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골칫덩어리' 다이어, 김민재와 호흡 맞추나...센터백 부족한 뮌헨이 노린다

이성민 2023. 11. 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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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이성민 기자= 토트넘 홋스퍼에서 입지가 줄어든 에릭 다이어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가게 될까?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14일(한국시간) “독일 바이에른 뮌헨은 1월 이적 시장에 다이어 영입을 노리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다이어는 잉글랜드 출신 선수지만 포르투갈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는 2014년 7월 스포르팅을 떠나 토트넘에 입단했다. 토트넘은 다이어 영입에 500만 유로(한화 약 70억 원)를 투자했다.

다이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첫선을 보였던 2014/15시즌 첫 경기부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그는 EPL 데뷔전이었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EPL 데뷔골이자 결승골을 기록해 토트넘의 1-0 승리에 공헌했다. 다이어는 2014/15시즌 센터백과 오른쪽 풀백을 맡으며 공식전 36경기 2골 2도움을 기록했다.

2015/16시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당시 토트넘 감독은 다이어의 포지션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경했다. 이는 적중했다. 다이어는 중원에서 궂은일을 도맡으며 토트넘의 ‘숨은 영웅’으로 활약했다. 다이어의 해당 시즌 성적은 51경기 4골 2도움이었다.

이후 다이어는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성장했다. 2016/17시즌 다이어는 48경기 2골 2도움이라는 성적을 남겼다. 2017/18시즌에는 47경기 3도움을 올렸다. 다이어가 제 몫을 다한 덕분에 토트넘은 매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구단으로 변모했다.

토트넘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은 다이어는 잉글랜드 국가대표팀과 연을 맺게 됐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때 다이어를 전격 발탁했다. 다이어는 콜롬비아와의 16강전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키커로 나서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잉글랜드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잉글랜드는 이 대회 4위에 올랐다.

승승장구하던 다이어는 2018/19시즌 위기에 봉착했다. 다이어의 발목을 잡은 건 부상이었다. 다이어는 2018/19시즌 맹장 수술, 바이러스 감염, 엉덩이 부상 등에 시달렸다. 무사 시소코, 해리 윙크스와의 경쟁에서 밀린 그는 28경기밖에 나오지 못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도 다이어는 벤치에 앉았다.

2018/19시즌 이후 다이어는 급격히 기량이 하락했다. 포체티노 감독이 떠난 후 주제 무리뉴 감독이 부임하면서 다이어는 다시 출전 기회가 늘어났다. 무리뉴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다이어 영입을 시도했던 인물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자 센터백으로 나서기도 했다. 다이어는 잠시 나아지는 듯 보였으나 오래 지속되지는 못했다.

2021년 11월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다이어를 스리백의 가운데에 기용했다. 좌측 스토퍼 벤 데이비스와 우측 스토퍼 크리스티안 로메로 덕분에 다이어의 수비 부담은 줄어들었다. 2021/22시즌 다이어는 40경기에 출전하며 반등에 성공하는 듯 보였다.

거기까지였다. 지난 시즌 다이어의 수비 불안은 절정에 달했다. 2022/23시즌 다이어는 잦은 실수와 느린 스피드, 좁은 수비 범위, 소극적인 수비 스타일로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토트넘은 다이어의 부진으로 인해 EPL 최다 실점 6위에 해당하는 63실점을 허용하며 리그 8위에 그쳤다. 토트넘은 2009/10시즌 이후 13년 만에 유럽클럽대항전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시즌 다이어는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부임하면서 완전히 벤치 자원으로 밀려났다. 토트넘이 네덜란드 수비 기대주 미키 판 더 펜을 데려오면서 다이어는 자연스럽게 자리를 잃었다. 손흥민이 주장, 제임스 매디슨과 로메로가 부주장을 차지하면서 주장단에서도 밀려났다. 2023/24시즌 리그 첫 10경기에서 다이어는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다이어는 7일 첼시와의 리그 11라운드 경기에서 교체로 출전했다. 다이어가 투입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전반 33분 로메로가 엔소 페르난데스에게 과격한 태클을 해 퇴장당했기 때문이었다. 다이어는 마침내 시즌 첫 경기를 치렀지만 팀의 1-4 패배를 막지 못했다.

