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우호적 손짓과 ‘FTA+’ 필요성[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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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겉보기에는 신사의 나라이며 격식과 품위를 중시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실용주의 사고가 강하게 작용한다.
우리나라에 주재하는 외국 공관 중에서 자국 기업의 홍보를 위해 가장 열심히 뛰는 곳은 영국 대사관이다.
하지만 아태지역에서 영국과 함께 자유·평화·번영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의지와 역량을 갖춘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한국과 영국 간의 경제 협력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는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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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겉보기에는 신사의 나라이며 격식과 품위를 중시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실용주의 사고가 강하게 작용한다. 산업혁명의 발상지로서 자본주의가 일찍 융성해 근대 물질주의를 꽃피웠기 때문이다. 자유주의 기치를 내건 18세기 영국의 식민지정책은 기업의 자유로운 해외 진출을 돕는 것이었다. 영국에 식민지는 공산품을 수출하고 자원을 수입하는 자유 교역의 대상이었다. 그러므로 교역에서 비교우위를 가진 동인도회사가 식민지 경영의 핵심 역할을 했고, 정부는 주로 해외 진출 기업의 이익을 군사적으로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에 주재하는 외국 공관 중에서 자국 기업의 홍보를 위해 가장 열심히 뛰는 곳은 영국 대사관이다. 영국대사는 한국 백화점에서 자국 제품 소개 행사가 있으면 기꺼이 참석한다. 영국대사의 실적 평가에서 기업 활동 지원이 중요한 항목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 왕실이 우리에게 협력 제스처를 계속 보내고 있다. 지난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서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은 초대해 준다면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윤석열 대통령 내외에게 밝혔고, 올해에는 한영수교 140주년을 맞아 찰스 3세 국왕이 런던 뉴몰든에 있는 한인타운을 방문하고 각종 기념행사를 참관했다. 지난 11일 영국 현충일에는 국왕과 총리가 참석한 행사에서 6·25참전용사를 기렸다.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이후 영국은 유럽을 넘어 글로벌 차원에서 동반자를 찾고 있다. 하지만 아태지역에서 영국과 함께 자유·평화·번영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의지와 역량을 갖춘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영국은 6·25전쟁에서 미국 다음으로 많은 5만여 명의 병력을 보내줬고, 한국은 활기찬 민주주의와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 강국으로 성장해 영국과 협력할 수 있는 상대가 됐다.
한국과 영국 간의 경제 협력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는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다. 브렉시트 직전 한국은 긴급하게 영국과 FTA를 체결했지만, 무관세 교역에 합의한 낮은 수준의 협정이었다. 이제 양국은 서비스와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까지 보장하는 격상된 포괄적 경제 파트너십을 체결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함께 대비하는 차원에서 숙련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에 합의한다면 높은 수준의 FTA 플러스(+) 협정이 될 것이다.
영국은 외국인 투자와 인재에 개방적인 국가다. 대부분의 토종 자동차회사가 외국 기업에 인수됐지만, 영국인은 자국에 소재한 기업은 모두 영국 기업이라고 간주하는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또한 난민과 저숙련 이주민의 수용에는 소극적이지만, 숙련 노동자에게 영주권을 주는 그린카드 제도를 유럽에서 가장 선구적으로 도입한 나라다. 리시 수낵 총리가 상징하듯이, 과거 식민지 인도 출신 배경을 가진 정치인에게 국정을 맡길 정도로 영국에 도움이 된다면 외부의 자본과 인재를 환영한다.
우리는 비교우위인 IT 제품의 수출과 해당 분야 인력의 영국 취업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영국의 금융 인력을 유치해 IT 기술과 융합된 첨단 금융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곧 영국을 국빈방문(20∼23일)하는 윤 대통령이 한·영 양국의 경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큰 틀을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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