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치는 슈퍼 엔저, 日기업들 "두배 더 벌 것 같은데요?" [김경민의 도쿄 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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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 하락이 계속되면서 일본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연이어 상향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저(엔화 가치 하락)로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제품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이익 규모가 극대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호실적은 장기화되고 있는 엔저 순풍이 일본 기업들을 견인한 덕분이다.
일본 기업들은 같은 제품을 만들어 세계 시장에 나가도 가격 경쟁력이 생기는 환율 혜택을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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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기업은 엔저, 내수기업은 가격인상으로 호실적
주가도 연중 최고점 육박, 해외투자자 '군침'
그래도 더 떨어지는 엔화 가치, 33년만의 최저점 목전
【도쿄=김경민 특파원】 엔화 가치 하락이 계속되면서 일본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연이어 상향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저(엔화 가치 하락)로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제품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이익 규모가 극대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 시장에 상장한 1020개 회사의 2024년 3월기(2023년 3월~2024년 3월) 순이익 전망치를 합산한 결과 전년대비 13% 증가한 43조4397억엔(약 375조688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6% 증가가 예상됐던 지난 9월 시점보다 7%p 높아진 수치다. 3년 연속 최고 이익도 확실시된다. 채산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순이익률(매출액/순이익)은 6%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두번째 수준이다.
이 같은 호실적은 장기화되고 있는 엔저 순풍이 일본 기업들을 견인한 덕분이다. 일본 기업들은 같은 제품을 만들어 세계 시장에 나가도 가격 경쟁력이 생기는 환율 혜택을 누리고 있다.
또 요즘 일본은 저성장이 만성화된 이른바 '잃어버린 30년'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수십년간 변동이 없던 물가가 올랐고, 이를 계기로 모처럼 기업들도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뤘다.
제조업 순이익은 자동차와 식품을 중심으로 14% 증가한 21조2353억엔이 전망됐다.
도요타자동차는 가격 인상과 수익성이 큰 차종 증가가 영업이익을 1조7300억엔 끌어올려 사상 최대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스즈키도 엔저 효과와 인도 시장에서 판매가 늘면서 최고 이익을 예고했다.
해외보다 뒤처졌던 식품의 가격 인상도 본격화하고 있다. 닛신식품홀딩스는 지난 6월 일본 내 인스턴트 라면 가격을 10% 이상 올렸다. 당초 닛신은 올해 실적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가 최근 늘어날 것으로 상향 조정했다.
비제조업은 13% 증가한 22조2044억엔의 순이익이 전망됐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인구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철도 및 항공 운송의 수익성 향상이 기대된다. 수요 감소로 중단됐던 일본 곳곳의 신칸센 노선도 점차 운영을 재개하고 있다. 사이토 유지 일본항공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예상보다 수요 회복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도 상승세다. 최근 닛케이평균주가는 올해 상승폭을 거듭하며 3만3500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7월 3일 연중 최고치(3만3753)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종목별로는 이토추상사와 도쿄일렉트론이 상장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시카네 준 미쓰비시UFJ자산운용 수석 펀드매니저는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 기업보다 일본 기업 투자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엔화 약세의 부양 효과가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기업의 성장세는 계속될 수 있을까. 닛케이는 "중국 경기 둔화 등 마이너스 요인도 부각되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과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1달러당 엔화(엔·달러) 환율은 연중 최고점을 돌파해 현재 151엔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최고치인 151.94엔(10월21일)을 넘어서면 엔화 가치는 33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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