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들어 쓰자” MS, 엔비디아 대체할 AI 칩 공개
마이크로소프트가 거대언어모델(LLM)을 훈련시키기 위해 설계된 맞춤형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선보였다. 생성형 AI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엔비디아의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독점이 공고해지자, 글로벌 빅테크 업계에서 “직접 만들어 쓰자”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연례 행사인 ‘이그나이트 2023’을 열고 자체 개발한 AI GPU ‘마이아100’을 공개했다. 마이아100은 대만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 TSMC의 5나노미터 공정으로 제조됐으며 약 1050억개 트랜지스터를 탑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이아100을 외부에 판매할 계획은 아직 없으며, 자체 AI 기반 소프트웨어 제품과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인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의 성능을 높이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 인공지능 AI 챗봇 ‘코파일럿’을 탑재한 PC 운영체제(OS) 윈도11의 업데이트 버전을 출시한 바 있다.
아울러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이아100이 오픈AI의 챗GPT에 최적화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칩 개발에는 오픈AI도 협력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오픈AI는 엔비디아의 칩을 사용해 GPT 모델을 훈련해 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범용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인 ‘코발트100’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두 칩 모두 대만 TSMC가 제조한다.
생성형 AI를 훈련시키려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엔비디아의 AI 전용 GPU는 ‘없어서 못 구하는’ 지경이 됐다. 가격은 수천만원을 호가하며 주문을 넣어도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그러다 보니 자체 AI 칩을 개발하는 빅테크 업체도 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시장 경쟁자인 구글은 이미 지난 8월 자사의 기계학습 엔진 텐서 플로우에 최적화된 AI 칩인 텐서처리장치(TPU) ‘v5e’를 공개했으며, 아마존웹서비스(AWS)도 AI 추론용 칩 ‘인퍼런시아’와 훈련용 칩 ‘트레이니엄’을 개발해 데이터센터에 적용하고 있다.
자체 칩의 경쟁력이 향후 빅테크 및 클라우드 업체들의 생존을 결정지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마이크로소프트가 하드웨어 성능과 가격 면에서 이점을 가지게 될 것”이며 “특정 공급업체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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