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일 때 꿈" 3억달러 사나이, 생애 첫 사이영상 영광…김하성 동료, 역대 7번째 양대리그 수상 'FA 잭팟' 예고(종합)

김민경 기자, 손수현 기자 2023. 11. 1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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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양키스 게릿 콜(왼쪽)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블레이크 스넬.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 손수현 영상기자] 2023년을 빛낸 최고의 투수가 선정됐다. 게릿 콜(33, 뉴욕 양키스)과 블레이크 스넬(31,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사이영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16일(한국시간) 양대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를 공개했다. 아메리칸리그는 콜, 내셔널리그는 스넬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콜은 커리어 최초 사이영상의 기쁨을 누렸고, 스넬은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인 2018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받은 데 이어 개인 역대 2번째 수상을 했다.

콜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양키스와 9년 3억2400만 달러(약 4229억원)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로 평가받았다. 투수 역대 최초 3억 달러 돌파이자 최고 금액 계약이었다. 그런데 유독 사이영상과 인연이 없었다. 2019년과 2021년 2차례 최종 투표 2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시절인 2019년은 팀 동료였던 저스틴 벌랜더에게 12점차로 밀렸고, 2021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 에이스 로비 레이에게 무릎을 꿇었다.

콜은 올해 33경기에 선발 등판해 15승4패, 209이닝, 222탈삼진, 평균자책점 2.63으로 활약했다. 아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과 이닝 1위, 다승과 탈삼진은 3위에 올랐다. 2차례 완봉승을 거뒀고, WHIP(경기당 출루 허용수) 0.98, 피안타율 0.206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 지표에서 빼어난 성적을 냈다. 콜은 1위표 30개를 모두 독식하며 만장일치 수상자가 됐다.

콜은 MLB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정말 내가 자랑스럽다. 지난 몇 년 동안 내가 해온 수많은 힘든 일들을 증명해주는 상이고, 팀 동료들과 내 평생을 지원하고 지지해준 가족들 등이 뒤에서 많은 노력을 들인 결과"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 게릿 콜
▲게릿 콜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이제는 콜을 사이영상을 받지 못한 훌륭한 투수 명단에서 지워도 좋다. 이제 현역 투수 가운데 사이영상 수상 경력이 없으면서 개인 통산 b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이 콜(40.7)보다 높은 투수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크리스 세일(47.3)뿐이다. 콜은 휴스턴에서 첫 시즌을 보낸 2018년부터 견고하고 믿을 수 있는 투수였다. 7시즌 동안 사이영상 후보에 올랐고, 2019년과 2021년은 2위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33살이 된 콜은 사이영상을 받지 못할 어떤 의심도 남기지 않았다. 아메리칸리그에서 평균자책점과 ERA+(165), 이닝, 피안타율 부문 등에서 1위에 올랐고, WHIP는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콜은 시즌 마지막 등판한 5경기에서 35이닝을 던지면서 4자책점밖에 기록하지 않았고, 토론토에서는 2피안타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다. 콜은 양키스에서 2001년 로저 클레멘스 이후 22년 만이자 역대 6번째 사이영상 투수가 됐다'고 덧붙였다.

양키스 최초 사이영상 투수는 1958년 밥 털리였고, 1961년 휘트니 포드, 1977년 스파키 라일, 1978년 론 기드리, 2001년 클레멘스, 그리고 올해 콜 순으로 수상했다.

콜은 "양키스에는 수년 동안 훌륭한 투수들이 정말 많았다. 그래서 나는 우리 이전에 모든 훌륭한 선수들이 그랬던 것처럼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서는 순간이 정말 자랑스러웠다. 양키스 사이영상 수상자 대열에 합류하는 것만으로 정말 특별하고 내가 꼬마였을 때부터 꿈꿨던 일의 일부이기도 했다"며 감격했다.

