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3명 중 1명은 ‘N수생’···올해 대입 최대 변수[2024 수능]

남지원 기자 2023. 11. 1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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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확대·의대 열풍에 킬러문항 배제도 영향
이과 쏠림도 변수···미적분·과탐 선택률 역대 최고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6일 서울 용산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시험 시작에 앞서 막바지 공부를 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수능 재도전을 택한 이른바 ‘N수생’이 크게 늘었다. 의대 열풍으로 재수생이 늘어나는 추세가 이어진 가운데 ‘킬러문항’ 배제 방침으로 반수생 등이 대거 가세해 정시모집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2024학년도 수능 응시원서 접수자는 50만4588명으로 전년도보다 3422명 감소했다. 고등학교 3학년 등 재학생 응시자는 32만6646명(64.7%)으로 전년보다 2만3593명 줄었고 졸업생은 15만9742명(31.7%)으로 1만7493명 늘었다. 검정고시 등 기타 지원자는 2712명 늘어난 1만8200명(3.6%)이다. 졸업생과 검정고시생을 합친 지원자 비율은 35.3%로 1997학년도 수능 개편을 앞두고 재수생이 급격히 늘었던 1996학년도 수능(37.4%) 이후 가장 크다.

서울 주요 대학들이 정시모집 비중을 40%로 높이고 의약계열 선호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수능에 재도전하는 수험생은 최근 증가하는 추세였지만 올해는 증가폭이 유독 두드러진다. 검정고시생을 포함한 n수생 비율은 2008학년도 이후 20%대 초중반을 유지하다가 2020학년도 28.2%, 2021학년도 29.7%, 2022학년도 29.2%, 2023학년도 31.1%를 기록했다. 교육부가 지난 6월 수능 출제에서 킬러문항을 배제하겠다고 밝히면서 수능 응시 부담을 던 졸업생들이 ‘반수’ 등의 형태로 대거 가세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능에서는 준비 기간이 재학생보다 긴 N수생들이 대체로 우수한 성적을 거둔다. 지난해 수능 채점 결과 졸업생들의 표준점수 평균은 국어 109.7점, 수학 109.1점으로 재학생(96.5점, 96.8점)과 견줘 10점 이상 높았다. 전체 응시집단의 학력 수준에 영향을 끼쳐 표준점수 최고점, 등급 커트라인 등도 올라간다. 지난 9월 모의평가는 킬러문항 배제 방침 속에서도 비교적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응시자 중 n수생 비율은 21.9%로 본수능의 3분의2 수준이었다. 킬러문항이 빠지면서 상위권 변별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N수생 증가로 이런 현상이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과 쏠림’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올해 수능에서는 처음으로 수학영역에서 미적분을 선택한 응시자가 확률과통계 응시자를 넘어섰다. 이번 수능 수학영역 응시자 중 49.2%가 미적분을 택했고 확률과통계는 46.7%가 선택했다. 2022학년도 통합수능 도입 후 미적분 응시자가 확률과통계 응시자보다 많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적분은 통상 이과생들이, 확률과통계는 문과생들이 선택한다. 평가원은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을 공식적으로 공개하고 있지 않은데 시험마다 미적분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확률과통계보다 3점가량 높게 나오고 있다. 의대 열풍으로 이과 선호도 자체가 올라갔고, 표준점수를 받기 유리한 미적분을 선택한 문과생도 늘어나면서 나타난 결과로 추정된다.

마찬가지로 국어영역에서도 화법과작문을 선택한 수험생은 61.1%, 언어와매체를 선택한 수험생은 38.9%로 표준점수에 유리한 언어와매체 선택 비율이 전년보다 4.8%포인트 늘어났다. 탐구영역에서는 사회탐구를 선택한 수험생이 48.2%, 과학탐구를 선택한 수험생이 47.8%였다. 과학탐구 선택 비율은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응시자를 분리해 발표하기 시작한 2005학년도 이후 가장 높았다.

다만 올해는 국어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문과생들의 상대적 열세가 지난해처럼 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능에선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145점)이 국어(134점)보다 10점 이상 높아 수학을 잘하는 이과생들이 높은 표준점수를 기반으로 문과 계열 학과에 지원하는 ‘문과 침공’ 현상이 문제가 됐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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