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고현지에게 붙을 또다른 수식어, KB스타즈 1순위 신인

손동환 2023. 11. 1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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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3년 10월호에 게재됐다. 인터뷰는 9월 19일 오후에 이뤄졌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신인을 뽑는 일은 시기와 종목에 관계없이 많은 관심을 받는다. 선택 자체가 궁금한 행사이지만, 미래를 확인할 수 있는 행사이기 때문.
2023~2024 WKBL 신입선수선발회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여자농구를 빛낼 12명의 미래 자원이 신입선수선발회를 빛냈다. 가장 빛났던 이는 고현지였다. 전체 1순위로 청주 KB스타즈에 입단했기 때문이다.

181cm 볼 핸들러
2022년 8월 9일. 광주 수피아여고는 강원도 양구문화체육회관에서 열린 2022 주말리그 왕중왕전 여고부 결승전에서 수원여고를 81-73으로 꺾었다. 2022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MVP는 2학년이었던 고현지의 몫이었다. 보통 MVP가 3학년 선수 중에서 나오기에, 고현지의 수상은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결승전 기록 역시 그랬다. 팀 내 최다인 24점에 양 팀 최다 리바운드(12개)와 양 팀 최다 블록슛(3개)으로 수피아여고의 우승에 기여했다.
김명희 수피아여고 코치는 당시 “피지컬과 스피드, 밸런스 모두 좋다. 우리 학교에서는 빅맨을 맡고 있지만, 앞으로 1~2번을 볼 수 있는 재목이다. 볼 핸들링과 슈팅, 경기를 운영하는 센스와 시야도 갖췄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현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고현지의 잠재력을 극찬했다. 고현지를 장신 볼 핸들러로 규정했기에, 김명희 수피아여고 코치의 기대감은 더 커보였다.

2022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좋은 결과를 냈습니다.
예선 때부터 느낌이 좋았어요. 우승할 것 같은 느낌이었죠. 비록 수원여고와 예선 경기에서 패했지만, 오히려 동기 부여가 됐어요.
또, 개인적으로 16세 이하 대표팀과 17세 이하 대표팀을 경험했어요. 특히, 세계 대회에서 느낀 게 많았죠. 그게 좋은 원동력으로 다가왔어요.
스승이신 김명희 코치님께서 고현지 선수를 극찬했습니다.
김명희 코치님께서는 저를 여러 포지션으로 활용해주셨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다양한 경험을 한 것 같아요. 김명희 코치님께서 저를 믿어주셔서, 제가 잘하는 것들을 명확하게 알게 됐어요.
아쉬운 점도 있었을 것 같아요.
제 장점을 정확하게 알게 됐지만, 단점도 명확히 알게 됐어요. 그리고 그때 제 득점이 (이)두나 언니(인천 신한은행)보다 1점 모자랐어요. 그래서 득점상을 받지 못했어요. 프리드로우를 하나만 더 넣었어도...(웃음)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예선전에서 수원여고한테 졌어요. 전승 우승을 못했다는 아쉬움도 남았죠.

관심의 대상
고현지는 2022 주말리그 왕중왕전 MVP로 자신감을 얻었다. 그리고 2022 FIBA U18 Women Asian Championship에 나갈 선수로 선정됐다. 대한민국 여자농구 18세 이하 대표팀(이하 U18 대표팀)의 일원이 됐다.
U18 대표팀은 2022년 8월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박신자컵에 나섰다. WKBL 6개 구단 코칭스태프와 관계자가 U18 대표팀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U18 대표팀에 포함된 선수가 WKBL의 미래 자원이었기 때문이다.
고현지도 주요 관찰 대상(?) 중 한 명이었다. 위에서 이야기했듯, 좋은 신체 조건에 발전 가능성을 갖췄기 때문. 그러나 고현지는 박신자컵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3경기 평균 20분 35초 출전에, 경기당 4.7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에 그쳤다. 언니들의 힘과 경험을 쉽게 넘어서지 못했다.

U18 대표팀에 선정됐습니다. 어떤 걸 준비하셨나요?
3학년 언니들이 많아서, 저는 언니들 플레이를 배우려고 했어요. 다만, 출전 시간을 부여받으면, 궂은일을 열심히 하려고 했죠.
특히, 뉴질랜드전을 많이 준비했어요. 몸싸움과 리바운드를 많이 준비했어요. 그렇게 해서, 뉴질랜드를 이겼어요. 하지만 반대 조에 있던 대만이 중국을 이기는 바람에, 저희가 중국과 8강에서 붙었어요. 8강에서 중국한테 졌고, 세계선수권에도 나가지 못했어요.
U18 대표팀은 박신자컵에 출전했습니다. 프로 언니들과 공식적으로 붙은 건 처음이었는데요.
제가 잘하는 플레이를 하지 못했어요. 피지컬에서도 차이를 느꼈고요. 특히, 리바운드 경합 상황과 돌파 과정에서 언니들의 몸싸움에 밀렸어요. 그때 피지컬의 중요성을 더 크게 느꼈어요.
많은 사람들의 기대가 고현지 선수에게 부담을 준 건 아닐까요?
그건 아니었어요. 2학년이라 부담은 크게 없었거든요. 피지컬과 자신감의 부족이 더 컸다고 생각해요.