토트넘은 첼시전에서 판 더 펜마저 햄스트링 부상으로 잃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판 더 펜이 내년까지 경기에 결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메로까지 퇴장 징계를 받으면서 토트넘 1군 선수단에서 남은 전문 센터백은 다이어뿐이었다. 다이어는 11일 울버햄튼 원더러스와의 리그 12라운드에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데이비스와 중앙 수비에서 호흡을 맞춘 다이어는 비교적 준수한 모습을 보였지만 마지막 순간을 버텨내지 못했다. 1-0으로 앞서가던 토트넘은 후반 46분 파블로 사라비아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후반 52분에는 마리오 르미나에게 역전골까지 허용했다. 토트넘은 울버햄튼에 1-2 역전패를 당했다.

내년 6월 토트넘과 계약이 종료되는 다이어와 뮌헨행이 거론되고 있다. 다이어의 뮌헨 이적설은 이번에 처음 나온 이야기는 아니다. 독일 ‘스카이스포츠’ 소속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지난 8월 29일 “다이어는 지난 며칠 동안 뮌헨에 역제안했다. 그는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으며 이적 가능성은 뮌헨 내부에서 논의됐다”라고 전했다.

뮌헨과 다이어가 연결되는 이유는 뮌헨의 상황 때문이다.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마타이스 데 리흐트로 중앙 수비를 꾸려 시즌을 시작했던 뮌헨은 센터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시즌 초반 데 리흐트가 무릎 부상으로 빠졌다. 그가 돌아오자 우파메카노가 햄스트링을 다쳤다. 지금은 우파메카노는 복귀했지만 데 리흐트가 무릎을 다쳐 전력에서 이탈했다.

데 리흐트와 우파메카노가 번갈아 부상을 당하면서 김민재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매 경기 출전하고 있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17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출전 시간은 1453분으로 뮌헨 선수들 중 세 번째로 높다. 그는 지난 9월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전부터 11일 하이덴하임전까지 공식전 14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한 주된 이유는 뮌헨 보드진의 여름 이적시장 전략 실수 때문이다. 뮌헨은 5000만 유로(한화 약 706억 원)에 김민재를 데려왔지만 센터백을 맡을 수 있는 루카스 에르난데스와 뱅자맹 파바르를 각각 파리 생제르맹과 인터 밀란으로 떠나보냈다. 중앙 수비수 측면 수비를 모두 맡을 수 있는 유망주 요시프 스타니시치도 레버쿠젠으로 임대보냈다.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을 수 있고 계약 기간도 얼마 남지 않은 다이어는 겨울 이적 시장에서 뮌헨의 현실적인 영입 대상이 될 수 있다. 겨울 이적 시장에선 주전급 선수를 데려오기는 사실상 어렵다. 구단들이 시즌 도중에 주축 선수를 내주는 걸 꺼려하기 때문이다.

다이어가 뮌헨이 합류한다면 기용할 수 있는 중앙 수비수 수가 늘어나 김민재가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다이어가 뮌헨에서도 토트넘 시절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다이어의 존재가 오히려 김민재와 함께 우파메카노, 데 리흐트의 수비 부담이 늘어날 위험이 있다.

한편 다이어는 뮌헨 외에 스포르팅 복귀에 대한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영국 ‘미러’에 의하면 다이어는 “언젠가는 스포르팅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내 아내가 원한다면 내가 선수 경력을 끝냈을 때 언젠가 돌아와 다시 살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이어는 “스포르팅은 내 팀이고 항상 그럴 것이다. 나는 스포르팅에서 12년을 보냈다. 포르투갈도 마찬가지로 나에게 고향과 같다. 나는 29살이고 뛸 수 있는 날이 많이 남았기를 바란다. 나는 여전히 어리다. 축구가 내 최우선 사항이다”고 덧붙였다. 다이어의 차기 행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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