안겼다. 김성수 감독은 "사실 영화는 다 거짓말 아니냐. '이렇다 치고요'라는 전재로 만들어지는 건데 이번 영화는 실제감을 만들고 깊이감을 내기 위해 같이 일하는 팀들이 정말 엄청난 성과를 내줬다. 미술감독의 경우 공기도 79년 12월의 공기를 가져오려 했다고 할 정도다."라며 최고의 스태프들과 함께 작업한 덕이라며 공을 돌렸다.

그러며 "배우들이 연배가 있어서 그 시대 어른에 대한 기억이 있으니 말투나 행동을 70년대스럽게 했으며 60명이 넘는 주요 배우들이 워낙 연극 경력도 많은 분들이라 리허설을 하는 과정에서 진짜스러움을 많이 가져오셨다. 정말 그 상황이라면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행동을 할지, 연기하는 사람뿐 아니라 같은 공간에 있는 역할들도 디테일을 살리며 리액션을 해주더라"며 알아서 현장감을 살려줬던 배우들도 칭찬했다.

12.12 당시의 실제 인물들을 모티브로 하지만 감독의 상상으로 이야기를 만들었기에 등장인물들은 실명이 아닌 변형된 이름을 썼다. 전두환은 전두광으로 노태우는 노태건 등으로 이름을 바꿨는데 이에 대해 김성수 감독은 "여러 이름을 놓고 스태프들과 투표로 골랐다. 저는 전두광 말고 다른 이름이 좋았는데 항상 투표할 때마다 전두광이 1등이었다. 실제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을 만들다 보니 낯선 이름이 너무 많아서 현장에서 캐릭터 이름을 외우느라 죽는 줄 알았다."며 이름의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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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광의 반대편에 서서 끝까지 나라를 지키려 애썼던 이태신을 연기한 정우성에 대해 김성수 감독은 "오랫동안 지켜봤는데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대단하다. 정우성에게 농담으로 왜 그렇게 태어나서 미모를 썩히냐는 말도 하는데 정우성은 자신이 가지고 태어난 재능을 사리사욕을 위해 사용하지 않았기에 그의 아름다움이 오래가는 것 같다."며 처음부터 큰 키에 훤칠한 외모, 심성까지 올곧았던 캐릭터에 정우성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음을 알렸다.

이 작품에 출연한 안내상은 젊은 시절 학생운동을 열심히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과거를 너무 잘 알고 있다는 김 감독은 "안내상이 '나의 나라'에서 비열하면서도 정치 끝단에 있는 뱀 같은 연기를 너무 잘하는 걸 보고 역할을 드렸는데 바로 하겠다고 연락이 와서 얼떨떨했다. 작은 역할인데 괜찮겠냐고 했더니 '감독님 이런 영화는 제가 해야죠'라고 하시더라."며 안내상의 화끈한 결정으로 신군부 세력의 면면이 생동감 있게 채워졌다고 이야기했다.

작품 속에 정해인과 이준혁이 특별 출연을 해 반가움을 안긴다. 이들의 특별출연에 대해 김 감독은 "'D.P.'를 보고 너무 놀랬다. 훌륭한 작품이라는 것에 우선 놀래 한준희 감독과 만났는데 정해인이 너무 좋더라는 이야기 끝에 접촉을 했었다. 3일 동안 와서 촬영했는데 성격이 너무 좋더라. 이준혁은 같이 일했던 모두가 너무 좋게 평가를 하는 배우였다. 영화에 출연하는 인물이 너무 많았고 이준혁에게도 시나리오가 갔는데 작은 역할이라도 좋으니 하겠다고 해서 특별 출연으로 촬영했다. 액션을 너무 잘해서 실제 촬영할 때 액션 장면을 좀 길게 찍었다. 그런데 편집 과정에서 러닝타임 문제로 그 부분을 덜어내게 되었다. 이준혁이 그 장면을 기대할까 봐 편집되었다고 말했는데 전혀 상관없다고, 영화가 훨씬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이준혁의 진심이 느껴져서 너무 고마웠다."며 두 사람과의 촬영 소감을 밝혔다.

극 중에서 전두광 아내로 등장한 배우의 턱도 눈길을 끌었다. 감독은 "광범위하게 턱이 긴 배우들 찾았는데 찾아지지 않더라. 특수분장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며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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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는 전두광과 이태신뿐 아니라 당시 상황에 휘말렸던 엄청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반란군 진영에도 몇십 명, 진압군 진영에도 몇십 명의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해 이야기의 실제감에 무게를 실었다. 김 감독은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캐스팅하고 오디션 하는 과정이 찍는 거보다 더 힘들었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실제 상황에서 벗어나서 영화적으로 자유롭게 하자고 했지만 너무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실제 이야기 보다 많이 줄었는데도 주요 인물이 68명이 되더라"며 우리나라의 쟁쟁한 남자배우들을 거의 다 영화에 출연시켰던 배경을 설명했다.

감독은 "너무 인물이 많아서 외모의 싱크로율은 포기했고 대신 느낌으로 캐스팅했다. 신군부 세력의 인물들은 당시에 똑똑하고 근사하게 생긴 멋진 남자들이었다더라. 신군부, 반란 세력이라고 해서 추악한 얼굴로 그리지 않으려 했다. 나름 반듯한 이미지를 가진 배우는 진압군으로 캐스팅했다. 반란군은 당시 군부의 엘리트 세력이라는 느낌도 있지만 늑대 무리 같이 보이게끔 굶주린 늑대 느낌의 배우들을 캐스팅했다."며 대립하는 양 진영의 배우 캐스팅 기준을 밝혔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직업은 군인이다. 김 감독은 "군대라는 건 국민의 합의에 의해 살상과 무력의 권력이 부여된 조직이다. 그 권리를 자신을 위해 쓰면 안 되는 조직이다. 나라는 보호하는 경우에 한해 써야 한다는 대 전제가 있다. 그런데 신군부 세력들은 자기들의 욕망을 위해 권리를 이용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태신은 진짜 군인이다. 다들 책임과 의무를 다 하는 군인이겠지만 누가 원칙과 신념을 지키느냐에 대한 이야기"라며 군대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 '서울의 봄'은 11월 22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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