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비염 기침 치료에 ‘2세대 항히스타민제’ 효과 없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알레르기 비염이 동반된 기침이 지속될 때 비염 치료제인 2세대 항히스타민제가 흔히 사용된다.
서울아산병원은 송우정․이지향 알레르기내과 교수 연구진이 알레르기 비염이 동반된 만성 기침 환자 49명을 2세대 항히스타민제 혹은 위약 복용 두 집단으로 나눠 2주 동안 치료 후 약 효과를 분석한 결과, 기침 증상이 두 집단 모두 완화됐지만 호전 정도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약제 사용 줄고 기침 진료 가이드라인에도 반영 전망
알레르기 비염이 동반된 기침이 지속될 때 비염 치료제인 2세대 항히스타민제가 흔히 사용된다. 그런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이 2세대 항히스타민제가 기침 치료에는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서울아산병원은 송우정․이지향 알레르기내과 교수 연구진이 알레르기 비염이 동반된 만성 기침 환자 49명을 2세대 항히스타민제 혹은 위약 복용 두 집단으로 나눠 2주 동안 치료 후 약 효과를 분석한 결과, 기침 증상이 두 집단 모두 완화됐지만 호전 정도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알레르기 비염이 만성 기침을 일으키는 기전에 대해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다. 지금까지 임상 현장에서는 알레르기 비염을 동반한 만성 기침 치료에 항히스타민제 등 비염 치료제를 써 왔다. 알레르기 비염이 만성 기침을 일으킬 수 있다고 흔히 알려져 있기도 하고, 실제로 비염은 물론 기침까지 호전되는 경우가 경험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비염 치료제 중에서도 기존 항히스타민제가 갖고 있던 중추신경계 부작용을 없앤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약물로,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고 내약성이 우수해 알레르기 비염을 동반한 만성 기침 환자에게 흔히 처방됐다. 하지만 2세대 항히스타민제의 기침 완화 효과에 대해서는 적절한 위약대조 임상시험이 없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었다.
연구진은 2021년 10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알레르기 비염으로 3주 이상 기침이 지속돼 병원을 방문한 환자 중 49명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25명에게는 2주 동안 항히스타민제를, 24명에게는 위약을 복용시켰다. 기침과 관련된 삶의 질에 대한 질문에 환자가 응답하는 ‘레스터 기침 설문(LCQ)’을 치료 전후로 실시한 결과, 항히스타민제 복용 집단은 2주 후 설문 점수가 평균 12.49점에서 15.94점으로 3.45점 높아졌다. 위약 복용 집단은 평균 12.77점에서 15.81점으로 3.04점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집단 모두 기침 관련 삶의 질이 상승한 정도가 거의 비슷했다고 응답한 것이다.
레스터 기침 설문 점수가 5점 이상 크게 상승한 환자 비율도 항히스타민제 복용 집단은 36%, 위약 복용 집단은 32%였다.
또한 증상의 정도를 환자 스스로 100mm 가로선에 표시하는 ‘시각아날로그척도(VAS)’를 활용해 기침, 목 이물감의 중증도를 측정한 결과 두 집단 모두 호전됐지만 호전 정도에 있어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항히스타민제 복용 집단의 경우 기침 중증도 시각아날로그척도 점수가 평균 31점 낮아졌으며, 위약 복용 집단은 평균 25점 낮아졌다. 목 이물감 시각아날로그척도 점수도 항히스타민제 복용 집단은 평균 28점 낮아졌는데, 위약 복용 집단은 평균 27점 낮아졌다.
즉, 이번 위약 대조 임상시험 연구 결과 알레르기 비염을 동반한 만성 기침 치료에 2세대 항히스타민제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낸 셈이다.
송우정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만성 기침 환자에서 흔히 동반되는데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는 부작용이 거의 없는 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흔히 처방해 왔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만성 기침 조절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또한”이번 결과가 만성 기침 환자에서 불필요한 약제 사용이 줄어드는 계기가 되고 추후 기침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8월 국제 학술지 ‘유럽호흡기저널 오픈 리서치’에 게재됐다.
참고 자료
ERJ Open Research(2023) DOI: 10.1183/23120541.00448-2023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李 ‘대권가도’ 최대 위기… 434억 반환시 黨도 존립 기로
- 정부효율부 구인 나선 머스크 “주 80시간 근무에 무보수, 초고지능이어야”
- TSMC, 美 공장 ‘미국인 차별’로 고소 당해… 가동 전부터 파열음
- [절세의神] 판례 바뀌어 ‘경정청구’했더니… 양도세 1.6억 돌려받았다
- 무비자에 급 높인 주한대사, 정상회담까지… 한국에 공들이는 中, 속내는
- 금투세 폐지시킨 개미들... “이번엔 민주당 지지해야겠다”는 이유는
- 5년 전 알테오젠이 맺은 계약 가치 알아봤다면… 지금 증권가는 바이오 공부 삼매경
- 반도체 업계, 트럼프 재집권에 中 ‘엑소더스’ 가속… 베트남에는 투자 러시
- [단독] 中企 수수료 더 받아 시정명령… 불복한 홈앤쇼핑, 과기부에 행정訴 패소
- 고려아연이 꺼낸 ‘소수주주 과반결의제’, 영풍·MBK 견제 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