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석 부상, 박진섭 대체 발탁...첫 태극마크→AG 금메달→첫 A대표팀, 인간승리 스토리는 계속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첫 태극마크,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A대표팀 승선까지. 박진섭의 인간승리 스토리는 아직 연재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16일 부상선수 대체 발탁 관련 소식을 전했다. "홍현석(KAA 헨트)가 부상으로 제외가 되고 박진섭(전북 현대)가 대체 발탁됐다"고 전했다. 이어 "홍현석은 공식 훈련 전 좌측 정강이 부위에 불편함을 느껴 의무팀 테스트를 거쳐 병원방문 검사 결과, 좌측 경골에 미세한 피로골절로 판정됐다"고 이야기했다.
"운동이 가능한 심각한 부상은 아니나 피로골절 초진의 경우 초반 관리가 중요하다는 의무팀의 판단으로 더 큰 부상을 예방하고자 휴식 부여 차원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싱가포르전 참관 후 소집해제 예정이고 박진섭은 15일 대표팀 합류를 완료했다"고 했다.
홍현석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온 후 쭉 기용됐다. 현대고가 길러낸 재능인 홍현석은 SpVgg 운터하힝, FC 유니오즈 OO를 거쳐 LASK에 입단했고 좋은 모습을 보이며 벨기에 명문 헨트에 입단했다. 헨트에서 주축 선수로 활약을 하며 벨기에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에서 인상을 남겼다. 박지성, 이재성 장점을 닮아 차세대 대표팀 자원으로 주목을 끌었다.
클린스만 감독 눈에 들었던 홍현석은 황선홍 감독이 이끌던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명단에 합류했다. 중원에서 맹활약을 하며 금메달 획득에 일조했다. 이번 대표팀에도 합류한 홍현석은 "중계로만 월드컵 최종 예선, 2차 예선 등을 봤는데 이번에 직접 뛸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색다른 것 같다. 평가전보단 중요하고, 실수 하나하나가 더욱 승리와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조금 더 집중해야 할 것 같다. (장거리 비행은) 엄청 힘들진 않다. 조금 피곤하긴 하지만 (손)흥민이 형이나 (김)민재 형과 같은 형들이 대단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저는 아직 젊어서 괜찮은 것 같다(웃음)"고 말하며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인터뷰 후 훈련에서 몸에 사소한 불편함이 발생했다. 팀 훈련도 정상적으로 소화했기에 큰 문제는 아닌 것처럼 보였지만 상태가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 결국 부상이 확인되어 홍현석은 이탈했다.
대신 발탁된 선수는 박진섭이다. 박진섭은 1995년생으로 2017년 대전 코레일에 있다가 2018년 안산 그리너스에 오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센터백, 수비형 미드필더 모두 가능하고 피지컬과 패스 능력을 보유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20년 대전하나시티즌으로 가 주전으로 뛰며 더 가치를 높였다. 2022년부터 전북 현대에서 뛰었다. K리그1 최강인 전북에서 핵심이었다. 전투적인 모습으로 후방을 책임지면서 안정감을 보였고 빌드업 상황에도 정확하고 날카로운 패스로 이목을 끌었다. 전진성과 세트피스 존재감도 대단했다. 활약을 인정받아 2022 K리그1 베스트 일레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올 시즌엔 센터백,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가며 전북 후방 믿을맨 역할을 확실히 해주고 있다.
충분히 대표팀으로 갈 수 있는 선수였는데 인연이 없었다. 대기만성형 선수로 어린 시절 주목을 못 받았고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꽃을 피웠기에 대중적으로 이름을 널리 알리지 못했다. 리그 최고 선수이나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고 또 김천 상무에 연이어 떨어지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던 중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로 발탁돼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당시 박진섭은 "축구를 하며 처음으로 대표팀이라는 영광스러운 자리에 오게 됐는데, 굉장히 영광스럽다. 저를 믿어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열심히 잘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했다. 또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저도 그렇고 (백)승호나 (설)영우도 리그에서 잘 하고 있고, 선수들이 다 같이 준비를 잘 하고 있어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대표팀에서는 제가 가장 나이가 많다보니 선수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와일드카드라는 자리가 중요한 자리이다 보니 그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고 하며 와일드카드로서 책임감을 전했다.
아시안게임에서 박진섭은 최고였다. 이한범과 수비를 책임지면서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리더로서 후방을 이끌었고 후배들에게 동기부여를 넣어줘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골은 정우영, 조영욱, 엄원상 등이 많이 넣었어도 팀적으로 가장 결정적 활약을 한 건 박진섭이라는 평가였다.
