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브] '29년' 기다린 우승 그 원동력은?...LG 염경엽 감독에게 듣는다
■ 진행 : 호준석 앵커
■ 출연 :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브]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남자친구나 여자친구가 LG팬이면 물어볼 필요도 없다고 합니다. 무던하다는 얘기죠. 무려 29년 동안 기다렸던 LG 팬들에게 우승컵을 선물한 LG트윈스 염경엽 감독 지금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축하드립니다. 하루하루 어떻게 보내고 계십니까?
[염경엽]
우승하고 한 이틀 동안 가족들과 푹 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앵커]
우승이 확정된 순간에 어떤 생각이 제일 먼저 드시던가요?
[염경엽]
해냈다. 그리고 정말 시작하면서 우리 팬들이 너무 야구장도 많이 찾아주셨고 뜨거운 관심이 우승 못 하면 어떡하지? 이 많은 분들께 이 섭섭함을 내가 어떻게, 그런 걱정들을 되게 많이 했었는데 그래도 다행히 좋은 마무리를 하게 되고 팬들에게 웃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줘서 굉장히 기쁘게 생각을 합니다.
[앵커]
현장에서도 눈물 흘리는 팬들이 굉장히 많았고 TV로 보다가도 펑펑 우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염경엽]
팬분들도 많이 울었고 저희 선수들도 많이 울었고 저도 울었고. 다 같이 감동의 눈물을 흘렸던 우승이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눈물을 펑펑 흘리셨습니까?
[염경엽]
정말 상상을 했을 때는 펑펑 흘릴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요. 그 절실함이 감정선을 누르더라고요.
[앵커]
2014년에 준우승 하셨을 때 그때 화장실 가서 펑펑 우셨다는 일화가 유명하던데.
[염경엽]
그때는 정말 엄청 울었습니다. 그때 당시도 저희가 전력적으로는 많이 떨어지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승운이라는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승운이 따랐던 시기였기 때문에 승운이 따라왔음에도 놓쳤던 한국시리즈였기 때문에 너무 아쉽고, 그때 당시도 젊은 나이였지만 겁 없이 우승에 도전을 했을 때인데 그런 아쉬움이 너무 컸던 2014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넥센 때였죠. 그러니까 프로야구 감독으로는 우승은 이번에 처음? [염경엽] 처음 한 겁니다.
[앵커]
감회가 정말 남다르셨을 것 같습니다.
[염경엽]
그렇습니다. 저에게 항상 팬들이 우승 못 하는 감독이라는 타이틀이 항상 있었었는데 제 개인적으로는 그 타이틀을 떨어뜨린 게가장 큰 것 중의 한 가지인 것 같습니다.
[앵커]
포스트 시즌에 가면 약하다, 평소에는 염갈량인데, 그런 말이 부담이 되시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도?
[염경엽]
그게 외부에서 자꾸 그렇게 생각을 하다 보면 제 자신도 위축되게 되고 그런 상황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SK에서 시련을 겪고 2년 동안 쉬면서, 또 공부를 하면서 그동안 제가 감독 생활을 하면서 어떤 것들이 잘됐고 또 어떤 것들 때문에 내가 팬들에게 이런 말들을 듣고 인정을 못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제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 시간이 이번 시즌을 하는 데 엄청난 도움이 됐고, 그 도움으로 인해서 우리 선수들과 함께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늘 복기를 많이 하시고 공부를 많이 하시고 데이터를 중시하시는 감독으로 유명하신 염 감독님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어디가 제일 승부처였습니까?
[염경엽]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는 2차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2차전에 1회 최원태 선수가 밸런스가 흔들리면서 빠른 교체를 했고 그 빠른 교체 속에서 우리 중간 불펜들이 자기 이닝들을 책임져주면서 더 이상 실점을 안고 8과 3분의 1이닝을 막았던 게 역전승의 발판이 됐고 또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 박동원 선수가 역전 홈런을 쳐주면서. 그 승리가 우리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우리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만들어줬고 또 우승을 하는 가장 큰 포인트가 아니었나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우리 박동원 선수하고 그다음에 유영찬 선수한테 감독님이 사비로 1000만 원씩을, 격려금인가요? 송금하셨다면서요.
