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 물가상승률 6년만에 역전, 큰 경각심 가져야

2023. 11. 16. 11:1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물가 '서프라이즈'에 15일 세계 금융시장이 환호했다.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3.2%를 기록해 전월 상승률(3.7%)보다 낮은 것은 물론이고 전문가 예상(3.3%)도 밑돌았다.

미국 경제가 물가 통제에 성공해 이른바 '골디락스(물가안정 속 성장)'에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반면 한국 경제는 상당 기간 인플레 터널에 갇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미 물가상승률이 역전된 것은 2017년 8월 이후 6년2개월 만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물가 ‘서프라이즈’에 15일 세계 금융시장이 환호했다.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3.2%를 기록해 전월 상승률(3.7%)보다 낮은 것은 물론이고 전문가 예상(3.3%)도 밑돌았다. 불과 1년5개월 전 9%를 넘어섰던 미국 물가상승률이 3% 초반으로 꺾이는 극적 반전에 세계 금융시장이 반색했다. 물가를 잡기 위해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려왔던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정책이 완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미국 증시는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런 분위기는 아시아 시장으로 이어져 한국 일본 홍콩 등 주요 증시가 일제히 반등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끝났다는 것으로 전망을 수정한다”며 긴축 종료에 힘을 실었다.

미국 경제가 물가 통제에 성공해 이른바 ‘골디락스(물가안정 속 성장)’에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반면 한국 경제는 상당 기간 인플레 터널에 갇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의 10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8% 상승해 미국보다 0.6%포인트 높았다. 한·미 물가상승률이 역전된 것은 2017년 8월 이후 6년2개월 만이다. 한국 물가는 지난해 7월 6.3%를 정점으로 하락하면서 올해 7월엔 2.3%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8월 3.4%, 9월 3.7%, 10월 3.8%로 3연속 상승폭이 확대됐다. 11월에도 3.5~3.6% 안팎의 물가가 나올 것(추경호 경제 부총리)으로 예측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3.6%로 올려 잡은 이유다. 내년 전망치도 2.5%에서 2.6%로 상향했다.

고물가를 잡기 위해 정부도 나름 총력전을 펼치고는 있다. ‘빵 사무관’ ‘우유 서기관’ 등 다락같이 오른 식료품 가격을 전담하는 물가관리 책임 실명제까지 동원한 상황이다. MB(이명박 전 대통령)식 물가 통제의 부활이다. 품목별 물가관리는 MB 때도 경험했지만 당장의 효과는 볼 수 있겠지만 관리 감독이 느슨해졌을 때 억눌렸던 가격이 한꺼번에 뛰는 부작용이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가격인상 대신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같은 꼼수도 인위적 가격 통제의 부작용이다.

물가폭등은 국가의 경제성장률을 무너뜨리는 위해요소다. 올 들어 높은 성장세를 보이던 일본 경제가 3분기에 0.5% 역성장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도 기록적 엔저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이 소비를 크게 둔화시킨 게 주요 원인이다. 고물가는 서민의 실질소득을 감소시키고 민간소비와 기업투자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다. 정부가 더 큰 경각심을 갖고 물가와의 전쟁에 나서야 한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