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판교 뛰어넘는다고?”… GTX로 ‘경기남부 대장’ 기대감에 들썩이는 동탄
10억, 20억 신고가 거래… “매물도 없어”
분당 육박하는 가격에 ‘고점 거래’ 우려도
“반도체 수요 등 상징적 지역… 기대감 이미 반영”
“너무 많이 오르긴했죠. 지금 나와있는 매매 매물들은 (전용 84㎡ 기준) 대부분 16억~17억원 이상이에요. 더 오를거란 기대감에 매물도 별로 없는데, GTX 개통되기 전에 잔금 치르시는게 나을거에요” (동탄역 인근 A공인중개소 관계자)
14일 둘러본 동탄역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은 대부분 ‘집값 우상향’을 점쳤다. 최근 GTX-A(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 개통 시점이 내년 3월로 확정되면서 일제히 호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9월엔 신고가 거래도 이어지면서 동탄역 인근 아파트 전용 102㎡ 가격이 20억대를 뚫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과도한 상승’을 우려하며 오히려 GTX 개통 이후 가격 조정이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동탄역롯데캐슬’ 전용면적 84 ㎡ 은 지난달 18일 16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갱신했다. 직전 최고가는 16억원이었다. 같은 전용면적 호가는 16억~18억원 대에 올라와 있다.
같은 단지의 전용 102㎡는 지난 9월 21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같은 면적이 지난 7월 18억원대 초반으로 팔린 뒤 이후 한달 뒤인 8월에 20억원에 거래됐는데, 한달 새 2억원 가까이 올랐다. 최근엔 23억원 매물도 여러개가 올라왔다.
인근 공인중개소들은 “최근 특히 호가가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동탄역을 방문해 내년 3월 개통하는 GTX-A 노선 현장을 점검한 뒤 ‘수도권 출퇴근 30분 시대’ 조기 실현 의지를 밝혔는데, GTX 개통에 대한 기대감에 매도인들이 오히려 호가를 올리거나 내놨던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동탄역 인근의 기존 ‘대장아파트’ 였던 시범단지들도 상승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동탄역 맞은편으로 이어지는 ‘동탄역시범우남퍼스트빌’,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 ‘동탄역시범한화꿈레그린프레스티지’는 동탄 시범 3대장으로 꼽힌다.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 전용 84㎡는 지난 9월 12억9000만원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현재 호가는 12억~15억원대로 형성돼 있다. ‘동탄역시범우남퍼스트빌’ 전용 74㎡는 10월 9억9500만원에 거래돼 곧1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8월 9억1500만원에 거래된 이후 꾸준히 상승거래가 이어지는 중이다.
주변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GTX가 내년 3월에 개통이 확정됐으니 그때쯤 다시 가격이 들썩이지 않을까 싶다”며 “거래가 늦어질수록 매도자들도 마음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매매를 원하면 그 전에 잔금을 치르는게 좋지 않겠냐”고 했다.
이들은 동탄역 인근의 아파트 가격 우상향을 예상하는 이유로 전고점까지 아직 회복이 안 됐다는 점을 들었다. 인근 중개업소 사이에서는 GTX 개통 이후 동탄이 인근 2기 신도시인 판교나 광교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시범아파트의 경우 2021년 집값이 최고치를 찍었을 때 (전용면적 84㎡ 기준) 14억7000만원까지 갔었다”며 “그 정도까지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보는 이유는 그때는 GTX가 없었는데 지금은 호재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매매가격 뿐 아니라 청약 경쟁률도 폭등했다. 동탄2신도시의 ‘동탄레이크파크 자연& e편한세상’은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특별공급을 제외한 554가구 모집에 모두 13만3042명이 몰려 평균 240.15대1 경쟁률 기록했다. 전국에서 최다 청약 접수 기록이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돼 합리적 가격에 책정됐다는 점이 장점이었지만 동탄신도시 자체의 메리트도 컸다는 평가다.
그러나 전문가는 이 같은 동탄역 인근 아파트들의 매매거래 상승이 과도하다고 우려했다. GTX 개통으로 서울 접근성이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고점 거래’를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이미 기대감이 많이 반영돼 있기 때문에 GTX-A 노선 개통 후 만족도 등에 따라 추가 상승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동탄은 GTX 개통 효과 뿐 아니라 인프라도 갖춰져 있어 반도체 클러스터 배후 도시로 적합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도 “다만 1기신도시인 분당에 육박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데 비해 서울 접근성이 물리적으로 여전히 멀고, GTX-A가 개통한다고 하더라도 삼성역까지 연결되려면 2028년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수도권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과한 상승이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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