[염경엽]
사실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하고 선수들에게 감사의 표현을 하고 싶었는데 조그마한 선물을 하고 사주기는 좀 애매하고 그래서 한국시리즈에 동기 부여도 될 겸 아차상에 내가 1000만 원을 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코치들과 상의를 했는데 코치들도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감독님. 그래서 1000만 원을 아차상으로 걸었었는데 유영찬 선수가 너무 잘해서 유영찬 선수를 안 주기는 그럴 것 같아서 그냥 2명 다 1000만 원씩 줬습니다.
[앵커]
유영찬 선수는 우리 유영찬이라고 안 하시네요?
[염경엽]
우리 유영찬입니다.
[앵커]
1000만 원씩 보냈더니 우리 박동원 선수하고 우리 유영찬 선수는 뭐라고 답장을 보내왔던가요?
[염경엽]
본인들이 쓰지 말고 와이프들께서 1년 동안 많은 고생을 했으니 와이프들에게 선물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문자들을 보냈는데 다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문자를 받았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승부처는 2차전이었다. 3차전에서도 박병호 선수가 역전 홈런 치면서 넘어가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 들지 않으셨습니까?
[염경엽]
사실 3차전도 굉장히 힘든 시합이었습니다. 저에게는 피가 말리는 시합이었는데 일단 앞서가고 있었지만 또 오지환 선수의 실책으로 역전이 됐고 그 역전을 바로 또 박동원 선수가 역전 홈런을 쳤고 또 8회에 엄청 고민을 했어요. 이정용 선수를 써야 되는지, 아니면 세이브 고우석 선수를 올려야 되는지. 8회를 막으면 9회는 막을 수 있다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8회에 가장 타순이 1번타자부터 시작을 했기 때문에 그 타선이 지금 KT위즈에서는 가장 잘 돌아가고 가장 강한 타선이었기 때문에 고민 끝에 고우석 선수를 올렸는데 또 고우석 선수가 거기서 조금 흔들리면서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고, 또 박병호 선수에게 투런홈런을 맞으면서 역전을 허용했는데 그러면서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저희 선수들이 9회 초에 역전을 시키면서 3차전의 승리가 저희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수 있는 기운을 만들어준 경기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3차전까지 끝낸 다음에 이제 됐구나라고 생각하셨습니까?
[염경엽]
네, 거기서 승운이 KT보다는 우리한테 넘어왔다라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앵커]
고우석 선수 얘기하시니까 아마 모든 감독님들의 고민 중의 하나일 것 같은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마무리투수는 제일 믿을 만한 선수지만 아무리 잘하는 마무리투수도 흔들릴 때가 있고 또 중요한 순간으로 넘어갈 때가 있고 그렇지 않습니까? 그럴 때 그것을 믿고 계속 쓴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기도 한데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염경엽]
고우석 선수는 LG트윈스에서 올 1년만 하고 끝낼 선수도 아니고 지금까지 세이브왕도 했고 또 좋은 구위를 가지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순간순간 어려움을 겪지만 그래도 그 어려움을 겪어내면서 고우석 선수가 분명히 성장할 거고 우리 팀이 성장한다고 생각을 했고, 물론 고우석 선수가 안 좋았을 상황들이 많았기 때문에 고우석 선수를 올려놓고 대비는 뒤에 또 했기 때문에. 그리고 고우석 선수가 어쨌든 5차전에서 마무리를 잘해 주면서 저희가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고우석 선수가 감독님 정말 믿어줘서 고맙습니다, 그런 인사 혹시 안 하던가요?
[염경엽]
기사로 읽었습니다. 끝나고는 너무 울고 있어서. 우석이의 그 울음 속에는 저는 많은 게 담겨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짠한 마음도 있었고 정말 우석이가 올 시즌을 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어느 시즌보다 올해 고우석 선수가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시즌이었기 때문에 이 시즌이 고우석 선수에게는 앞으로 야구를 하는 데 있어서 큰 자양분이 될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앵커]
사실은 우리나라 전체에서도 마무리투수이기도 하니까요, 대표팀에서. 순하고 착한 것 같더라고요, 인상이. 고우석 선수가.
[염경엽]
아주 착합니다. 좀 더 독해져야 되지 않을까. 멘털적으로. 올 시즌을 통해서 본인이 굉장히 느낀 게 많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부분들이 좀 더 강해지고 좀 더 단단한 세이브 투수로 성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LG 라커룸에 이런 문구가 써있다는 것을 제가 듣고 인상적이었는데, 감독님이 붙여놓으라고 하셨다는데. 두려움과 망설임은 나의 최고의 적이다. 어떤 뜻입니까?
