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한 명이 절실해”…‘우승반지 4개’ FA 시장에 좌완 최대어 등장, KT 영입 참전할까
[OSEN=이후광 기자] 한국시리즈에서 좌타자가 많은 LG 상대로 좌완 불펜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낀 KT가 ‘좌완 최대어’ 함덕주(28) 영입전에 참전할까.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 15일 2024년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2024년 FA 자격 선수는 총 34명이며, 등급 별로는 A등급 8명, B등급 14명, C등급 12명이다. 이 중 처음 FA 자격을 얻은 선수가 12명, 재자격 선수는 8명, 이미 FA 자격을 취득했지만 FA 승인 신청을 하지 않고 자격을 유지한 선수는 14명이다. 구단 별로는 SSG가 6명으로 가장 많고, LG, 삼성 5명, 롯데 4명, KT, 두산, KIA, 키움 3명, NC와 한화가 각각 1명씩이다.
KT가 눈독을 들일만한 선수는 처음 FA 자격을 얻어 B등급을 받은 함덕주다. 이번 FA 시장의 유일한 좌완투수다. B등급의 경우 보상선수(25명 보호선수 외) 1명과 전년도 연봉 100% 또는 전년도 연봉의 200%를 보상해야 부담이 있지만 28살의 나이에 우승반지를 무려 4개나 거머쥔 그를 향한 치열한 영입전이 예상된다.
원주고 출신의 함덕주는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5라운드 43순위로 입단해 프로에서 어느덧 11년을 보냈다. 1군 통산 성적은 397경기 35승 21패 59세이브 49홀드 평균자책점 3.50(501⅔이닝 195자책)이며, 과거 두산 왕조의 뒷문을 맡아 2015년, 2016년, 2019년 우승을 경험했고, 2021년 라이벌 LG로 트레이드 이적해 올해 쌍둥이 군단의 29년 만에 통합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함덕주의 최대 약점은 내구성이다. 2021년 개막 직전에 두산에서 LG로 트레이드 이적한 함덕주는 2021시즌 팔꿈치 부상으로 16경기 21이닝에 그쳤다. 시즌을 마치고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이후 2022년 13경기 12⅔이닝 소화 후 5월 초 2군에 내려가 선발 준비를 하다가 잔부상으로 4개월을 쉬었다. 9월 중순 퓨처스리그에서 등판했지만 1군에 복귀하지 못하고 2군에서 시즌을 마쳤다.
올해는 건강한 몸을 되찾으며 57경기 4승 4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1.62로 활약했지만 팔꿈치 염증이 발생하며 8월 26일 NC전을 끝으로 시즌을 마쳤다. 이후 재활을 거쳐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승선했고, 4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70(3⅓이닝 1자책)의 호투 속 4번째 우승반지를 차지했다.
KT는 10개 구단 가운데 좌완 기근이 가장 심각한 팀이다. 이번 한국시리즈를 봐도 12인 투수 엔트리에서 좌완은 외국인투수 웨스 벤자민이 유일했다. 함덕주, 김윤식, 손주영, 이우찬 등 좌완이 무려 4명인 LG와 확연히 대조됐다. 물론 KT는 2021년 우승에 기여한 조현우가 부상을 당한 이후로 우완투수로 좌타자를 막아왔지만 이번 시리즈에서는 좌타자가 즐비한 LG 타선 상대로 좌투수 공백이 크게 느껴졌다. 승부처를 해결할 좌완 스페셜리스트가 1명이라도 있었으면 시리즈의 향방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이강철 감독은 “저기(LG) 안 쓰는 왼손투수를 우리에게 한 명만 줬으면 좋겠다. 왼손투수 1명이 절실하다. 조현우가 아프기 때문에 내년에는 어떻게든 좌완 불펜투수를 만들거나 구해봐야 한다”라고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고, 반대로 LG 캡틴 오지환은 우승 인터뷰에서 “KT에 좌투수가 없어서 부담이 없었다. 다 오른손 투수였다”라고 털어놨다.
내년 시즌 또한 KT 좌투수 전망은 밝지 못하다. 팀 내 조현우를 비롯해 박세진, 김태오, 백선기, 김건웅, 전용주, 이정훈 등 자원 자체는 많지만 1군 필승조의 한 축을 담당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2024시즌 우승에 다시 도전하기 위해선 육성보다 외부 수혈이 최적의 전력 보강 방안으로 꼽힌다.
큰 경기 경험이 많고 구위가 위력적인 함덕주가 KT에 합류한다면 손동현, 박영현과 함께 리그 최강 불펜진을 구축할 수 있다. 김재윤의 잔류까지 더해질 경우 6~9회는 큰 걱정이 없을 전망.
한편 2024년 FA 자격 선수는 공시 후 2일 이내인 11월 17일까지 KBO에 FA 권리 행사의 승인을 신청해야 하며, KBO는 신청 마감 다음 날인 11월 18일 FA 권리를 행사한 선수들을 FA 승인 선수로 공시할 예정이다.
FA 승인 선수는 공시 다음날인 11월 19일부터 모든 구단(해외 구단 포함)과 선수계약을 위한 교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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