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동' 박보영 "칭찬일기 쓰니 자존감 올라갔죠" [인터뷰]
간호사 다은 역으로 열연
"2023년의 작품들로 갈증 해소"
배우 박보영은 칭찬일기를 쓴다. 거창한 사건을 써야 할 듯해 처음에는 어려움이 컸단다. 그러나 사소한 일로도 스스로를 칭찬해 주기 시작하면서 과제가 한층 수월해졌다고 밝혔다. 자존감 또한 자연스럽게 상승했다.
박보영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다은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보영은 다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다은은 내과 근무 3년 차에 정신건강의학과로 전과해 서툴지만 환자들에게 진심을 다하는 간호사다. 박보영은 "대본을 읽고 나서 (시청자들이) 따뜻하게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드라마를 첨부터 끝까지 보신다면 한 에피소드에는 무조건 공감을 하실 듯했다. 누군가에게는 인생 드라마처럼 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박보영은 완성된 작품을 보며 자신 또한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제작진과 배우들은 의료진에게 기본 간호 업무들을 배웠다. 아울러 실제 현장을 참관했다. 박보영 또한 참관에 나섰다. 그는 병원 관계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인계할 때 신기했다. 환자가 어떤 분과 친하게 지내는지,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세세하게 공유하시더라"고 밝혔다. 간호사가 환자들이 입원, 퇴원할 때 어떻게 하는지부터 동그라미 표시를 어디에 하는지까지 직접 보고 배운 내용을 메모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의 김서완(노재원)은 박보영에게 '눈물 버튼'이다. 박보영은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노재원 배우님과 서로의 실명을 말한 적이 없다. 얼굴 보면 '서완님 오셨어요'라고 했다. 촬영 내내 라포가 너무 많이 쌓였다. 나한테는 서완님 그 자체로 존재했다"고 밝혔다. 장동윤에 대해서는 "성격 자체가 낯을 가리는 편은 아니라 먼저 잘 다가와 줬다. 장난기도 엄청 많아서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동윤이를 동윤이라고 부른 적이 없다. 밖에서 만날 때도 '유찬아'라고 했다. '야'라고도 많이 했다. 내가 잔소리하게끔 장난을 많이 치더라"고 이야기하며 미소 지었다.
박보영은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의 주인공처럼 칭찬일기를 작성한다. 그는 "다은이가 상담하고 많이 깨달으면서 칭찬일기를 쓴다. 나도 써봤는데 도움이 되더라. 칭찬일기의 도움을 받았다. 사람들한테 쓰라고 권유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고민도 있었단다. 그는 "칭찬일기를 처음 쓸 때는 칭찬할 만한 게 없는 것 같았다. 엄청 큰 칭찬을 써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다은이의 칭찬일기를 보면 실내화 가지런히 놓은 것도 있더라.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알람 듣고 한 번에 일어난 거, 늦잠 자지 않은 거, 끼니를 잘 챙겨 먹은 걸로 시작을 하니까 생각보다 수월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존감도 올라갔습니다. 일과 관련된 스스로의 칭찬 기준은 높은 것 같지만 개인적인 면에서는 칭찬일기를 쓰며 (자존감이) 올라간 듯해요."
박보영은 자신에게서 배우 박보영이 아닌 인간 박보영의 존재감을 키우려 노력한다고 전했다. 그는 "형부 가게에서 일하거나 조카를 데리고 여기저기 다니곤 한다. 일하지 않는 나로 재충전하는 듯하다. 개인적인 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아울러 배우로서 자신에게 생긴 변화를 밝혔다. 그는 "내가 선배 쪽에 가까워졌더라. 2, 3년 전만 해도 부정했는데 그렇지 못하는 단계가 왔다. 스태프 중에도 나보고 선배라고 하는 분들 비율이 커졌다. 같이 연기하는 친구들도 후배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수많은 후배들을 두게 된 박보영은 자신이 봐 왔던 선배들의 좋은 점을 따라 하려 노력한단다. 그는 "나만 생각하지 않는다. 작품이 잘 가야 한다. 예전에는 내 것만 잘하면 됐는데 시야가 넓어지면서 다 같이 잘 가야 좋다는 걸 느낀다. 스태프분들도 하나둘 눈에 밟힌다"고 전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2023년은 박보영에게도 특별하게 기억될 전망이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도,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도 새로운 걸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도한 작품이었어요. 시도들이 나쁘지 않았던 듯해요.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갖고 있던 갈증이 많이 해소됐어요."
한편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지난 3일 공개됐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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