[염경엽]
제가 LG 감독을 부임하면서 그리고 밖에서 본 LG의 가장 첫 번째 해결해야 될 부분은 우승을 하기 위해서 첫 번째 목표는 망설임과 두려움을 없애는 게 가장 첫 번째였습니다. 그러니까 시즌을 계속 좋은 구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우승을 하지 못하고 우승의 고비에서 내려앉는 부분들을 봤을 때는 고비 때마다 망설임, 이 망설임과 두려움이 결국은 우리 팀이 못 올라가는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제가 첫 번째 리더십으로 이 팀을 이것부터 없애야 된다.
이걸 어떻게 공격적으로 바꾸고, 공격적인 야구를 통해서 우리 선수들이 더 당당한 야구를 할 수 있고 더 공격적인 야구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서 이 문구를 만들어서 라커와 보이는 데마다 다 붙이게 만들었죠. [앵커] 그 두려움과 망설임이라는 것이 시도했는데 실패할 것에 대한 두려움인 것인가요?
[염경엽]
그렇죠. 경기를 했을 때 어떤 상황상황에 선수들이 결정을 하고 시합을 하는 거잖아요. 감독도 마찬가지고 선수도 마찬가지고 코치들도 마찬가지고. 야구는 순간순간 어떤 결정을 해야 되고 그 데이터를 통해서 내가 그 결정을 통해서 경기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그 순간순간의 망설임과 또 페넌트레이스를 하다 보면 항상 인생처럼 굴곡이 있잖아요. 어려웠을 때 그 망설임과 두려움이 결국은 LG을 페넌트에서 1등을 못 만든 거고, 그 만들 수 있는 충분한 구성 속에서도 그 두려움과 망설임이 최고의 적이라고 저는 생각을 했습니다.
[앵커]
그 두려움과 망설임을 하지 않게 만들려면 결국 실패하더라도 그것을 좀 참아주고 기다려주고 하는 게 그게 있어야 될 텐데 그걸 감독님이 하신 거군요?
[염경엽]
그렇습니다. 그걸 하기 위해서 첫 번째 생각을 했던 게 저는 공격적인 주루였습니다. 우리 구성상 주루를 통해서 시발점을 잡아야 되겠다. 팀의 변화를, 팀의 체질을 바꾸는 그 첫 번째 방법이 저는 도루였습니다. 처음에 시범경기 때는 정말 무리할 정도로 많이 뛰었고. 사람들이 미쳤나? 왜 저러지? 이럴 정도로 해야지 저는 바뀔 수 있다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시범경기부터 시작을 해서 페넌스레이스를 치르면서 팬들에게 욕도 많이 먹었죠. 뭐하는 짓이야.
[앵커]
감독님도 두려워하지 않으셨군요, 욕먹는 걸?
[염경엽]
그렇죠. 팬분들은 도루와 그 경기를 보고 있지만 저는 일련의 레이스를 보고 있는 거잖아요. 그리고 우리 팀이 가장 약한 부분을 채워야 된다라는, 이 부분을 채워야지만 우승을 할 수 있다라는 저는 큰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시즌을 치르면서 선수들이 경기를 하면서 그렇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또 선수들이 저한테 자신감을 만들어줬고 또 한 페넌트레이스 동안 86승이라는 승 중에 42승이라는 역전승을 만들어냈고.
그러니까 그 결과물들이 나오면서 선수들하고 저하고 신뢰도 더 생겼고 이렇게 하면 우리가 이길 수 있구나. 우리가 이런 야구를 하면 역전승을 하는구나. 이런 것들이 쌓이면서 LG가 강해지고 선수들이 한 단계 더 성장하고 멘털적으로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을 하고요. 이 연장선에서 한국시리즈에서도 우리가 지고 있어도 역전을 당해도 제가 아닌 선수들이 더그아웃에서 이길 수 있어, 여기서 우리가 한 점만 더 따라가면 돼. 아니야, 여기서 1명만 더 출루하면 돼, 이런 상황들이 연결되면서 저희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2차전, 3차전에 역전승을 할 수 있지 않았나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전체 승수의 절반이 역전승이라고 하니까 정말 놀랍고요. 그런 생각이 듭니다. LG라는 팀은 원래부터도 좋은 팀이고 좋은 선수들도 많았고 팬들도 많았던 팀인데 우승을 29년 동안 못 하다가 29년 만에 우승을 하게 된 건 뭔가. 결국 감독이 바뀐 거거든요. 감독이 정말 중요하구나 이런 생각하게 됩니다.