2023
최고의 해를 보낸 고현지는 2023년을 맞았다. 수피아여고의 최고참이 됐다. 그렇지만 고현지가 WKBL 신입선수선발회에 나서기 전까지, 수피아여고가 2023년에 출전한 대회는 단 하나에 불과했다. 춘계연맹전이 그랬다.
고현지를 에이스로 앞세운 수피아여고는 결승전에 진출했다. 고현지는 단 1초도 쉬지 않았다. 14점 12리바운드 9어시스트에 2개의 스틸과 1개의 블록슛으로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했다. 그러나 수피아여고는 63-66으로 패했다. 그 후에 열린 협회장기와 연맹회장기, 주말리그 왕중왕전 등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3개의 대회를 건너뛴 수피아여고는 9월 14일부터 전남 해남에서 열린 추계연맹전에 나섰다. 고현지는 추계연맹전에서도 맹활약했다. 그러나 수피아여고는 준결승전에서 온양여고에 72-77로 졌다. 우승의 기회를 또 한 번 놓쳤다.
추계연맹전을 치른 수피아여고는 오는 10월 중순부터 전국체전에 나선다. 전국체전은 고현지에게 특별한 대회다. 고등학교 선수에게 가장 큰 대회이자, 고현지가 고교 선수로서 치르는 마지막 대회이기 때문이다.

2023년이 됐습니다. 최고참이 됐는데요.
작년에는 가드 언니 2명과 함께 했어요. 그렇지만 올해는 가드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가 없어요. 포워드를 보던 친구가 가드를 봐야 했으니까요. 그런 이유로, 작년만큼 받아먹는 득점을 하지 못했어요.
또, 3학년이다 보니, 책임감과 부담감이 더 커졌어요. 팀을 이기게 하려는 마음도 컸고, 승부처에서 해야 한다는 마음도 컸어요. 달라진 마음이 작년과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2023년 첫 대회에서 결승전에 진출했습니다. 그렇지만 결과가 아쉬웠어요.
작년 춘계연맹전에서도 준우승을 했고, 이번 춘계연맹전에서도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어요. 그렇지만 저희 모두 경기 내용에 만족했어요. 지고 있는 상황에도 상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졌거든요. 마지막까지 접전을 했다는 게 만족스러워요.
그 후 3개의 대회에 나서지 못했습니다.
대회를 나가고 싶은 마음은 당연히 컸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팀원들이 부상으로 빠져나갔어요. 어쩔 수 없었어요. 그래서 다음 대회에 신경을 더 기울였습니다.
추계연맹전은 어떠셨나요?
센터인 (이)가현이가 첫 대회 때 다쳤어요. 가현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수예요. 그래서 제가 가현이 몫까지 뛰려고 했어요. 골밑 싸움도 열심히 했고요. 그렇지만 저희는 준결승전에서 졌습니다. 온양여고의 수비 때문에, 턴오버와 턴오버 후 실점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전국체전이 남아있습니다. 이번 시즌 가장 큰 대회이자, 고현지 선수가 고등학교에서 치르는 마지막 대회인데요.
8강을 가게 된다면, 분당경영고를 만날 것 같아요. 피지컬과 슈팅이 전체적으로 좋고, 5명 모두 볼을 잘 만져요. 그래서 1대1 수비를 더 잘해야 해요.
그리고 4강으로 진출하면, 온양여고와 만납니다. 온양여고는 빠른 팀이에요. 풀 코트 프레스도 좋고요. 리바운드도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팀이라, 그 점을 계속 생각해야 해요.
만만치 않은 대진이지만, 1~2학년 때 열린 체전 모두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결승에서 늘 졌어요. 이번에는 금메달을 꼭 목에 걸고 싶어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2023년 9월 4일. 2023~2024 WKBL 신입선수선발회가 열렸다. 많은 관계자들이 1순위를 고현지로 점찍었다. 고현지의 피지컬과 잠재력을 놓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1순위 지명권의 행운을 획득한 팀은 청주 KB스타즈였다. 단상에 오른 김완수 KB스타즈 감독은 ‘고현지’를 호명했다. 그 후 “초등학교 때부터 지켜본 선수다. 잠재력이 너무 좋은 선수다. 국가대표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미소를 보였다.
고현지는 신입선수선발회 참가자 중 가장 먼저 단상에 올랐다. 기쁨이 컸다. 하지만 눈물을 한동안 흘렸다. 여러 감정이 교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나간 눈물보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신경 썼다. 프로에 입성한 지금을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신입선수선발회 참가자 중 가장 먼저 호명됐습니다.
사실 제가 첫 번째로 불릴 거라고는 어느 정도 예상했어요. 눈물이 안 나올 거라고 생각했죠. 그렇지만 감사한 분들을 이야기하다 보니,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KB스타즈는 고현지 선수에게 특별한 팀입니다. 어머님(조문주)께서 현역 시절 뛰었던 팀인데요.(조문주는 1984년부터 1992년까지 KB스타즈의 전신인 국민은행에서 뛰었다)
엄마도 “KB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고, 저 역시 KB스타즈로 가고 싶었어요. 팀 분위기가 좋아보였거든요. 또, 연습 경기 때 좋은 시설과 많은 스태프, 맛있는 밥 때문에, 더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웃음)
고현지 선수가 KB스타즈에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웨이트 트레이닝과 몸을 만드는 게 1순위입니다. 그리고 감독님의 지시사항을 잘 이행해야 합니다. 감독님께서 시키는 걸 열심히 잘 해야 해요.
어떤 걸 가장 먼저 보완하고 싶나요?
말씀드렸듯이, 웨이트 트레이닝입니다. 김완수 감독님께서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면, 너의 퍼포먼스가 더 좋아질 거다”고 자신감을 심어주셨어요. 그 후에는 슈팅 밸런스를 잡아야 합니다. 궂은일도 많이 해야 하고요.
반대로 보여주고 싶은 게 있다면?
키에 비해 빨라서, 저보다 느린 센터 앞에서 1대1을 할 수 있습니다. 속공 가담과 마무리도 자신 있고요. 스틸과 점프슛도 잘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뛰는 시간만큼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팬들께서 재미있어할 농구를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많이 응원해주세요.(웃음)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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