▲ 게릿 콜
▲ 블레이크 스넬

샌디에이고 김하성의 동료인 스넬은 메이저리그 역대 7번째 양대리그 사이영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양대리그에서 모두 사이영상을 받은 수상자는 게일로드 페리, 랜디 존슨, 페드로 마르티네스, 클레멘스, 로이 할러데이, 맥스 슈어저 등 6명뿐이었다. 여기에 스넬이 합류했다. 스넬은 1위표 30개 가운데 28개를 휩쓸면서 2위 로건 웹(샌프란시스코)와 3위 잭 갤런(애리조나)의 추격을 크게 뿌리쳤다.

스넬은 수상의 영광을 안은 직후 MLB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내가 그동안 노력한 것들이 효과가 있었다는 뜻이다. 사이영상을 또 하나 수상한 건 정말 놀라운 일"이라며 기뻐했다.

스넬은 올해 32경기에 선발 등판해 14승9패, 180이닝, 234탈삼진,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WHIP는 1.19, 피안타율은 0.181에 불과할 정도로 빼어난 투구를 펼쳐 일찍이 사이영상 수상이 점쳐졌다. 다승 부문에서 내셔널리그 공동 5위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과 피안타율 부문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탈삼진은 내셔널리그 2위였다.

MLB.com은 '스넬은 사이영상을 받기 충분한 성적을 내고 2023년 시즌을 마쳤다. 탬파베이 시절(2018년)에 이어 2번째 수상이다.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랐는데, 그가 마지막 등판한 23경기의 평균자책점은 1.20에 불과했다. 23경기 이상 선발 등판하면서 스넬보다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는 1968년 밥 깁슨(0.85)뿐이었다. 그정도로 스넬이 독보적이었다'고 설명했다.

▲ 샌디에이고 선발투수 블레이크 스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블레이크 스넬.

이어 '볼넷 99개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피안타율 역시 1위에 올랐다. 180이닝을 던지면서 9이닝당 피안타는 5.8개, ERA+는 182였다. 탈삼진 234개는 내셔널리그 2위 기록이었다. 스넬은 샌디에이고에서 2007년 제이크 피비 이후 16년 만에 나온 역대 5번째 사이영상 수상자'라고 덧붙였다.

스넬은 1959년 얼리 윈 이후 64년 만에 볼넷 부문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오르고도 사이영상을 받은 투수가 되는 이색 기록도 남겼다. 스넬은 "나는 '볼넷을 얻을 수가 없다'는 말을 듣는 투수가 되고 싶었다. 볼넷을 2개 이상 내줬을 때 스스로 '너는 그보다 잘할 수 있잖아, 볼넷을 그만 줘'라고 생각하면서 정말 화를 냈다. 다른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보다 내가 더 걱정했다. 거울을 보고 '네가 얼마나 잘하는지 잘 알아. 볼넷을 내줘도 괜찮아'라고 말했다. 내 공은 충분히 좋다고 믿었고, 볼넷 하나를 내줘도 내 성공과 경기가 끝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볼넷 1위에 오르고도 사이영상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을 설명했다.

스넬은 사이영상 수상 직후 FA 시장에 나오면서 몸값을 더 높일 수 있게 됐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스넬과 재계약을 향한 열망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 블레이크 스넬

◆ 2023년 사이영상 투표 결과

아메리칸리그

1위: 게릿 콜(양키스)/ 210점(1위표 30 만장일치)

2위: 소니 그레이(미네소타)/ 104점(2위표 20, 3위표 6, 4위표 4)

3위: 케빈 가우스먼(토론토)/ 82점(2위표 7, 3위표 15, 4위 이하 5)

내셔널리그

1위: 블레이크 스넬(샌디에이고)/ 204점(1위표 28, 2위표 2)

2위: 로건 웹(샌프란시스코)/ 86점(1위표 1, 2위표 17, 2위 이하 7)

3위: 잭 갤런(애리조나)/ 68점(1위표 1, 2위표 3, 3위 이하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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