[염경엽]
저는 참 행운이 많은 감독이라고 생각을 해요. LG 감독이 된 것에 대해서 저는 큰 행운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제 목표도 남아있던 게 감독으로서 우승 하나가 남아있었기 때문에 이전의 감독님들, 차명석 단장님이 오면서 우승을 할 수 있는 구성을 잘 만들어줬고 저는 잘 차려진 상에 숟가락을 올리는 그런 격이 된 거죠. 그 부족한 2%만 채우면 되는 상황에서 내가 감독을 만나서 저는 그 2%를 채워서 우승 감독이 된 것에 대한 행운.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끝이 아니다, 이제 시작이다. 왕조를 만들겠다. 내년 목표도 역시 우승입니까?
[염경엽]
우승입니다. 우리가 한 단계 성장하고 정말 명문 구단이 되고 왕조를 이룰 수 있고 강팀이 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해가 올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올해 우리가 만약에 한국시리즈를 우승을 못 했다면 또 저희는 두려움과 초조함과 이런 것에 싸일 수 있는, 1년간 노력했던 것들이 다시 처음 시작점으로 내려가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었는데 올해 페넌트레이스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통해서 우리 선수들도 한 단계 멘털적으로 성장하는, 우리는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갖는 한 시즌이 됐기 때문에 이제 더욱더 내년 시즌에 우리 선수들은 조금 더 재미있고 강한 경기를 할 수 있을 거고 기술적으로도 한 단계 성장하는 분명히 그런 계기를 만든 한 시즌이었기 때문에 내년 시즌, 내후년 시즌 계속 저희는 더 분명히 더 강한 LG트윈스가 돼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이 포지션은 그래도 보강했으면 좋겠다 하는 제일 포지션은 어디입니까?
[염경엽]
현재 선발이죠. 지금 비어있는 외국인 1선발이 정말 잘 스카우트가 돼서 우리 프런트가 잘 뽑아왔으면 좋겠고요. 나머지 부분은 국내 선발에서 어린 선수들이 김윤식 선수가 올 한국시리즈 좋은 투구를 해줬고, 어린 선수들이 얼마나 성장을 시켜서 내년 시즌을 치르느냐가 저희가 좀 더 강해지는 발판들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고우석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신분 조회를 했다고 하고, 포스팅 자격도 된다고 하는데 혹시 떠날 가능성도 있습니까?
[염경엽]
본인은 가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구단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가면 통할 것 같습니까? 어떻습니까?
[염경엽]
충분히 통할 가능성은 가진 투수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그렇지만 좀 더 여기서 했으면 좋겠다?
[염경엽]
제 입장에서는 1년이라도 있는 게. 선수가 많은 게 좋기 때문에.
[앵커]
알겠습니다. 어느 분야든 일가를 이루신 분들의 말씀을 듣다 보면 철학이 있구나라는 게 느껴지는데 감독님 말씀 들으면서도 철학자 같다라는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감독님, 실제로 리더십 철학 노트라는 것을 만들어서 몇십 페이지를 계속 읽으신다면서요?
[염경엽]
그렇습니다. 23년 동안 어떤 리더십. 상대 감독님의 리더십, 그리고 내가 가야 될 리더십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 하게 됐고 또 리더십 강의를 많이 들으면서 유튜브로도 많이 듣고 또 돈 주고도 가서 들으면서 한 가지씩 얻은 것들을 다시 염경엽식으로 바꾸고 또 야구하고 어떤 코드가 맞는지 그런 식으로 바꿔서 선수들한테 어떻게 이해를 시킬 건지, 그렇게 한 20년 하다 보니 정말 이제는 저만의, 염경엽만의 리더십이 만들어져 있어서 그것을 항상 일주일에 한 번씩 보면서 또 내가 잘하고 있는지, 이것을 지키고 있는지 저를 돌아보고 항상 일주일에 한 번씩 그렇게 돌아보면서 내 생각대로 잘 되고 있는지, 또 어떤 부분들이 안 되고 있는지. 항상 쉬는 월요일에는 제가 항상 월요일 저녁에는 그것을 한번 보면서 또 일주일을 준비하는 시간을 갖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그게 어디 무슨 노트로 되어 있습니까?
