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있는 것, 없는 것 다 짜내서 경기해야 한다” 디펜딩 챔피언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박종호 2023. 11. 1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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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역시 우리은행이었다.

아산 우리은행은 15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에서 청주 KB 상대로 72-71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승리로 개막 3연승에 성공했다. 

‘디펜딩 챔피언’ 우리은행의 시즌 초반 팀 상황은 다소 좋지 않았다. 박혜진(178cm, G)이 팀과 함께하지 못했고 유승희(175cm, G)가 시즌 첫 경기에서 시즌 아웃 됐기 때문. 거기에 나윤정(172cm, G)까지 부천 하나원큐와 경기에서 어깨 부상을 당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선수가 없다. (웃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초반에 어렵다고 생각하며 헤쳐 나가야 한다. 지금은 없는 것 다 짜내서 경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우리은행의 팀 상황은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우리은행은 강력한 우승 후보인 ‘완전체’ KB 상대를 잡는 엄청난 저력을 펼쳤다.

팀의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우리은행은 박지현(183cm, G), 최이샘(182cm, F), 김단비(180cm, F), 노현지(176cm, F), 이명관(173cm, F)을 주전으로 내세웠다. 팀에 확실한 센터는 없었지만, 포워드 농구의 장점을 살렸다. 빠른 기동력과 왕성한 활동량으로 상대를 괴롭혔다.

특히 상대 에이스 박지수(196cm, F)의 비교적 느린 발을 집중 공략했다. 박지수를 외곽으로 끌어낸 후 공격을 시도. 공격에 실패해도 리바운드 경합을 통해 공격권을 따냈다. 특히 코너에서 적극적으로 공격을 진행했다.

우리은행은 1쿼터에 18점을 올렸다. 박지수가 버티는 골밑보다는 외곽 공격을 주로 시도했다. 그러나 11개의 3점슛 중 3개만 림을 갈랐다. 그럼에도 높이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기에, 적극적으로 외곽 공격을 시도했다.

2쿼터에도 우리은행의 공격 전개 방식은 똑같았다. 적극적으로 외곽 득점에 나섰다. 또한, 1쿼터와 다르게 기습적인 도움 수비를 통해 박지수의 공격을 제어했다. 이는 성공적이었다. 우리은행은 강한 압박으로 상대 실책을 유발, 이후 속공 득점을 올렸다. 그 결과, 쿼터 후반 10-3런에 성공. 11점 차까지 벌어진 점수 차는 4점 차로 좁혀졌다. 2쿼터 종료 시점, 점수는 33-37이었다.

문제는 3쿼터였다. 3쿼터 우리은행 선수들의 슈팅은 연이어 빗나갔다. 2점슛과 3점슛 모두 말을 듣지 않았다. 쿼터 첫 5분간 4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그럼에도 점수 차는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적극적인 도움 수비로 박지수에게 가는 공격 루트를 차단. 거기에 강이슬을 강하게 압박했다.

이런 흐름을 깬 선수는 최이샘이었다. 쿼터 종료 2분 49초 전 3점슛을 성공. 거기에 힘입어 김단비도 3점슛을 성공. 이후 최이샘이 또 하나의 3점슛을 추가했다. 쿼터 종료 14초 전 최이샘은 커트인 득점까지 올렸다. 최이샘의 활약에 힘입은 우리은행은 50-55를 만들었다.

그리고 우리은행은 4쿼터 초반 엄청난 경기력을 선보였다. 연속으로 수비에 성공. 거기에 외곽슛이 불 품었다. 최이샘의 3점슛을 시작으로 연속 4개의 3점슛이 나왔다. 12-0런에 성공한 우리은행이었다. 특히 최이샘이 해당 구간 2개의 3점슛을 넣었다. 점수는 66-60. 역전에 성공했다.

위기도 있었다. 강이슬(180cm, F)에게 연속으로 2개의 3점슛을 헌납. 김민정(181cm, F)과 이윤미(173cm, F)에게 실점했기 때문. 경기 종료 3초 전 70-71이 됐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포기하지 않았다. 인바운드 패스 상황에서 김단비가 공을 잡았고 박지현에게 전달. 박지현이 비어있는 이명관을 찾았고 이명관이 결승 득점을 올렸다. 그렇게 경기 종료 직전 이명관의 득점으로 승리한 우리은행이다.

경기에 나선 모든 선수들이 제 몫을 다했다. 선발로 나선 이명관은 결승 득점 포함 9점을, 우리은행의 ‘소금’인 최이샘은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23점을 올렸다. 김단비, 고아라(180cm, F)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거기에 위성우 감독의 지략까지 더해졌다. 상대 골밑에 박지수가 있었기에 외곽을 집중 공략했다. 이날 우리은행은 3점슛 39개를 시도, 2점슛보다 3점슛을 더 많이 시도했다. (2점슛은 38개 시도했다) 

수비에서는 박지수를 향한 도움 수비를 통해 위력을 반감했다. 전반전 13점을 올렸던 박지수는 후반전 4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후반전에만 4개의 실책을 범했다. 선수들의 활약과 위 감독의 전략이 더해진 우리은행은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충분히 선보였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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