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장 오른 '엉클 조' 조용병… 최대 과제는 상생금융·신사업(종합)

박슬기 기자 2023. 11. 1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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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단독 추천됐다./사진=신한금융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회장으로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내정됐다. 4대 금융지주 회장 출신이 은행연합회장으로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종노릇', '갑질' 등 은행권을 향한 날선 발언이 이어져 상생금융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조 전 회장이 은행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동시에 당국과 원만하고 긴밀한 협조 체제를 이어갈지 기대가 모인다.

조 전 회장은 은행장과 회장 시절 금융당국과 함께 정책금융 역할을 수행한 경험이 있는 만큼 중재자 역할도 무난히 소화할 것이란 평가다.

은행연합회는16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제3차 회의와 이사회를 열고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을 단독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조용병 전 회장을 제15대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선정하고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조 전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한 배경에 대해 "금융산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탁월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은행산업이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직면한 은행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적임자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회추위원은 김광수 연합회장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씨티·SC제일·KDB산업·IBK기업·광주·케이뱅크 등 12곳 은행장이다.


소탈한 성격의 '엉클 조'. 올 3월 지주 회장직서 용퇴한 인물


조 전 회장은 리딩금융 회장(CEO)을 역임한 인물로 은행권을 대표할만 경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일반 행원에서 시작해 은행과 비은행 CEO를 거쳐 은행장과 지주사 회장을 역임해 은행권 셀러리맨의 '신화'로 불린다.

소탈한 성격으로 후배들을 챙기는 조 전 회장은 신한맨 사이에서 '엉클 조'로 통했다. 외부 인사를 만날 때는 자신의 이름을 빗대 "나는 용병 스타일"이라고 소개할 만큼 저돌적인 면도 갖췄다는 후문이다.

1957년 6월 충남 대전에서 태어난 조 전 회장은 대전고등학교,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이후 핀란드 헬싱키 경제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과정을 마쳤다.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인사부장, 기획부장, 뉴욕지점장, 글로벌사업 전무, 영업추진그룹 부행장과 리테일 부문장 등을 거쳤다. 2013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2015년 신한은행장에 취임했다.

조 전 회장은 2년 뒤인 2017년 신한금융그룹 회장자리에 올랐다. 2연임을 이어가다 올 3월 회장직에서 용퇴했다.

당초 조 전 회장은 3연임이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갑작스럽게 '용퇴'를 결정했다. 당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당시 조 전 회장의 용퇴를 두고 "매우 존경스럽다"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비이자이익 한계에 활로 찾아줄까


조 전 회장이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내정되면서 은행권에선 숙원사업인 투자일임업 제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모아진다.

은행권은 현재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 한해 제한적으로 투자일임업을 할 수 있어 수수료 이익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은행들은 자산관리서비스 활성화를 통한 비이자수익 모델 확대를 추진 중이어서 조 전 회장이 금융당국과 이를 긴밀히 협조할 수 있는 적임자란 평가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에서 투자일임업 허용을 주요 안건으로 다뤘지만 증권업계 반발로 잠정 보류한 바 있다.

이외에 은행권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하는 '금산분리'를 통해 은행이 배달이나 유통 등 비금융 업종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금산분리 완화 방안 발표도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소통을 중시하는 따뜻한 리더로 평가받았던 조 전 회장이 은행들의 숙원인 비이자이익 영업 확대와 상생금융 확대 등과 관련해 금융당국과 적극 교감하며 은행권의 목소리를 원활히 대변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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