[염경엽]
제 핸드폰에 어플에 제 자료들을 모아놓은 어플이 따로 있습니다. 요즘은 어플들이 너무 잘 나와서. 리더십 자료 따로 모아져 있고. 제가 야구 감독을 은퇴할 때쯤에 책을 한 권 쓰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그래서 타격 부분, 투수 부분, 주루 부분, 수비 부분, 그다음에 리더십 이런 부분에 다 분류를 해서 제 생각들을 적고 있고 또 새로운 트렌드들이 오면 그 트렌드를 받아서 내 식으로 바꿔서. 사실 창의력이라는 것은 저는 카피라고 생각하거든요.
[앵커]
베끼는 것?
[염경엽]
그렇죠. 정말 천재가 아니고서는 제가 개발할 수는 없잖아요. 상대의 좋은 점들, 미국의 좋은 야구들을 얼마나 염경엽식으로, 또 한국 야구에 맞는 식으로 바꿔서 힌트를 얻어서 그 힌트를 나만의 창의력을 만들어서 내 야구로 만들어가는 그런 습관들이 이제 돼 있어서 쉽게 하고 있습니다.
[앵커]
궁금해지는데요, 그 리더십 철학 노트. 잠깐 보여주실 수 있습니까?
[염경엽]
핸드폰에 있기는 있는데요.
[앵커]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을까요?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 염경엽 감독의 리더십 철학 노트. 이걸 보여드리고 싶은데 글씨가 너무 작으니까 제가 대신 한번 읽어드리겠습니다. 좋은 부모와 같은 생각의 리더십. 그러니까 마치 부모님 같은. 그 조직만의 개성과 특별함. 이론적 매뉴얼과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매뉴얼을 통한 구성원 육성. 그러니까 이론적인 매뉴얼도 중요하지만 사람과 사람도 이어지게 해야 된다. 어떻게 해야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거죠?
[염경엽]
시스템이라는 것은 어떤 매뉴얼북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육성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거죠. 그러니까 구단에 단장이 있으면 그 단장을 이어서 할 수 있는 또 밑에 어떤 단장감을 육성을 해야 되는 거고. 그러니까 선수만 육성을 하는 게 아니라 구성원들도 구성원대로 단계별로 육성을 하면서 그 시스템을 이을 수 있는, 같이 공유해가면서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또 코칭 스태프도 코칭스태프로 이어지는 육성.
또 코치도 분명히 선수를 육성하는 데 있어서는 첫 번째가 좋은 선생님이 있어야 되잖아요. 왜 대치동으로 다 몰리겠습니까? 쉽게 배우고 빠른 시간 안에 뭔가를 습득하기 위해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고등학생들이 대치동으로 모이는 거잖아요. 그렇듯이 좋은 선생님이 있어야지만 저는 좋은 선수가 만들어진다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사람과 이어지는, 그리고 좋은 선생님한테 좋은 선수가 만들어지면 이 좋은 선수가 나중에 또 좋은 코치가 되고 좋은 감독이 될 수 있는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리더십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얘기죠.
[앵커]
알겠습니다. 감독님 보물 일단 돌려드리고요. 시간이 다 됐지만 이거 제가 정말 궁금했던 거라서 마지막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플레이오프 때 NC가 기세가 굉장히 좋았고 실제로 앞에 두 경기를 이겼는데 감독님이 그때 기자들한테 11월이 되면, 달이 바뀌면 흐름이 바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는데 그게 정말 거짓말처럼 11월이 되면서 대역전이 이루어지고 하는 것을 들으면서 저는 약간 소름이 끼쳤거든요. 이게 무슨 감입니까? 아니면 데이터입니까? 어떤 겁니까?
[염경엽]
야구는 가장 중요한 게 흐름의 싸움이거든요. 페넌트레이스를 해도 마찬가지고 시리즈를 해도 마찬가지고 포스트시즌을 해도 마찬가지고. 야구는 항상 그 달에 끊기는 흐름이 있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잘 되다가도 30일 이나고 1일이 되면 야구가 또 바뀝니다. 야구는 정말 그런 흐름이 정말 중요하고, 그래서 그 흐름에 대해서 감독들은 정말 신경을 많이 써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NC가 조금은 소홀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고요. 이번 포스트시즌은 다들 정말 너무 재밌게, NC도 그렇고 KT도 그렇고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서 너무 좋은 경기들을 많이 해줬고 또 한국시리즈에서도 함께해준 KT 이강철 감독님이나 선수들이 정말 함께 좋은 경기를 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염경엽 감독을 만나봤습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요. 또 즐기시기 바랍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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