금메달 획득으로 군 문제를 해결한 박진섭은 전북에 돌아와 활약을 이어갔고 이젠 A대표팀에 뽑혔다. 박진섭은 미드필더, 수비수로서 K리그 시즌 베스트 일레븐에 포함됐을 정도로 멀티성이 뛰어나고 경합은 K리그 최고 수준이다.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줬듯 리더십도 뛰어나고 산전수전을 다 겪어 경험치도 상당하다. 대표팀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단순한 대체 발탁이 아닌 향후에도 충분히 기용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싱가포르전을 앞두고 클린스만 감독은 15일 "아주 중요한 날이다. 월드컵 예선이 시작되는 날이다. 긴 여정의 시작이다. 시작을 잘해야 한다"면서 승리를 강조하면서도 "내일 한국의 많은 수험생들이 수능을 보는 날로 알고 있다. 저도, 손흥민도 수험생들에게 좋은 행운이 있길 바란다. 시험 잘 보고 오후에 저희 경기를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며 수험생까지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어 "(싱가포르를) 약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싱가포르에 가서 프로팀 경기를 직접 관전하면서 한국의 강팀을 꺾는 경기를 봤다. 그런 결과가 대표팀에게 주는 경고인 것 같다. 내일 경기를 진중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 세트피스나 역습에서 득점할 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 선수 분석도 끝났다. 코칭스태프에서 할 수 있는 건 마쳤다. 싱가포르를 환영하지만 경기는 진중하게 임할 것"이라면서 방심을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하며 승리 포부를 확인했다.
손흥민도 "월드컵 여정은 길다. 좋은 길만 갈 수도 없다. 가다가 가시밭길을 갈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잘 지켜줘야 한다. 잘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제가 했던 것보다 더 좋은 걸 해내고 싶다. 저번 2차, 최종예선보다도 더 잘할 수 있고, 그럴 수 있는 팀이다. 잘 준비하고 싶다"면서 주장으로서 행복한 여정을 바라고 있었다.
싱가포르가 약체라는 의견에 대해선 "프리시즌에 싱가포르 팀(라이언 시티)과 경기하면서 전반전만 뛰었지만 1-1로 비겼다. 당시 토트넘은 전체적으로 몸을 올리는 상황이라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1-1로 마쳤기에 조심해야 한다. 위협적인 선수들이 경기를 뛰면서 있다고 생각했다. 저희도 진중하게 임해야 한다. 감독님이 이야기하시는 기본적인 걸 잘 수행해야 할 경기다"면서 절대적으로 방심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번 경기는 싱가포르로 귀화한 한국 선수인 송의영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손흥민은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해보지는 않았다. 대표팀 소집하기 전에 황희찬이랑 경기했듯이 저한테는 상대편 선수였다. 그때만큼은. 친한 동생도 아니고 위협적인 상대 선수였다. 저한테는 상대팀의 선수다. 저도 그 선수를 존중하지만 경기에서는 잘하지 않았으면 한다. 제가 대한민국 사람이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손흥민은 팬들에게 조심스럽게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수비를 다 내려서 하면 어느 팀을 상대하든 쉽지 않다. 찬스를 일찍 만들고, 일찍 성공시키는지가 경기를 편하게 불편하게 하는 차이를 만든다. 베트남전은 플러스 요인이 됐다"면서도 "매 경기는 다른 환경, 시스템, 상대를 다르게 만난다. 똑같은 상황이 나와도 여러 선택지가 있다. 내일도 싱가포르가 어떻게 나올지는 경기를 해봐야 알겠지만 다른 양상이 될 것이다"고 말하면서 베트남전과는 다른 흐름이 나올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손흥민은 "선수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방심하지 않고, 진지하지 않게 경기 임하는 게 중요하다. 경기 초반에 찬스를 만들어서 경기를 편안하게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팀의 능력을 믿기에 많은 득점까지도 노릴 수 있을 것이다. 어느 팀이든 수비를 열심히 하면 뚫기 쉽지 않다는 것과 선수들도 분석하고 공부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며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11월 소집명단 (23명)
GK: 김승규(알샤밥), 조현우(울산 현대), 송범근(쇼난 벨마레)
DF: 김영권, 정승현, 김태환, 설영우(이상 울산 현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진수(전북 현대), 이기제(수원 삼성)
MF: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박용우(알 아인), 이재성(마인츠), 황인범(FK 츠르베나 즈베즈다), 문선민(전북 현대), 정우영(VfB 슈투트가르트), 황희찬(울버햄튼), 이순민(광주FC), 박진섭(전북 현대)
FW: 조규성(미트윌란), 황의조(노리치 시티FC), 오현규(셀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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